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ICR 받은 팬오션, 목적은 '대외신용도 관리' 원화 회사채 잔량 '0'…크레딧 업계 "현금창출력 바탕으로 재무지표 개선"
안정문 기자공개 2024-08-26 08:18:56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3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팬오션이 신규 기업신용평가(ICR) 등급을 받았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회사채를 상환하게 되면서 만료된 회사채 등급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다. 팬오션은 금융기관 접근성 강화, 대외신인도 관리 등을 위해 ICR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팬오션은 6월 말 회사채 잔량을 '0'으로 만들었다. 향후 회사채 발행계획도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금융비용이 급격하게 치솟고 있는 가운데 회사채가 다른 조달수단과 비교했을 때 조건이 유리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팬오션 첫 ICR, 회사채 등급 만료 영향
팬오션은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기업신용등급으로 'A0, 안정적'을 각각 19일, 16일 부여받았다. 팬오션은 6월25일이 만기였던 3년물 회사채를 상환했고 해당 회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은 만료됐다. 팬오션은 금융기관 접근성 강화, 대외신인도 관리 등을 위해 ICR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무보증사채가 있는 기업은 ICR이 굳이 필요하지 않아 등급을 받지 않기도 한다"며 "팬오션은 6월 만기 회사채를 상환하면서 무보증사채 등급이 만료됐는데 영업을 하는 과정에 신용등급이 필요해 ICR을 요청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팬오션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 계획은 아직까지는 없다"며 "금융권 접근성, 대외신인도 관리 등을 위해 ICR을 받았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등 여러 조건을 고려했을 때 회사채, CP보다 다른 수단이 더 유리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팬오션은 차입금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음에도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ICR을 받은 것일 수 있다. 2019년 1조2578억원이던 팬오션 총차입금은 꾸준히 늘어 올 상반기 2조7957억원을 기록했다. 순차입금의 흐름도 같다. 2019년 1조589억원에서 2024년 1조9860억원으로 늘었다. 팬오션은 올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18억달러 규모의 선대 투자(LNG 선박 9척, 탱커 6척, 벌크선 8척)를 계획하고 있다.
투자확대에 따른 차입금 부담은 신평사의 등급변동요인에서도 드러난다. 한기평은 팬오션이 EBITDA 마진을 수익성이 우수한 LNG선박의 투입에 따라 22%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익성 지표인 EBITDA 마진은 상향트리거인 23% 이상 턱밑 수준을 유지할 만큼 전망이 밝은 셈이다.
반면 EBITDA/금융비용은 5~6배 수준으로 하향변동요인 7 미만을 저촉하고 있다. 해당 지표는 2021년 20.1, 2022년 17.8에서 지난해 5.8, 올 상반기 5.2로 급격히 낮아졌다.
그럼에도 크레딧업계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김종훈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재무지표 전반이 대규모 선대 투자, 고금리 기조 등에 따라 단기적으로 저하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후 기존 장기계약 기반의 현금창출력과 신조선박의 수익 기여를 바탕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팬오션, 원화 회사채 '0'
팬오션은 최근 들어 계속해서 원화로 발행된 회사채를 갚아가고 있기도 하다. 최근 10년 동안 팬오션은 2019년 6월 1년물 1000억원, 2021년 6월 3년물 500억원 등 두번만 회사채를 발행했다. 팬오션은 해당 회사채를 모두 상환했다. 그 결과 올 6월 말 기준 원화 회사채 잔금은 0원이다.
이자부담이 팬오션의 회사채 상환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연결기준 팬오션의 순금융비용은 2021년 460억원, 2022년 685억원, 2023년 1135억원으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반기 기준 수치도 올해 68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7.1% 늘었다.
올 6월 상환한 회사채는 2021년 발행 당시 2.154%의 금리로 발행됐다. 8월21일 기준 팬오션이 부여받은 A0등급의 2년물 금리는 3.876%, 3년물 금리는 4.122%다. 최근 팬오션의 민평금리가 등급보다 11~12bp 정도 낮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팬오션은 만기채를 2, 3년물 회사채로 차환했을 때 금리가 1.6%p~1.9%p 정도 높아지는 효과를 보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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