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AI 매치업]동물의료부터 에듀테크까지, 이종산업 성장시장 '타깃'⑥이통사, '보이는 AI 서비스' 주력…협업 통해 인공지능 신사업 진출
노윤주 기자공개 2024-04-30 13:07:56
[편집자주]
SKT와 KT, LGU+ 이동통신 3사가 너도나도 'AI 컴퍼니'를 자처하고 나섰다. 미래 성장 가치가 높다고 평가받는 AI 사업으로 통신 사업 성장 한계를 뚫고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투자 확대와 활발한 신규 먹거리 발굴이 이어지고 있다. AI 사업 전장도 그만큼 점차 넓어지고 있다. 선발주자는 AICC나 B2C 사업 강점 등 앞선 분야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실패 사례를 복기해 약점을 채우는 것 역시 필수적인 상황이다. 정체와 변화의 기로 속에 AI를 두고 싸우는 통신3사의 전략 방향과 경쟁 지형도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9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중은 언제부터 인공지능(AI)을 주목하기 시작했을까. 대부분은 2016년 3월 9일을 꼽는다. 구글이 개발한 AI '알파고'가 인간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국을 펼친날이다. 관중의 뇌리에 AI가 각인된 날이다.그리고 6년뒤 챗GPT가 공개되면서 본격적인 AI붐이 일기 시작했다. 알파고와 챗GPT는 체감이 가능하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실체가 보이지 않는 기술인 AI를 시각화, 서비스화해 소비자에게 전달했다.
추세에 맞춰 AI 기업 전환을 외치는 이동통신3사도 소비자와 직결되는 '실체 있는 AI 서비스'를 키우고 있다. 특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LGU+)가 탄탄한 기존 고객층을 가진 이종산업과의 협업에 활발하다.
◇SKT, '성장세' 반려동물 의료시장 'AI' 내세워 정조준
SK텔레콤은 2조원 규모 반려동물 의료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 시장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13.6%의 성장률을 보였다. 2027년에는 시장 규모가 3조3000억원까지 커질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SKT의 '엑스칼리버'는 AI 기반 동물 질환 진단 보조 서비스다. 병원에서 촬영한 반려견의 엑스레이 사진을 올리면 AI가 약 30초 내에 분석 정보를 수의사에게 제공한다. 전국에 4000여개 동물병원이 있지만 영상진단을 전공한 전문 수의사는 수백명에 불과하다. 이에 AI 진단보조서비스를 통해 수의사의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돕는다는 취지다.
AI에게 진단을 의존하는 구조가 아니다. 수의사와 AI가 동물 질환을 크로스체크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도록 돕는 게 엑스칼리버의 목적이다. SKT가 강조하는 AI 윤리 경영에도 부합한다.
엑스칼리버는 출시 1년 반만에 동물병원, 수의사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초기에는 반려견 진단만 지원했지만 현재는 고양이 흉·복부 진단까지 가능하도록 고도화했다.
국내서는 610개 동물병원이 엑스칼리버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 거래 병원 확대와 동시에 해외 사례도 넓혀간다. 5월부터 호주에서 상용화를 시작한다. 300곳의 동물병원 네트워크를 보유한 현지 의료기기 유통사인 에이티엑스(ATX)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관계사인 유니에스케이(UniSK)를 통해 반려동물 시장이 큰 중국 진출도 검토 중이다. 국내 성장과 해외 진출이 겹쳐지면서 SKT는 올해 엑스칼리버가 유의미한 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들나라 키우는 LGU+, 스타트업 투자·자체 AI 도입
LGU+는 자사 핵심 서비스인 '아이들나라'에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아동용 IPTV 플랫폼에 그치지 않고 에듀테크 분야까지 진출한다는 목표다. 밑작업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뤄졌다. 2023년 2월과 9월 두번에 걸쳐 에듀테크기업인 그로비교육에 총 150억원을 투자했다. 확보한 지분율은 19.02%다.
그로비교육은 '슈퍼브이'라는 스마트러닝 서비스를 운영한다. 만4세~8세 유아동에게 태블릿으로 영어, 수학, 한글 등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주 타깃부터 사업영역까지 아이들나라가 추구하는 미래 사업 방향과 일치한다. LGU+ 관계자는 "향후 양사의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2월부터는 빨간펜으로 알려진 유아동 교육 기업 교원과도 협력하고 있다. 양사는 AI활용 교육콘텐츠를 함께해 시장에 선보였다. 연령별 맞춤 수학 학습 콘텐츠를 개발하고 AI가 수업 성과를 분석한 맞춤형 리포트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아이들나라 AI사업은 LGU+가 자체 개발한 AI '익시(ixi)' 중심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익시는 콘텐츠 개발 속도 가속화의 핵심이다. 첫 사례는 올해 초 개발한 AI 기반 리딩북 제작 플랫폼 '아이들나라 스튜디오'다.
LGU+는 직접 개발한 음성합성, 광학문자인식 기술을 서비스에 녹였다. AI를 이용해 글자인식 후 음성매칭의 정확도를 높이고 제작시간을 기존 대비 80% 단축시켰다. 이를 통해 리딩북 전환 속도를 높이고 지원하는 도서를 1만권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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