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4월 08일 14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반년만에 내놓은 비상장 투자 펀드가 인기리에 완판됐다. 최근 펀딩 가뭄 속에서 단일 펀드로 약 3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최근 '타임폴리오 코스닥벤처 The Wise 대체투자 3호'를 출시했다. 중도환매 및 추가납입이 불가능한 단위형, 폐쇄형 구조로 설계됐으며 약 305억원 규모로 설정됐다. 최근 100억원 넘는 펀드를 찾기 어려운 펀딩 가뭄 속에서 눈에 띄는 규모라는 평가다.

또한 기관투자자가 아닌 리테일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가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말 불안정한 투자시장에 대응해 일찌감치 북클로징을 단행했던 기관투자자들이 연초 투자 사이즈를 늘린 경우는 있지만 리테일단에서 300억원을 모두 소화한 것은 이례적인 수준이다. 이번 펀드는 삼성증권 리테일채널에서 단독으로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폴리오 코스닥벤처 The Wise 대체투자 3호가 한동안 리테일에서 외면받던 비상장 펀드라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이 펀드는 코스닥벤처 비히클을 활용하고 있지만 투자 주목적은 비상장 주식 투자다. 비상장 투자 성격에 맞춰 만기도 5년으로 설정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전체 자산의 50%를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이중 15%를 벤처기업 신주에 투자하면 공모주 물량 일부를 우선 배정받는다. 벤처기업 투자 요건을 상장 주식으로 채우는지 비상장 주식으로 채우는지에 따라 펀드 성격이 달라지게 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비상장 시장으로 투자영역을 확대하며 블라인드펀드를 설정할 때 코스닥벤처 비히클을 활용하고 있다. 비상장 펀드의 경우 종목별 상장 일정이나 수익 시기 등이 다른 만큼 반기 혹은 연단위로 수익을 분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모주 투자를 알파전략으로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비상장 펀드를 설정해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최근 IPO 시장의 열기가 꼽힌다. 비상장 주식 투자는 IPO를 통해 자본차익을 노리는 데 있다. IPO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는 엑시트가 요원해져 수익화가 어렵다는 뜻이다.

IPO 시장은 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2022년 하반기 이후로 줄곧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반면 올해 들어 신규 상장한 14개 공모주들이 수요예측 희망공보밴드 상단을 100% 초과하고 상장 첫 날 공모가 대비 400% 상승하는 등 활기를 띄고 있다.

이에 비상장 주식을 선제적으로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몇년전까지 IPO 시장이 얼어붙으며 신규 비상장 투자뿐 아니라 기투자된 비상장 투자의 회수도 쉽지 않아 밸류에이션이 하향 조정된 점도 투자 적기로 판단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비상장 시장을 이끌던 바이오 기업에 대한 불신은 아직 해소되지 않은 분위기"라면서도 "어느정도 실적을 내고 있는 소재, 부품, 장비 등의 기업에 대해서는 투심이 회복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비상장 블라인드 펀드에 15개 이상의 종목을 담고 있다. 이번 펀드는 시장에 나와있는 구주보다는 신규 발행되는 비상장 주식의 비중을 크게 가져가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