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밸류체인 파트너]다들 고객사 '쉬쉬'하는데…STI, 과감한 '전면 공개'②인프라 장비 'CCSS' 사업 탓 진행률 적용, 최대 거래처 '삼성전자'
김경태 기자공개 2024-04-09 09:19:59
[편집자주]
글로벌 시장에 생성형AI 바람이 거세다. 기류를 제대로 탄 곳은 다름 아닌 엔비디아.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을 제치고 시총 3위에 올랐다. 그야말로 파란이다.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줄만한 이슈다. 하지만 가려져 있는 곳이 많다. 엔비디아 협력사로 SK하이닉스 정도만 잘 알려져 있다. 눈을 넓히면 엔비디아의 사업과 연결된 국내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과연 어떤 기업들이 있을까. 엔비디아 밸류체인에서 활약하는 국내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지배구조, 성장 전망 등을 내밀히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5일 07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전자업계에서는 거래처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는 게 일종의 불문율로 통한다. 시장에 익히 알려져 있다 하더라도 기업설명회(IR)나 공시 자료에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 글로벌 최상위 기업들은 긴밀한 협력사가 알려지는 것을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에스티아이(STI)는 고객사를 과감하게 밝히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각 거래처별 매출 비중까지 오픈할 정도다. 이는 매출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화학약품 중앙공급시스템(CCSS·Central Chemical Supply System) 사업 때문이다. 일반적인 장비 납품과는 다른 구조이기 때문에 거래 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밝히고 있다.
◇삼성·SK부터 인텔까지…매출 비중·규모 '적시'
STI는 사업보고서에 주요 매출처를 공개하고 있다. 작년에 가장 큰 거래처는 삼성전자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에 달한다. 독일의 엔지니어링 기업 익사이트(EXYTE)가 7%로 두 번째로 큰 매출처다. 다음은 삼성디스플레이와 인텔(Intel)로 비중은 각각 6%씩이다. 나머지 기타 고객은 26%다.
주요 거래처별 매출 금액까지 밝힌다. 작년 삼성전자를 통한 매출은 1759억원으로 전년보다 10.5% 증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0억원으로 73.1% 늘었다. 다만 익사이트는 219억원, SK하이닉스는 167억원으로 각각 56.8%, 65.8% 감소했다.

고객사가 어느 곳인지를 넘어 매출 비중과 금액까지 공개하는 배경은 CCSS 때문이다. CCSS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각종 화학약품을 자동으로 공급하는 장비다.
일종의 인프라 장비라는 점에서 제조 후 한 번에 납품하는 다른 제품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 STI 관계자에 따르면 CCSS 사업은 오히려 건설이나 조선과 같은 수주산업과 유사한 측면이 있어 '진행률' 회계 기준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이상인 계약 등을 공개하도록 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STI 관계자는 "회계기준에 의해 거래처를 공개를 하고는 있지만 당사도 민감한 부분의 경우 A사 등으로 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STI는 당기 계약수익금액이 전기 매출액의 5% 이상인 계약별 정보를 공개하지만 고객사 명칭을 가리는 사례가 있다. STI는 "고객과의 계약에서 비밀이나 비공개 사항으로 규정했고, 계약 당사자가 공시를 동의하지 않을 경우이면서 연결 실체에 현저한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의 내용을 공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성장동력' 리플로우 장비 매출 급증 시 공시 변화 여지
STI는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이 확대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CCSS가 아닌 리플로우(Reflow) 장비 때문이다. 차세대 HBM 제조 공정에 STI가 만드는 리플로우 장비가 쓰이기 시작하면서 향후 급격한 성장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향후 리플로우 장비 매출이 급증할 경우 STI의 공시 역시 변할 전망이다. 리플로우 장비는 CCSS와 달리 제조 후 납품한다. 이 때문에 매출 비중이 CCSS를 압도하게 된다면 현재와 같은 진행률 회계를 적용하지 않아 고객사별 매출 관련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다만 리플로우 장비 매출이 성장하더라도 아직까지는 증가 폭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변화는 어려울 수 있다. STI에 따르면 작년 연결 매출 3194억원 중 CCSS 매출은 2787억원이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7%다.
증권업계 등에서는 STI의 작년 리플로우 장비 관련 매출이 100억원 이하로 추산한다. 올해 증가가 예상되지만 최소 200억원대에서 최대 400억원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 에이피티씨, 브이엠 새 출발·대표도 '뉴페이스'
- '총판' MDS테크, AI 시스템 수요 증가에 실적도 날았다
- 위기 때 강했던 엠케이전자, '반도체 겨울' 못 피했다
- HPSP, '테크전문가' 추가된 이사회 더 강해진 역량
- NHN클라우드, 인텔 'AI 가속기' 검토
- HPSP 대박에 웃는 'NHN 이준호 회장·HB그룹'
- HPSP, 최대주주의 장기투자 결단 '더 큰 과실 있다'
- '솔더볼 3위' 엠케이전자, 확 늘어난 직접 소통 자리
- HPSP, 글로벌기업·풍산 출신 배합 '맨파워 구축'
- '고압수소어닐링' HPSP, 독점적 지위 기반 '고공행진'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글랜우드PE, 3호 펀드 1조 규모로 내달 1차 클로징
- [i-point]미래아이앤지 "단순 세무조사 진행 중"
- [Deal Story]SK네트웍스, 렌터카 매각에도 공모채 투심 견조했다
- [Deal Story]세아제강, 3년물 회사채 흥행 이어갔다
- [Deal Story]LX인터, 복귀전서 1조 수요…언더금리 확보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그룹내 자금 에어로 투입, 투자자 달랠수 있을까
- '첫 선' 모태 과기부 AI 출자, 정시 서류탈락자 '북적'
- [윤석열 대통령 탄핵]UAE국부펀드, '토종 헤지펀드' 출자 속도낸다
- [thebell note]리브스메드, 한국의 포드될까
- IPO 개선안에 코벤·하이일드펀드 투자자 불만 고조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SK그룹, 실트론 매각 추진 배경 '오너 지분 탓'
- [Company Watch]삼성메디슨, 소니오 시너지 가시화 '아직'
- [Company Watch]삼성전자, 실적 버팀목 MX…'노태문 직대' 힘실리나
- '파운드리 끈기' 삼성, 빅테크 영업에 'ARM 출신' 투입
- [Company Watch]'호실적' LG전자, 질적 성장 '진검승부' 남았다
- [삼성전자 리더십 재편]노태문 직대, DX부문 첫 실적·후속인사 '고차방정식'
- [상호관세 후폭풍]한숨돌린 삼성·SK? 중국·대만 여파에 보조금 협상 '고심'
- [이재용의 차이나 공략 키워드]가시적 미국 대응책 아직, 현대차와 다른 행보 눈길
- '삼성 상인' 이재용 회장의 밸런싱
- [삼성전자 리더십 재편]노태문 직대 체제 관전포인트, 후임자 육성·초연결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