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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다올운용, 삼성전자 이사 후보 '리스크 관리 미흡'조혜경 선임 반대…현대건설 시절 안전관리 소홀 지적

이돈섭 기자공개 2024-04-19 10:08:21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6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올자산운용이 지난달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임 사외이사 후보의 과거 이력을 문제 삼았던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최근 3년간 현대건설 사외이사로 근무한 조혜경 당시 삼성전자 사외이사 후보가 산업안전 사고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에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운용은 지난해 6월 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40개 기업 주주총회 236개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했다. 찬성 의결권을 행사한 안건은 232개였고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안건은 4개였다. 중립 의결권을 행사한 안건은 하나도 없었다. 이 기간 다올운용의 주총 안건 반대율은 1.6%로 1년 전 같은 기간 0.4%를 웃돌았다.

반대 의결권 행사는 삼성전자와 메리츠금융지주, 솔루엠, 에코프로 등 4개 상장사 정기주총에서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메리츠금융지주는 사내이사 선임의 건, 솔루엠은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승인의 건, 에코프로는 감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반대 의결권 행사 안건 면면은 다양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조혜경 당시 사외이사 후보 선임을 반대하면서 '산업안전 관련 리스크 관련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아 적격성 결여를 우려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후보는 2021년 3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3년간 현대건설의 사외이사로 일했는데, 이 기간 공사 현장 추락사고 등 산업안전 사고가 발생한 데 따른 책임을 꼬집은 것.

실제 이 기간 현대건설은 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을 사유로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 관련 수사를 받았다. 다올운용은 '의결권행사에 관한 지침'에서 사외이사 임기 중 불법행위와 법령이나 정관 등 위반 사실과 직무 수행에 부적임 사유 존재 여부 등을 검토할 것을 이사 해임 제안 항목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올운용의 의견은 여타 운용사와 대비된다. 대표적으로 DB자산운용의 경우 '(조혜경 당시 사외이사 후보가) 현대건설 사외이사 재직 시절, 사회 리스크 관리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시각이 있다'면서도 '산업안전 부문의 예상치 못한 사고로 사외이사 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며 해당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조 이사는 로봇 분야 전문가다.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에서 학·석·박사를 거쳐 한성대 공과대학 교수에 임용됐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기계소재전문위 위원과 한국공학한림원 회원 등으로 일했다. 2022년에는 한국로봇학회 19대 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미래 먹거리 산업인 로봇 분야에 식견이 깊은 전문가를 영입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20일 삼성전자 주총 현장에서는 일부 주주가 조 후보 이사 선임을 공개 반대키도 했다. 감사위원은 회계와 재무를 감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야 하는데 조 후보에게 그 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일부 주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 후보는 신임 이사로 선임됐다. 다올운용의 당시 삼성전자 지분율은 0.01% 수준이었다.

다올운용은 '다올마켓스타[주식'을 비롯해 '연기금일반38[주식]'. '다올글로벌4차산업1등주[주식]' 등 17개 공·사모 펀드를 통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17개 펀드는 각각 많게는 14만4958주, 적게는 195주씩 보유하고 있었다. 다올운용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 수는 총 65만7494주로 공시 당시 시가로 560억원 규모였다.

다올운용은 메리츠금융지주의 조정호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조 이사의 직전 연도 이사회 출석률이 62%이었던 점을 지적하며 사내이사로 충실한 업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 선임을 반대키도 했다. 솔루엠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승인의 건에 대해서는 퇴직금 확대폭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역시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다올운용의 의결권 행사는 서스틴베스트 의안분석 등을 참고해 주식운용본부가 주도하고 있다. 다올운용 의결권 행사 지침 제13조(의사결정)는 '의결권의 행사여부, 내용 및 방법 등 의결권행사와 관련된 주요 사항은 해당 종목 분석 담당자의 의견을 기초로 운용담당임원 혹은 주식운용부서장이 결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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