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집단 톺아보기]20년간 LIG넥스원 배당의 60% 가져간 '지주사'④3000억 중 1750억 수취…'LIG→구본상·구본엽 형제'로 누적 280억 이동
박동우 기자공개 2024-05-13 07:11:59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7일 07:4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0년간 방위산업체 LIG넥스원이 집행한 배당의 60%를 그룹 지주회사가 가져갔다. 지금까지 지급한 배당 3000억원 가운데 1750억원을 LIG가 받았다.LIG는 핵심계열사 LIG넥스원에서 확보한 배당수익을 토대로 그룹 오너 일가에 지원하는 '현금 파이프라인'을 형성했다. 구본상 회장과 구본엽 부회장 형제에게 누적 280억원이 지급됐다.
◇2023년 결산배당 425억, LIG는 180억 수령
올해 2월 LIG넥스원 이사회는 2023년도 결산배당을 확정했다. 주당 배당금이 1950원으로 창사 이래 가장 많은 금액이다. 지난해 지급한 배당 1500원과 견줘보면 450원 늘었다. 주주들에게 배당을 나눠주기 위해 투입하는 재원 역시 1년새 30%(98억원) 불어난 4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배당 실시안은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됐다.
LIG넥스원이 사상 최대 규모의 배당을 실시한 건 호실적과 맞물렸다.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이 1750억원으로 2022년 1229억원 대비 42.4%(521억원) 늘었다. 2019년 당시 32억원과 비교하면 54배 넘게 많아졌다. 한국산 무기를 둘러싼 해외 수요가 급증한데 따른 수혜를 입었다.
단연 많은 금액의 배당을 수령한 주체가 지주사 LIG다. 2023년도 결산배당 179억원을 받았는데 2011년에 LIG넥스원 전년도 결산배당으로 수취한 금액 300억원의 뒤를 잇는 규모다. LIG는 2004년 LG이노텍 시스템사업부를 인수해 지금의 LIG넥스원을 설립한 이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해 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LIG는 LIG넥스원 지분 42%(923만9461주)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LIG넥스원이 설립한 2004년부터 올해까지 배당을 집행한 금액은 2963억원이다. 배당 실시의 첫 발을 뗀 시점은 2006년으로 당시 중간배당 8억원과 기말배당 40억원을 지급했다. 당시 LIG(옛 LIG홀딩스)는 LIG넥스원 주식 일체를 보유한 덕분에 배당 총액 48억원을 오롯이 가져갔다.
지난 20년간 LIG는 LIG넥스원에서 배당 1747억원을 거둬들였다. 같은 기간 LIG넥스원이 집행한 배당 재원 2963억원의 59%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수취액이 가장 많았던 해가 2010년으로 총 300억원을 끌어왔다. LIG건설이 부동산 경기 악화로 경영난을 겪자 지주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던 시기였다.
◇적자 겪어도 주주환원 '안정배당정책' 채택
LIG넥스원의 배당 내역을 살피면 적자를 겪는 와중에도 배당을 집행한 대목이 돋보인다. 2017년 연결 순손실 86억원을 시현했으나 주당 500원을 책정해 110억원 규모의 배당을 주주들에게 나눠준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때 LIG넥스원 주식 46.4%를 갖고 있던 LIG는 51억원을 확보했다.
당기순손실을 시현해도 주주 환원에 나서는 건 LIG넥스원이 수립한 '안정배당정책'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안정배당정책은 이익 수준이 저조하거나 주당순이익이 감소해 적정 수준의 배당을 주주가 못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 한해 주당 500원의 배당을 책정하는데 주안점을 맞췄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방위산업 경영상황 악화'를 근거로 들어 안정배당정책을 채택했다.
지주사 LIG는 LIG넥스원에서 확보한 배당수익을 토대로 주주들에게 현금을 나눠주고 있다. 2015년에 처음 배당을 실시했는데 오너 3세 승계를 마무리한 시점과 궤를 같이한다. 그해 구본상 회장은 LIG 주식 35.3%를 사들여 지분율을 56.2%까지 끌어올렸다. 구본엽 부회장의 지분율 역시 2014년 말 21%에서 2015년 말 36.2%로 상향했다.
2015년 이래 2023년까지 구본상·구본엽 형제가 LIG에서 받은 배당은 총 280억원이다. 같은 기간 전체 배당 지급액 316억원의 88.6%를 차지한다. 구본상 회장이 170억원을, 구본엽 부회장이 110억원을 수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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