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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블루프린트 체크]삼기EV, 실적 아쉽지만 '약속한' 북미 투자 '올인'작년 실적 주춤, 일감 확보로 반등 발판 마련…북미 투자자금 IPO에 이어 메자닌까지 동원

안정문 기자공개 2024-04-03 07:22:21

[편집자주]

기업들은 IPO 과정에서 공모자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비즈니스 계획과 전망을 내놓는다. 그러나 상장 이후 실제 자금 집행과 실적은 그것과 차이가 나는 게 다반사다. 이에 더벨은 IPO 당시 기업이 내놓은 계획과 그 이후 실제 사이의 괴리가 얼마나 되는지, 또 주가산정 때 활용했던 비교군이나 실적 추정치가 타당했는지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2일 0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기이브이(삼기EV)가 IPO 당시 목표로 내놨던 2025년 연결기준 매출 2950억원, 2027년 북미법인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하기 위해 투자에 고삐를 죄고 있다. 북미 지역 진출에 IPO 공모로 확보한 재원보다 더 큰 규모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기이브이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봤던 매출은 지난해 주춤했다. 올해 들어선 지난해 매출의 70% 규모에 해당하는 일감을 확보하는 등 분위기 반전을 이뤄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반영해 상장 때 내놓은 실적 목표치를 조정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7년 미국법인 매출 3000억 목표

지난해 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삼기이브이는 2025년 주요 신규 프로젝트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사를 국내외 이차전지 셀 및 시스템 제조사, 글로벌 완성차 기업으로 넓혀 매출 295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2027년에는 미국법인에서만 현지 신규 고객사를 3곳 확보, 제품군 5개 확대 등을 통해 3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위해 IPO 공모자금을 대부분 미국 생산설비 투자에 쓰고 있다. 삼기이브이는 공모가 하단인 1만1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하고 390억원을 확보했다. 모회사 삼기의 구주 매출분을 빼고 삼기이브이에 유입되는 실제금액은 238억원이다.

삼기이브이는 이 가운데 218억원을 시설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설자금은 모두 미국법인 투자분으로 토지 및 공장에 146억원, 생산설비에 72억원을 투입한다. 공장 부지 확보는 2분기, 공장 설립은 지난해 3분기 마무리됐어야 한다. 생산설비와 관련된 투자는 올해 6월까지 이어진다.

관련자금은 명시된 목적대로 집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삼기이브이의 유형자산 장부가액 변동내역을 살펴보면 토지에서 21억원, 건설 중인 자산에서 1106억원이 늘었다. 오히려 공모로 확보한 자금을 뛰어넘는 규모의 자금을 투자한 셈이다.

삼기이브이는 북미 진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IPO에 더해 메자닌 발행도 단행했다. 지난해 10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했다. 발행규모는 정관 상 한도인 200억원씩이다. 이 역시 북미 진출과 관련해 삼기 아메리카의 유상증자에 쓰인다. 뿐만 아니라 올해 3월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CB와 BW의 발행한도를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늘리는 등 추가 메자닌 가능성도 열어뒀다.


IPO로 확보한 재원 가운데 19억원은 지난해 운영자금으로 썼다. 이는 모두 연구개발 자금이다. 다이캐스팅 공정기술 개발에 5억원, 이차전지 모듈, 팩 선행기술 개발에 14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함이다. 다이캐스팅은 용융금속을 금형에 주입하는 정밀 주조 기술이다. 엔드플레이트보다 부가가치가 높다.

삼기이브이의 주력제품인 배터리 엔드플레이트는 배터리 모듈 양 끝에 부착돼 배터리 셀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갑옷이다. 차량 충격, 물리적 변성, 화재 및 폭발 등에 견뎌야 하기 때문에 강성이 요구된다. 다이스캐스팅은 구조가 더 복잡하고 다양한 배터리 부품에 사용되는 주조물이다.

2020년 현대차그룹의 주요 밴더사인 '삼기'에서 EV 부품 제조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한 삼기이브이는 LG에너지솔루션의 엔드플레이트 물량을 사실상 전담하고 있는 제조사다.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확대 전략에 따라 설립 이후 2020년(3개월) 183억원, 2021년 1168억원, 2022년 1070억원 등 매출을 거뒀다.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폭스바겐그룹(폭스바겐, 아우디 등), 포드, 포르쉐 등의 브랜드에 제품이 입고되고 있다.

◇상장한 해 실적 부진, 내년 매출 목표는 지난해의 3.25배

성장을 이어오던 삼기이브이는 상장한 해인 2023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연결기준 매출 909억원, 영업이익 7억원, 순이익 48억원을 거뒀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15.1%, 영업이익은 91.3%, 순이익은 40.5% 줄었다. 수주잔고 역시 줄었다. 2022년 말 8739억원 수준이던 수주잔고는 2023년 말 8082억원으로 7.5% 감소했다.

삼기이브이는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부진과 완성차의 생산조정으로 매출 및 이익 감소했다"며 "삼기 아메리카의 양산 준비에 따라 비용이 증가한 것 역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삼기이브이가 IPO 당시 내놓은 매출 전망. 출처=삼기이브이 IR 북
이는 상장 당시 전망했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삼기이브이가 지난해 IPO 당시 내놓은 IR 북에 따르면 2025년까지 꾸준히 매출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2022년까지 2차전지 기술 트렌드에 부합하는 사업전개로 가파른 실적 성장세가 이어졌다며 2023년 고객사 생산량& 적용차종 확대, 2024년 신규고객사 확보 및 2차전지 하우징 등 신규제품 양산 본격화, 2025년 미국 양산 개시 등을 전망했다.

올해 들어서는 신규수주를 확보하는 등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고 있다. 3월26일 삼기이브이는 SK온과 포드의 북미 합작사인 블루오벌SK과 전기차 배터리부품인 엔드케이스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647억5600만원으로 2023년 실적 기준 71.3% 수준이다. 계약에 따라 삼기이브이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 동안 해당 부품을 공급한다.

삼기이브이 관계자는 "IPO 공모자금은 상장 당시 내놨던 계획대로 집행됐다"며 "다만 현재 전기차 사이클이 하향국면인 만큼 매출 목표는 수정이 필요할 것 같아 보이긴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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