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모 대표 "풍력 없어도 '그린 디벨로퍼' 비전 유효" 한화 건설부문, 그룹 사업구조 개편에 풍력사업부 이관…수처리·자원순환 유지, 신사업 검토
이재빈 기자공개 2024-04-05 07:34:15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4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 건설부문이 '그린 인프라 디벨로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에 따라 풍력사업부 이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풍력은 수처리와 함께 친환경 사업의 주요축을 담당했던 사업부다. 하지만 김승모 한화 건설부문 대표는 그린 인프라 디벨로퍼로 도약한다는 목표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김 대표는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건설업계 간담회에서 더벨과 만나 "풍력사업부를 한화오션에 이관하게 됐지만 합병 후 제시했던 그린 인프라 디벨로퍼로의 도약이라는 목표는 아직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주요사업이었던 풍력이 이탈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사업들을 바탕으로 친환경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설명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풍력 외에도 수처리와 자원순환 등의 분야를 주요 친환경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풍력발전 개발 사업이 이관되는 만큼 추가적인 친환경 사업 확대도 모색할 예정이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행보다.
김 대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가적인 친환경 사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풍력 사업부 이관은 그룹의 대규모 사업구조 재편에서 기인했다. 사업군별 선택과 집중을 위해 일부 사업부에 대한 계열사 간 영업 양수도가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건설부문은 풍력사업부를 한화오션에 양도하게 됐다. 풍력사업 관련 자산과 부채, 계약 및 인허가 등이 양도 대상이다. 양도가액은 1881억원이고 양도 예정일은 오는 7월 1일로 설정됐다.
건설부문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풍력은 수처리, 자원순환과 함께 한화 건설부문 친화경 사업의 주요축을 담당했던 사업부이기 때문이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 분류돼 건설부문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힌 사업부이기도 하다.
풍력발전소 개발사업은 총 5곳에서 추진되고 있었다. 사업지는 △신안우이해상풍력 △천장산풍력 △영광칠해해상풍력 △영월천평풍력 △보령녹도해상풍력 등이다.
올해 매출 현실화가 기대됐던 사업지는 신안우이해상풍력이다. 전남 신안군 우이도 남동측 해역에 국내 최대 규모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발전용량은 390메가와트(MW)로 총 사업비가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착공이 예정돼 있어 건설부문에 조단위 매출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됐던 사업이다.
보령녹도해상풍력도 발전용량이 320MW로 계획돼 있다. 마찬가지로 조단위 사업비가 예정된 곳이다.
풍력 사업은 이미 매출과 수주잔고에도 기여하고 있었다. 2013년부터 발전사업이 추진되면서 영양 풍력발전단지와 제주 수망 풍력발전단지 등을 준공실적으로 보유 중이다. 양양수리 육상풍력은 유지보수를 포함해 총 3811억원의 수주잔고가 설정돼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풍력 사업과 관련해 다수의 투자와 자금대여,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다. 먼저 풍력발전을 개발하는 자회사에 약 50억원을 출자했다. 또 풍력 발전사업 개발 사업자와 4건의 대여금 약정을 체결하고 122억원을 대여해주고 있다. 양양수리 육상풍력과 관련해서는 3250억원 규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용공여를 제공했다.
그동안 풍력발전의 미래 성장성에 기대를 걸어왔기 때문이다. 국내 풍력시장은 2022년 정부주도의 고정가격 입찰제가 시행되면서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의 안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해졌다. 지난해에는 1.5기가와트(GW) 규모 해상풍력사업이 낙찰됐고 앞으로도 그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 건설부문은 업계 최대규모 전문조직을 바탕으로 시장 확대에 대응할 계획이었다. 이를 통해 친환경 시대에 인프라 솔루션을 제공하는 그린 인프라 디벨로퍼로의 발전을 목표로 삼았다.
2022년 11월 한화건설이 한화에 합병된 이후 건설부문의 수장으로 취임한 김 대표가 조직개편을 통해 강조했던 분야도 풍력이다. 김 대표는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 수처리·자원순환시설 등 친환경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그린 인프라 디벨로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목표에 따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풍력사업실이 풍력사업부로 승격된 시점도 이 때다.
이번 사업 구조 개편이 그룹 차원에서는 경영성과 제고를 위해 단행됐지만 건설 부문에 있어서는 청사진의 주요축이자 미래 먹거리를 잃게된 셈이다.
건설부문에 남게 되는 수처리와 자원순환시설은 인프라사업부가 담당하고 있다. 특히 수처리는 이미 한화 건설부문에 다수의 매출을 제공하고 있는 분야다. 국내 하수처리장 상당수가 노후화돼 있어 현대화 사업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성장성도 보장돼 있다.
지난해말 기준 수처리 관련 수주총액은 5718억원에 달한다. 프로젝트별 수주총액은 △천안하수처리장 현대화 936억원 △대전하수처리장 현대화 3067억원 △여수하수도BTL 229억원 △양주광적 하수도 2단계 245억원 △춘천공공하수처리장 219억원 △평택통복하수 1022억원 등이다.
자원순환 사업은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수주잔고는 1000억원을 상회한다. 목포시 자원회수시설이 551억원, 남양주 자원회수시설이 378억원, 성남 폐자원이 92억원 등이다.
주택 분야에서도 친환경 경영을 이어간다. ESG 트렌드에 맞춰 친환경 공법으로 주택을 건축하고 환경 친화적인 주거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환경 친화적인 주택을 조성하는 것이 건설 분야에서 친환경 사업을 추진하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친환경 주택을 개발·공급하는 것도 그린 인프라 디벨로퍼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 건설부문은 시공 중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저소음 공법 개발하고 미세먼지 저감 활동, 도로 클린제 등의 환경 관리를 통해 친환경 건설 사업장을 구현하고 있다. 또 녹색경영관리 시스템 운영의 일환으로 폐기물 전산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실시간 폐기물 현황 관리와 배출량 목표관리를 통해 폐기물 발생량 감축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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