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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렉스 재무 점검]'무차입 출범' 롯데컬처웍스, 5년만에 순차입 7000억⑥물적분할 당시 현금만 1800억…영업현금흐름 적자 탓

고진영 기자공개 2024-04-29 07:29:58

[편집자주]

팬데믹 이후 영화관업계는 바싹 타는 가뭄이 무던히 길었다. 엔데믹 선언, 천만영화 등장과 함께 회복세에 들어서긴 했지만 메마른 건기를 보낸 후유증이 여전히 남아 있다. 멀티플렉스의 시대가 이제 저무는 게 아니냐는 우려 역시 숨통을 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위기. 멀티플렉스 사업자들의 재무적 현황과 생존 전략을 더벨이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4일 09: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컬처웍스는 총차입금이 제로(0)인 무차입 상태로 출범했다. 롯데쇼핑에서 떨어져 나올 때 롯데컬처웍스에 이전된 차입금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데믹 고비를 지나면서 부족한 현금을 조달로 충당할 수밖에 없었다. 마이너스였던 순차입 규모는 이제 7000억원 대로 확대됐다.



롯데컬처웍스는 2018년 6월 롯데쇼핑으로부터 물적분할되는 과정에서 현금성 자산만 1806억원을 넘겨받았다. 주머니가 넉넉하다 보니 그 해 하반기 지분투자와 무형자산 취득 등에 800억원가량을 쓰고도 연말 12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이 남았다. 당시 순차입금을 보면 마이너스(-) 1186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듬해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리스부채가 차입금으로 잡히면서 순현금 상태는 오래 가지 못했다. 2019년 말 롯데컬처웍스의 연결 총차입금은 8596억원, 순차입금은 7744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중 7304억원이 리스부채, 나머지 1292억원은 수출입은행과 SCB 등 금융기관에서 차입했던 금액이다.


이후에도 팬데믹 영향으로 실적부진이 계속되자 회사는 외부자금 조달이 불가피했다. 신종자본증권 위주로 자금을 끌어온 덕분에 총차입금 규모가 차츰 축소되긴 했으나 2023년 기준 연결 총차입금은 여전히 7732억원을 나타냈다. 반대로 1000억원을 넘던 현금성자산은 작년 말 기준 480억원까지 줄었다.

앞서 롯데컬처웍스는 틈틈이 자산을 팔아 유동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다. 2020년과 2021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각각 -749억원, -332억원으로 적자를 보였기 때문이다.


업종 특성상 롯데컬처웍스는 운전자본 부담이 낮은 편에 속한다. 영화관 티켓에 대한 신용카드 결제분이 3일 안에 정산되는 데다, 매입채무가 주로 배급사에 지급하는 영화상영부금이고 티켓매출에 연동돼 있는 만큼 현금흐름에 크게 부담을 주지 않아서다.

운전자본부담이 낮은데도 현금흐름이 저조했던 이유는 현금창출력 자체가 코로나 이후 급격히 떨어진 탓도 있지만 영화제작에 투자한 장기선급금 영향도 있었다. 장기선급금은 매년 지급되는 반면, 개봉은 코로나로 인해 지연되면서 회수가 늦어졌다. 실제로 롯데컬처웍스의 장기선급금 증가 규모를 보면 2019년 639억원, 2020년 895억원, 2021년 809억원 등을 기록했다.

현금이 급했던 롯데컬처웍스는 2021년부터 3년간 32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찍은 것 외에도 2021년 인도네시아 법인을 팔고 영화펀드를 처분해 100억원을 확보했다. 리스계약을 변경하면서 2021년 보증금이 924억원 순감한 것 역시 현금흐름에 보탬이 됐다. 2022년엔 이노션 지분(10.3%)을 롯데지주 및 롯데쇼핑에 매각해 931억원이 유입되기도 했다.

또 2020년 롯데컬처웍스는 장기차입금과 단기차입금, 사채를 모두 포함해서 약 2500억원을 순차입했다. 덕분에 2020년 현금성자산이 잠시 1816억원으로 확대되기도 했으나 잠깐에 그쳤다. 2021년 1100억원의 빚을 순상환, 이듬해에도 1590억원을 순상환하면서 2022년 말 다시 현금성자산이 662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엔 영구채를 포함해 추가로 140억원을 순상환 해서 현금성자산이 400억원대로 더 축소됐다. 돈을 계속 갚긴 했으나 현금도 같이 줄었기 때문이 3년간 순차입금이 약 2600억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2023년 말 롯데컬처웍스의 연결 순차입금은 7252억원이다.


긍정적인 부분은 극장가가 살아나면서 장기선급금 부담도 줄고 있다는 점이다. 연간 800억원대를 찍었던 롯데컬처웍스의 장기선급금 증가 규모는 2022년 656억원, 2023년 418억원으로 축소됐다. 실적 회복과 함께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022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작년 말 기준 롯데컬처웍스의 총차입금 구조를 보면 7732억원 가운데 리스부채가 약 73%(5656억원)를 채우고 있다. 유동성은 빠듯하지만 장기 리스부채가 대부분이다 보니 단기 상환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다. 2023년 말 롯데컬처웍스 총차입금 중에서 1년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성 부채 비중은 약 33%(2536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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