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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박기수 본부장 "평범한 심사역, 노력만큼은 비범하게"바이오 심사역 '황금 라인업' 구심점…카나프·티씨노·뉴로핏 발굴, 파이프라인 탄탄

이영아 기자공개 2024-04-17 07:55:56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5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 산업은 '인류의 미래'로 불린다. 건강 유지 및 삶의 질을 향상시기키 위한 근본적인 난제 해결에 나서기 때문이다. 호황기와 침체기를 반복하는 와중에도 시장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는 배경이다. 그중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는 바이오 투자에 진심인 국내 벤처캐피탈(VC)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새로운 바이오 옥토를 다지기 위해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는 투자재원과 인력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바이오 전문 심사역 5인 체제를 구축, 유망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을 발굴해 동행하는 '마중물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유학파 등 심사역 2명을 추가 채용해 글로벌 바이오 투자 역량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의 전략은 '원팀'이다. 팀플레이를 바탕으로 바이오 분야 펀딩·투자에 집중할 전망이다. 박기수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장(사진·상무)이 구심점 역할을 한다. '바이오 심사역 황금 라인업'을 꾸린 뒤, 수평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딜 소싱에 나설 계획이다.

◇성장 스토리: 바이오 연구원, 벤처캐피탈리스트 전업

박 본부장은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의 핵심 심사역으로 꼽힌다. 오랜 기간 쌓아온 경력에 기반한 바이오 전문성이 바탕이 된다. 그는 경북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수의공중보건학 석사를 취득한 후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분자의과학 박사 과정을 수료하면서 연구원 진로를 택했다.

연구원의 길을 걷던 중 첫 번째 커리어 전환점을 맞았다. 2010년 미국 하버드의과대학(Harvard Medical School)으로 유학하며 본인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진로 고민을 이어갔다. 2012년 박 본부장은 공공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약바이오 연구개발(R&D)팀으로 배치받았다.

신약, 재생의료 관련 정부 R&D 사업을 기획하고 평가 및 사후관리하는 것이 주된 업무였다. 당시 여러 바이오텍과 제약회사, 학교, 병원 등에 연구비를 지원하는 일을 하던 중에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다. 보건복지부와 함께 바이오 분야 팁스(바이오헬스 투자인프라 연계형 R&D)를 기획한 것이다.

박 본부장은 "민간과 정부가 함께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를 벤치마킹했다"면서 "VC 관계자와의 만남이 늘어나게 됐고 자연스레 벤처투자 시장에 관심이 생겼다"고 언급했다. 특히 유망기업을 직접 발굴하고 투자하는 벤처캐피탈 심사역에 관심이 생겼다고 한다.

호기심은 자신감으로 발현됐다. 많은 벤처캐피탈에 지원하며 전업에 도전했다. 그 결과 2020년 마그나인베스트먼트에서 심사역으로서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는 창업초기 펀드를 맡아 신약 개발, 바이오 의약품 관련 기업에 투자를 진행했다. 2022년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로 둥지를 옮겼다.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로 이직한 이유는 바이오 전문성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서다. 이는 적극적인 딜 소싱으로 이어지고 있다. 합류한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직접 투자를 주도한 건 580억원에 이른다. 간접적으로 기여한 투자까지 합치면 800억원 이상이다.

◇업무 스타일: '야구팬' 다운 열정, 특유의 꼼꼼함 미덕

특유의 꼼꼼함과 계획성이 박 본부장의 장점으로 평가된다. 매주 일요일 오후에 출근해서 다음 한 주간의 업무를 미리 점검하는 루틴을 가지고 있다. 거동이 힘들 정도로 몸이 아픈 와중에도 사무실 출근을 거르는 날이 없을 정도다. 비교적 근태가 자유로운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보기 드문 사례다.

박 본부장은 "스스로 특별한 본인만의 탤런트가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최대한 할 수 있는 것은 비범한 노력과 함께 높은 책임의식을 가지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사회에서 생존과 더불어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선 어렵더라도 해야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좋아하는 스포츠 야구에서 인생을 배웠다. 그는 영감을 받은 인물로 김성근 감독을 꼽았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현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열정을 닮고 싶다고 한다.

박 본부장은 "내일이 있으니 오늘은 어떻게 되든 괜찮다는 마음가짐이 아니라,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내일이 와 있는 삶을 살고자 했다"면서 "(김 감독) 저서 '인생은 순간이다'에 나온 구절로 내가 살아가고픈 삶을 대변하는 구절"이라고 언급했다.

인생에 대한 접근법은 투자기업을 향한 열정으로 연결됐다. 박 본부장은 특유의 꼼꼼함과 꾸준함을 앞세워 적극적인 딜 소싱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바이오 혹한기에도 어려운 기업을 위한 사후관리에 주력하면서도 꾸준히 신규 투자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투자 철학: 시장 분석 명확한 '솔직담백' 창업팀 발굴

박 본부장의 투심을 사로잡는 기업은 공통점이 있다. 기술 인사이트가 뛰어나고 목표 시장이 명확한 창업팀이라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집중하는 보건의료 난제가 명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이 분명하며 △타깃을 명확하게 분석해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팀을 발굴한다.

