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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DN솔루션즈, 급한 불 껐다…상장 일정 '속도조절''산은·스틱인베' 측에 상장기한 2027년 제시, 주관사 선정 시계제로

손현지 기자공개 2024-04-19 07:58:38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6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단위 빅딜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DN솔루션즈가 최근 프리IPO(상장 직전 투자 유치)로 2500억원에 달하는 실탄을 확보했다.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기 전 모회사인 DN오토모티브의 차입금 감축을 위한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IB업계에서는 본 IPO 일정은 예상보다도 더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비치고 있다. DN솔루션즈가 프리IPO를 통해 부채 상환 조치를 취했고, 당장은 자금조달이 시급하지 않다는 점이 분석의 배경이다. 무엇보다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 이후 두 달 가까이 주관사 선정을 미룬 가운데 일각에선 진성 의지에 대한 의구심도 내비치고 있다.

◇프리IPO 먼저 일단락, "IPO추진 급하지 않다"

16일 DN솔루션즈 고위 관계자는 "상장 계획은 유효하다, 하지만 주관사 선정이 단기간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상장을 급하게 추진하기 보다는 최적의 몸값을 평가받을 수 있는 시기를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IB업계에서는 DN솔루션즈 경영진의 IPO 추진 의지가 그리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7일 DN솔루션즈의 모회사인 DN오토모티브가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IR 행사에서 내비친 IPO 일정에 대한 질의응답이 관측의 주요 근거다.

당시 IR에 참여했던 한 기관 투자자에 따르면 "(DN솔루션즈 측은) 주관사를 선정한다고 해서 바로 IPO를 진행하는 건 아니고 공식적으로 IPO 준비를 위한 분석이나 의견을 들어보고 그에 따른 일정과 수순을 정하려고 한다"며 "언제 진행하겠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주관사를 수주 내에 선정할 계획이지만, 이후 상장 계획을 서둘러 진행하진 않을 것이란 뜻이다. 실제로 주관사 선정 절차도 늦어지고 있다. 지난 2월 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PT를 마치고 두 달 가까이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DN솔루션즈

IB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주관사 선정 경쟁에 NH투자증권을 제외하고 미래, 한국, 삼성, KB 등 주요 대형 하우스들이 모두 PT에 참전했다"며 "하지만 발행사가 PT 1~2주 뒤에 주관사를 선정해온 관례와는 다르기에, 일부 증권사들 사이에선 발행사의 진성의지에 대해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프리IPO를 우선적으로 진행한 점도 의구심을 키운 대목이다. DN솔루션즈가 지난 5일 공시한 내역에 따르면 이날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KDB산업은행으로부터 2500억원에 달하는 투자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프리IPO 투자유치 과정에서 인정받은 몸값은 2조6000억원 수준이다. DN솔루션즈의 상장 후 목표 기업가치는 3조~4조원대다.

DN솔루션즈가 프리IPO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상장 데드라인이 오는 2027년이란 점도 관측의 배경이다. 사실상 3년 정도 여유있게 IPO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셈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와 KDB산업은행은 공동 운용사(Co-GP)로 펀드를 통해 신주 833억원, DN솔루션즈의 모회사 지엠티홀딩스가 보유한 구주 1667억원을 인수했다.

◇프리IPO로 모회사 차입금 축소, 부채비율 200% 밑으로

DN솔루션즈가 프리IPO를 진행한 이유는 DN오토모티브의 차입금 상환을 위해서다. 앞서 2022년 DN오토모티브는 2조원이 넘는 DN솔루션즈(옛 두산공작기계)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GMT홀딩스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1조원대 인수금융을 일으킨 바 있다.

잔여 대출금은 700억원 수준이다. 작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350억원 가량 상환한 상태다. 잔여 대출금에 대해 이자지급 기일이 도래하기 전 원리금 일부를 상환하기 위해 자금조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DN오토모티브는 과거 두산공작기계 인수 이후 부채비율은 369%까지 치솟았다가 작년 말 228%까지 개선됐다"며 "추가 개선을 위해 DN솔루션즈의 프리IPO와 IPO 주관사 선정 등에 나선 상황인데 상반기 내로 부채비율은 20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DN솔루션즈가 앞서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등 재무적 투자자(FI)를 대상으로 발행했던 2200억원에 달하는 영구채 상환도 고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약정 사항에 따르면 오는 2025년 1월까지 DN솔루션즈 상장에 실패하면, FI들은 DN솔루션즈 지분 동반매각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다.

DN솔루션즈 입장에선 상장을 빠르게 추진하거나, 채권 상환에 대비한 현금을 확보해둬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DN솔루션즈 관계자는 “투자금을 어떤 식으로 사용할지 내부 논의 중”이라며 “상장 주관사 선정 시기의 경우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답했다.

DN솔루션즈는 공작기계 시장에서 국내 1위, 금속절삭기계 시장에선 글로벌 3위권 업체다.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내 공작기계사업부가 모태다. 공작기계란 금속 재료를 이용해 필요한 모양과 치수의 부품·기계 등을 만드는 장치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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