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현대운용, 상폐 위기 셀리버리에 의결권 적극 행사임시·정기주총 안건 13개에 반대표
윤종학 기자공개 2024-04-24 10:49:48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9일 0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산운용이 셀리버리의 임시 및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대거 반대표를 행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셀리버리가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원인이 회사측에 있다고 판단하고 회사측 안건에는 반대를, 주주연대측 안건에는 찬성 의견을 냈다.19일 더벨이 현대자산운용의 올해(2023년 4월초~2024년3월말) 의결권 행사 내역을 분석한 결과 투자기업 주총의 총 217개 안건에서 20개 의안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기간 대비 반대표 비중을 키우며 의결권 행사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지난해에는 165개 안건에서 9개 의안에 반대했었다. 반대표 행사 비중은 5.4%에서 9.2%로 껑충 뛰었다.
현대자산운용은 셀리버리 주총 안건에 가장 많은 반대표를 행사했다. 셀리버리는 2022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감사범위 제한 및 계속기업 존속능력 불확실성으로 인한 '의견거절'로 나오며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이후 올해 4월11일까지 개선기간이 부여됐지만 2023사업연도 재무제표에도 '의견거절'이 나오며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셀리버리는 올해 3월13일 임시주주총회와 3월29일 정기주주총회를 열며 총 23개의 안건을 올렸다. 현대자산운용은 회사측의 안건에는 전부 반대표를, 주주연대의 안건에는 전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자산운용은 '사내이사 조대웅 해임의 건'과 '사외이사 백융기 해임의 건'에 찬성했다. 조대웅 대표를 셀리버리 거래정지에 대한 전적인 책임이 있고 방만 경영 실태와 배임, 사기, 부정거래 행위를 받고 있는 인물로 평했다. 이에 해임이 옳다고 판단하고 수익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찬성했다고 밝혔다. 백융기 사외이사 역시 셀리버리 거래정지에 대한 책임이 있는 인물로 판단해 찬성표를 던졌다.
셀리버리측이 제시한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는 전부 반대표를 행사했다. 조대웅 대표는 3월1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김형, 심동식을 사내이사로, 이정현, 최용석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겠다는 안건을 올렸다.
현대자산운용은 김형 후보의 경우 조대웅 대표의 운전기사(수행비서)이며 거래정지에 대한 책임 및 방만경영 실태가 폭로된 셀리버리 측에서 제안한 인물로 회사 가치의 훼손 및 주주 권익의 침해가 예상된다며 반대했다. 심동식 후보 역시 조대웅 대표의 비자금을 알고 있는 금고지기로 추정되는 인물로 회사 가치의 훼손, 주주 권익의 침해가 예상된다는 의견을 남겼다.
반면 주주연대가 제안한 윤주원, 박수본, 김현, 이재만, 김관식, 이혜원, 정진수 등의 이사후보에는 찬성표를 행사했다. 회사의 상장이 유지되고 현재 상태에서도 손실을 최소화 하는 것이 주 목적인 주주연대측 제안으로 집합투자재산의 경제적 가치를 향상시키고 수익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방향이라 판단했다.
현대자산운용이 셀리버리와 주주연대이 올린 안건에 상반된 의결권을 행사한 근거는 내부 의결권행사에 관한 규정에서 찾을 수 있다.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 제2장 제4조에 따르면 "회사는 주주총회 의안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요소를 고려하여 집합투자재산의 경제적 가치를 향상시키고 수익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하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이 '의견거절'로 나온 점을 들어 재무제표 승인에도 반대했다. 또한 이사의 보수한도를 2억원으로 높이려는 시도에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보수한도액이 회사의 거래정지 및 방만경영에 따른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한도액을 높임에 따라 주주 권익의 침해가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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