박 본부장은 "단순한 회사 목표치보단 목표 시장에 대해 여러 가지 타깃과 모달리티에 대해 디테일한 분석이 명확한 것이 우선시 돼야한다"라면서 "이를 투자사에게 명확하게 설명하는 사람이 대체로 주요 C레벨 팀 구성이나 대표님 본인 경력 측면에서 우수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사람 또한 투자 기업을 고르는 중요한 기준이다. 창업자를 판별할 땐 리더십을 중요한 요소로 봤다. 사업화를 위한 인력 소싱, 기술이전, 기업공개(IPO) 등을 창업자가 이끌고 분명한 로드맵을 가졌는지를 본다.

박 본부장은 "리더십과 책임감이 강한 대표를 선호한다"면서 "경험적인 측면에서 우수하고 많은 인사이트를 보유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부분이 충족되지 않으면 투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과장하고 부풀리기보단 솔직담백한 분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관심 분야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타깃 비만치료제 △알츠하이머, 파킨슨 등 중추신경계(CNS) 분야 △재생의료 분야 등이다. 박 본부장은 "그동안 어려운 시기를 버텨내며 축적된 결과물을 통해 공동개발과 라이센싱 등 해외 협업사례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벤처캐피탈과 같은 모험자본뿐만 아니라 대기업, 인수금용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더 큰 시장이 형성될 때 한국 바이오산업도 더욱 다이내믹하게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외형상으로도 글로벌과 경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트랙레코드: 카나프테라퓨틱스, 티씨노바이오, 뉴로핏

박 본부장의 투자철학을 보여주는 포트폴리오로 카나프테라퓨틱스가 있다. 이병철 대표이사가 과거 재직한 제넨텍, 산텐에서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신약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설립된 회사다. 약물간 융합기술을 통해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한 차세대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아, 오스코텍, 유한양행에 기술이전 성과를 도출했다. 올해 기술성평가에 도전한다.

박 본부장은 "카나프테라퓨틱스의 우수한 경영진은 업계 최고라고 생각들 정도"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 이외에도 바이오 신약개발 전문 인력이 대거 포진해 있다. LG생명과학과 동아ST에서 20년 넘는 경력을 쌓은 최성필 부사장, 녹십자 목암연구소, 암젠(Amgen)을 거친 장지훈 부사장이 속해있다.

티씨노바이오도 좋은 사례다. 저분자 면역항암제 및 표적항암제 신약개발 스타트업이다. 글로벌 제약사 및 국내 대형 제약사(Novartis, 유한양행, CJ헬스케어, 중외제약 등)에서 면역·표적항암제 후보 약물 도출부터 전임상, 임상 개발 및 기술이전까지 담당한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수장인 박찬선 대표는 유한양행에서 저분자 항암제 사이언티픽 리더로서 폐암 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의 기술도입에 기여했던 이력이 있다. CJ헬스케어에서는 면역항암제 그룹을 이끌었다. 박 본부장은 "현재 임상에 진입한 단계로 향후 임상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로핏 또한 애정을 갖고 지켜보는 포트폴리오다. 뉴로핏은 뇌질환 영상 인공지능(AI)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뇌 위축과 혈관퇴화에 따른 백질분석을 포함한 알츠하이머 바이오마커를 수치화해 자동 분석한다. 80개 넘는 국내의료기관에서 사용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기술성평가에 도전한다. 박 본부장은 "뇌부종, 출혈 등의 아밀로이드영상이전이상(ARIA) 등이 보고되고 있고, 뉴로핏 플랫폼 가치는 매우 커질 것"이라며 "현재 로슈(스위스 다국적 제약회사) 및 일라이릴리(미국 대형 제약회사)와 크고 작은 협업을 개시했다"고 강조했다.

◇향후 계획: 바이오 심사역 7인 체제 구축, 적극 펀딩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는 올해 7명의 바이오 심사역 진용을 갖춰 새도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바이오 심사역 2명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경력직 채용을 통해 부장급 심사역을 충원해 조직의 중간 리더쉽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박 본부장은 바이오 심사역 '황금 라인업' 구심점 역할을 할 전망이다. 그는 "하우스의 바이오 전문성을 강화해 나가는 전체적인 방향성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김정현 대표부터 저 그리고 과장급 심사역까지 신뢰를 바탕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을 지향한다"고 언급했다.

두둑한 투자실탄 또한 확보할 계획이다. 올해 최대 2000억원 규모 펀드레이징에 도전한다. 펀드 결성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운용자산(AUM)은 6000억원대를 돌파하게 된다. 하우스의 약정총액 기준 AUM은 4016억원이다.

구체적으로 바이오 펀드와 사회문제 해결형 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다. 전자는 보건복지부 백신바이오 펀드에 지원할 예정이다. 후자는 준비단계로 현재 저희 모든 심사역이 참여하여 기획보고서를 작성하는 단계이다. 타당성이 확인될 경우, 수요자 제안 형태로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박 본부장은 "사회문제 해결형 펀드의 경우 VC에서 경험하기 힘든 일종의 보텀업(bottom-up) 기획을 통해 저를 포함한 심사역 모두가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해서 좋은 기업으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욕심은 항상 가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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