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니컬 리포트]신라젠 BAL0891의 '무한확장' 방광암 이어 AML까지AML 임상 추진, 삼중음성유방암·위암 등 고형암서 혈액암으로 확대
차지현 기자공개 2024-05-09 10:18:05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8일 08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라젠이 저분자화합물 파이프라인의 임상 대상을 고형암에서 혈액암으로 확장했다. 기존 항암 바이러스에 치우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데 이어 확장성을 입증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와 함께 병용요법 등 여러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파이프라인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BAL0891, 백혈병 환자 절반 넘는 AML 임상 확대
신라젠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항암제 후보물질 'BAL0891' 임상 대상을 삼중음성유방암과 위암에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기존 고형암뿐 아니라 혈액암으로도 적응증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다.
AML은 골수의 조혈모세포로부터 혈액세포가 생성되는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혈액암이다. 성인 백혈병 중 가장 흔한 형태로 전체 백혈병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대부분의 경우 외부 원인 없이 세포 내에서 무작위로 발생하는데 질환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진단 후 치료받지 않으면 1년 이내에 90%가 사망할 정도로 위협적이다. 재발률도 50% 이상이다.
BAL0891은 신라젠이 2022년 9월 스위스 로슈에서 분사한 바실리아로부터 총 계약금 3억3500만달러(약 4370억원), 선급금(업프론트) 200억원을 주고 도입한 물질이다. 현재 삼중음성유방암과 위암을 적응증으로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신라젠 입장에서는 항암 바이러스 치우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는 파이프라인이다. 지금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항암 바이러스 신약이 단 한 개에 불과할 정도로 개발이 어렵다고 알려진 영역에 의존하는 게 위험하다는 판단에서 BAL0891 도입을 결정했다.
◇'TTK·PLK1 동시억제' 계열 내 최초 눈길…병용요법도 추진
신라젠은 이미 한 차례 BAL0891의 확장성을 입증했다. 앞서 지난달 열린 미국암학회(AACR)서 BAL0891이 방광암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BAL0891과 단일억제제인 TTK 억제제 또는 PLK1 억제제를 비교한 결과 BAL0891이 방광암 세포주의 75%에서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게 골자다. 이에 더해 혈액암까지 적응증 추가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이번 AML 임상 확대는 주목할 만하다.
'확장성' 말고도 BAL0891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또 있다. 개발에만 성공하면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신약 지위를 노릴 수 있다는 것. BAL0891은 TTK와 PLK1을 동시에 억제하는 기전이다. 여러 해외 바이오 기업이 TTK와 PLK1을 각각 억제하는 항암제를 개발 중이지만 TTK와 PLK1을 동시에 막는 기전은 BAL0891이 세계에서 유일하다.
BAL0891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더욱 힘을 쏟는다는 구상이다. 병용요법이 대표적이다. 신라젠에 따르면 방광암 대상 전임상에서 BAL0891을 CDK4/6 억제제와 병용 투여할 경우 항암 활성이 강화됐다. 세포분열 주기의 G2/M기 정지를 유도하고 두 가지 경로로 작용해 항암 효과를 촉진한다는 설명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BAL0891은 AACR 2024에서 방광암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세대 의대 연구진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면서 "AML에 대한 BAL0891의 우수한 전임상 데이터는 이미 바실리아 시절부터 보유하고 있던 만큼 BAL0891이 AML 치료제 옵션으로 개발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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