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된 지 1년, 보험업계는 여전히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해에는 보험사마다 계리적 가정이 달라 부채 평가 결과와 실적이 널뛰기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급기야 금융당국은 시장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별도의 보험부채 평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만 했다.이처럼 보험업계가 혼란스러워하는 것은 IFRS17이 그만큼 난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든 국제회계기준 중에서도 까다로운 기준서로 정평이 나 있다. 통상 기준서 완성 기간이 5년 정도인데 국제회계기준위원회 IASB가 IFRS17을 완성하는 데 소요된 기간은 20년 이상으로 알려졌다.
IFRS17에 대한 대응력이 곧 보험사의 경쟁력이라는 평가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특히 IFRS17에 따른 실적과 재무 상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감사인, 금융당국과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이렇다 보니 최근 재무기획부문을 총괄하는 CFO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CFO 출신 보험사 CEO의 등장도 예삿일이다.
지난해 말 선임된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이사가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구 대표는 회계팀에 입사해 경영관리부문장(CFO)과 리스크관리본부장 등을 지내며 재무·전략업무를 수행해 왔다. 비슷한 시기에 선임된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와 남궁원 하나생명 대표 모두 CFO를 역임한 재무전문가다.
신임 CFO의 무게감도 달라졌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관 출신을 CFO로 선임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선욱 신임 CFO는 행정고시 44회로 금융위원회 출신이다. 금융위 원장실 비서관, 산업금융과장, 행정인사과장(부이사관) 요직을 거쳤다. 메리츠화재가 선 전무를 영입한 배경으로 IFRS17 대응이 꼽힌다.
IFRS17 시행으로 보험사의 재무담당 임원 시대가 왔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물론 올해가 CFO의 무덤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CFO가 맡은 책임이 무겁고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많다는 뜻이다. IFRS17 도입 초기 실적 변동성을 주목하는 감독당국의 눈초리도 따갑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지난해와 달리 당국의 보험부채 평가 가이드라인이 존재하고 IFRS17으로 작성된 전년 실적이 있어 비교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큰 부담이다. 기존 회계 기준 대비 계리적 가정이 상대적으로 자유롭지만 미래의 현금 흐름에 대한 추정을 적절하게 했는가에 대한 책임도 무거워진다.
보험사 재무관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셈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별 CFO의 역량도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바꿔 말하면 CFO로서의 실력을 입증할 기회이기도 하다. 보험사 재무담당 임원의 시대, 그중에서도 실력을 입증하고 존재감을 드러낼 CFO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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