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으로 돌아온 OCI 바이오]이우현 체제 바이오 투자 성과 살펴보니②부광약품·SN바사 등 가치하락…성과 부진에도 미국서 투자처 모색
정명섭 기자공개 2024-04-09 07:41:58
[편집자주]
OCI는 1959년에 창업한 이래 화학에서 신재생 에너지, 소재 등으로 끊임 없이 변신을 시도하며 성장해온 기업이다. 개척하지 않은 분야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게 OCI의 DNA다. 태양광 다음 먹거리는 제약·바이오. 한미약품그룹과 통합으로 퀀텀점프를 노린 이우현 회장의 전략이 무위로 돌아갔지만 제약·바이오는 여전히 미래 성장동력이다. 더벨은 '글로벌 빅파마'를 향한 도전을 이어가는 OCI그룹의 현황과 사업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4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약·바이오 사업 경험이 없는 OCI그룹은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 전략적 제휴 방식으로 바이오 시장 진출을 모색해왔다. 지난 6년간 국내외를 넘나들며 여러 기업에 투자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OCI그룹이 2018년 제약·바이오를 신사업으로 낙점한 이후 단행한 가장 큰 투자는 2022년 2월 부광약품 지분 투자다. 당시 OCI는 부광약품 지분 10.9%(773만334주)를 매입하는 데 1461억원을 썼다. 부광약품은 OCI그룹 관계기업에 편입됐다. 이후 OCI그룹은 부광약품 주식 1만7600주를 추가로 확보해 취득원가는 1463억원(2023년 말 기준)으로 늘었다.
관계기업 편입 첫해 OCI 사업보고서상 부광약품의 장부가액은 1470억원이었다. 그러나 1년 만인 2023년 말 553억원으로 줄었다. OCI가 이에 따른 평가손익으로 기재한 금액은 -930억원이다. 부광약품의 실적 저하로 주가가 지속해서 하락한 영향이다.
부광약품은 OCI가 지분을 사들인 2022년에 창사 이래 첫 적자(-2억원)를 기록했고 작년에도 3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OCI가 부광약품 지분을 사들일 때 1만1000원 안팎에서 움직인 부광약품 주가는 현재 6300~6400원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OCI홀딩스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 충족을 위해 2025년까지 부광약품 지분 19%를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부광약품 주가가 낮은 게 OCI 측에 유리하다. 그러나 바이오 기업을 경영할 역량이 있음을 입증해야 하는 OCI 입장에서 부광약품 실적 턴어라운드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는 게 중요하다.
OCI그룹은 부광약품의 정상화를 위해 최근 한미약품그룹 측 인사이자 '영업통'으로 잘 알려진 우기석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으나 한미와 통합이 무산되면서 이마저도 없던 일이 됐다. 현재 OCI홀딩스 최고전략책임자(CSO)인 이제영 전무가 부광약품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부광약품과 함께 OCI홀딩스 관계기업으로 분류되는 SN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투자 성과도 답보 상태다. SN바이오사이언스는 췌장암 치료제 후보물질 파이프라인 보유한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OCI는 2019년 1월에 이 회사 지분 26%(주식 9만5419주)를 50억원에 사들였다.
그해 말 SN바이오사이언스의 장부가액은 42억원이었으나 2020년 말 28억원, 2021년 말 3억원으로 해마다 가치가 줄었다. 2020년 말 기준 순자산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결과다. 2022년부터는 OCI의 투자지분을 넘어서는 손실이 발생하면서 장부상 손실 인식이 중단됐다.
2019년 OCI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투자한 미국 항암 면역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사 에이디셋바이오 또한 기업가치가 매년 하락하고 있다. OCI가 에이디셋바이오에 투자한 금액은 780만 달러(취득원가 89억원)다.
에이디셋바이오는 2020년 9월 레스토바이오(resTORbio)와 합병해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2021년 말 지분가치가 140억원까지 늘었으나 2022년 말 76억원, 작년 말 16억원으로 매년 줄었다.
OCI가 비상장 제약 바이오 벤처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2018년에 조성한 '시너지 바이오 헬스케어 펀드'는 투자금 대비 7배 이상 높은 장부가액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OCI그룹 차원에서 30억원을 출자한 점을 고려하면 펀드의 현재 가치는 2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 성과가 수면 위로 드러나기 전이지만 이 회장은 다음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 이 회장은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이 무산된 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바이오 기업들로 시선을 돌렸다. 한미약품보다 규모가 큰 기업 몇 군데가 후보군으로 추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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