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2월 31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은 최근 5년간 해외점포에서 현지 당국으로부터 부과받은 제재 및 행정조치가 없었던 유일한 대형 은행이다. 과거 뉴욕지점에서 자금세탁방지(AML) 미흡에 따른 거액의 금전제재를 받은 것을 계기로 글로벌 내부통제 조직과 운영체계 확립에 공을 들인 결과다.

농협은행의 글로벌 리스크 관리의 시작점은 매뉴얼이다. 준법감시매뉴얼에 '해외점포 준법감시 체계'를 정립해 관련 책임 소재를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준법감시부와 글로벌사업부 내에 해외점포 전담 별도 조직을 운영하는 등 상시관리 효율성과 대응력도 극대화했다.

◇매뉴얼상 해외점포 준법감시 체계 정립해 책임 명확화

농협은행은 최근 5년간 해외에서 제재를 받지 않은 유일한 한국계 은행이다. 민사와 형사, 행정을 포함한 해외 소송도 발생하지 않았다. 국내 은행 중 해외 진출의 후발 주자인 영향도 있겠으나 글로벌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2016~2017년 해외 진출 시작점인 뉴욕지점에서 AML 미비로 뉴욕 금융감독청으로부터 1100만달러의 금전제재를 받은 게 예방주사 역할을 했다.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것을 계기로 농협은행은 해외점포에 대한 관리 체계의 밀도를 높여나갔다.

농협은행의 해외점포 관리 체계는 매뉴얼에서 시작된다. 준법감시매뉴얼상 해외점포 준법감시 체계를 정립해 운용하고 있다. 해외점포 준법감시 업무의 주체와 역할이 주된 내용이다. 책임소재를 분명히 함으로써 더욱 면밀한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는 장치다.


매뉴얼 세부 사항은 크게 해외점포 준법감시책임자 운영 기준과 해외점포의 준법감시업무 매뉴얼 운영 기준, 해외점포의 보고의무 등으로 나뉜다. 준법감시책임자 운영 기준에선 해외지점과 해외 사무소, 해외 현지법인의 준법감시책임자를 4급 이상 책임자로 두는 등의 자격을 정립한다.

해외점포의 준법감시업무 매뉴얼 운영 기준은 해외점포 준법감시업무 매뉴얼의 제·개정과 폐지 시 준법감시부서장의 승인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해외점포의 준법감시업무 매뉴얼을 변경할 때 반드시 준법감시부서장과 준법감시부를 거치게 해 임의 수정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해외점포의 보고의무 규정에선 현지 준법감시 위반사항이 발생하거나 이례적인 준법감시 현안이 발생한 경우 즉시 해외점포의 장과 준법감시인 및 관할부서장에게 보고하는 것을 강제하고 있다. 준법감시 업무 수행결과는 매월 준법감시인에 보고하며 준법감시인은 필요시 현장점검 및 조치에 나선다.

◇상시관리 전담 별도 조직 '해외감시·경영관리반' 운영

농협은행은 매뉴얼로 해외점포 관리 체계와 책임소재 등에 대한 큰 틀을 구성하는 동시에 별도 전담 조직을 활용해 관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준법감시부 내 해외감시 전담조직인 '해외감시반'이 대표적이다. 2024년 신설된 조직으로 반장 1명(3급)과 기획 및 기획지원 담당자 등 총 3명으로 구성됐다.

해외감시반의 업무 범위는 일일감사, 수시감사, 명령휴가, 특명감사 등 해외점포 자점감사 관리와 내부통제 현장점검, 준법감시활동보고 점검 및 모니터링 등이다. 매월 해외점포 화상회의를 주관하고 내부통제 관련 현지 규정 재·개정 승인도 담당한다. 현지 준법감시책임자 승인과 평가 관리도 맡고 있다.

글로벌사업부 내에 해외점포 내부통제를 전담하는 '경영관리반'도 2024년 개설됐다. 상시적인 해외점포 내부통제 감시 업무와 해외점포 규정·업무프로세스 정비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2024년 7월 말 기준 총 4명(3급 1명, 4급 1명, 5급 2명)으로 이뤄졌다.

경영관리반은 해외점포 내부통제 현황 공유를 위한 부서장급 협의회를 분기마다 개최하고 테마점검(분기), 취약점포 지정 평가(반기) 등 주기적인 점검을 주도하는 곳이다. 해외점포 내부통제이행사항 취합과 점검, 업무규정 정비와 관리방법 체계화 등도 경영관리반을 통해 실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