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이노베이션 IPO]리튬 가격에 웃고 울고…'자원 리스크' 줄일 대안은②올 하반기 반등 전망...생산능력·제련 기술 키우며 혹한기 '버티기'
정명섭 기자공개 2024-04-04 07:42:09
[편집자주]
에코프로그룹의 다섯 번째 상장사는 누가 될까.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양극재 기업들의 수산화리튬 조달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존재감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공개(IPO)까지 남은 시간은 2~3년. 당장 올해 전기차 '캐즘'은 넘어야 할 산이다. 더벨은 IPO를 준비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현황과 과제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1일 17:2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사업모델은 양극재용 리튬 생산(탄산리튬→수산화리튬), 양극활물질 분쇄, 리튬·니켈 산화물 생산 등이다. 이 중 핵심은 수산화리튬 생산이다. 생산물량의 대부분이 양극재 제조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으로 향한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이에 원재료인 리튬 가격 등락이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대안은 생산능력 확대와 리튬 추출·제련 기술 개발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강화다. 아프리카 등으로 리튬 수급처를 확대해 원재료 소싱 체계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리튬 등락에 요동치는 실적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2005년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시기는 2022년이다. 그해 매출 4236억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의 7.5%였다. 이 회사가 2021년 4분기부터 수산화리튬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전에 기여한 매출 비중이 1%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성장이다.
같은 해 영업이익은 142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무려 33%에 달했다. 2022년 기준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5.7%였다.
높은 수익성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엔 핵심 원재료인 탄산리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래깅효과'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3~6개월 전에 사들인 원재료로 제품을 만들고 고객사에 납품한다. 납품가는 해당 시점의 원재료 가격을 반영하기 때문에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소재 업체들의 이익이 늘어난다. 반대로 원재료 가격 하락세에는 손해가 발생하는 '역래깅효과'가 나타난다.
탄산리튬은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한 2021년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다가 2022년 말 정점에 올랐다. 실제로 2021년 초 kg당 50위안이었던 탄산리튬 가격은 1년 만에 300위안을 돌파했고 2022년 11월 581위안까지 올랐다.
2023년 들어 상황이 반전됐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감소로 배터리 시장 업황이 둔화하면서 탄산리튬 가격이 86위안까지 떨어졌다. 고점 대비 85% 내린 수치다.
이는 이익 감소를 불러왔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작년 매출은 4394억원으로 2022년 대비 소폭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64% 줄어든 5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1%로 줄었다. 리튬가 하락으로 인한 재고자산평가손실 382억원을 반영한 결과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재고자산평가손실을 일회성 비용으로 처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2년과 지난해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수산화리튬 생산능력은 월 1080톤으로 변화가 없지만 원재료 사용에 투입된 비용은 3831억원으로 1년 전(2743억원)보다 40% 늘었다.
◇리튬 제련 기술 확보·설비 확대로 원가경쟁력 확보
전기차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한 리튬 가격이 이전만큼 큰 폭으로 반등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자력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의미다.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3월 29일 기준 kg당 104.5위안으로 여전히 저점 수준에 머물러 있다. 투자업계는 올 하반기는 돼야 리튬 가격이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시선을 멀리 두고 있다. 전기차 사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시기에 설비 투자와 원재료 소싱 체계 구축, 기술 개발 등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여 리튬가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2025년까지 수산화리튬 생산능력을 연산 3만4000톤(현재 1만3000톤)까지 키우는 계획은 아직 유효하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의 원재료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에코프로그룹 차원에서 아프리카 리튬 광산에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짐바브웨의 경우 세계에서 여섯째 리튬 생산국(매장량 31만톤)이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리튬클레이에서 리튬을 추출해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리튬클레이는 리튬이 섞여 있는 점토다. 리튬 광산에는 리튬클레이 형태로 리튬이 묻혀 있다. 염호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것보다 더 많은 불순물을 제거해야 해 기술 개발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개발은 사내 기업부설연구소가 맡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이 전방산업 부진에 대응해 대대적인 원가 절감을 강조하고 있어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리튬가 하락에 대한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에코프로그룹은 향후 2년 이내에 총원가 30%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정명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롯데케미칼, 1년만에 총괄대표 교체 '초강수'...구원투수에 이영준
- [LG그룹 인사 풍향계]구광모 회장의 '인재 사랑'…'순혈주의' 깬 영입 인재들은 지금
- GS '재무통' 홍순기, 그룹 내 유일 '부회장'으로
- [LG화학 밸류업 점검]'배당인심' 회복 선결 조건은
- 예스코홀딩스 구본혁, 부회장 승진...'LS 3세' 중 처음
- [LG화학 밸류업 점검]LG엔솔 없이도 '2030년 매출 50조' 자신감
- [LG그룹 인사 풍향계]부회장 2인 체제 유지한 구광모 회장의 의중은
- 돌아온 트럼프와 K배터리의 미래
- [2024 이사회 평가]기본에 충실한 SK가스…'경영성과' 반전 필요
- [SK그룹 인사 풍향계]'그림자 참모' 있는 곳엔 굵직한 변화…다음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