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공시가격 하이엔드 디벨로퍼]한남더힐 '엔앤피아이', '주택' 성과 '폐기물'로 다각화시행 '한스자람' 누적 2.2조 매출, 배당수익 14년 만에 확보…이앤컴퍼니 인수 확장
신상윤 기자공개 2024-05-14 07:25:48
[편집자주]
정부는 매년 1월 1일 기준 집값의 공시가격을 조사해 산정한다. 과세 목적이지만 대중의 관심은 어느 집값이 비싸냐에 쏠린다. 상위권에 이름 올린 공동주택 가운데 유명 건설사 브랜드가 많지 않다는 점도 특이점이다. 그렇다면 상위권 공동주택을 공급한 디벨로퍼는 누구일까. 더벨은 최근 발표된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하이엔드 공동주택을 공급한 디벨로퍼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3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남더힐'은 서울의 옛 단국대 부지를 활용한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지어진 하이엔드 공동주택이다. 서울 남산에서 줄기가 이어진 매봉산 아래에 있는 한남더힐은 입주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유수의 공동주택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한남더힐을 공급한 디벨로퍼는 '엔앤피아이'라는 곳이다. 김상운 회장이 지배구조를 세운 엔앤피아이는 시행 주체인 '한스자람'을 설립해 한남더힐을 공급했다. 한남더힐을 통해 큰 차익을 남긴 엔앤피아이는 호흡이 긴 주택 사업을 넘어 폐기물 시장에서 꾸준히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옛 단국대 부지 '한남더힐'로 탈바꿈, 10년 넘게 공시가격 상위권 유지
국토교통부가 올해 산정한 공동주택 공시가격 순위에서 한남더힐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용면적 244.75㎡ 기준 공시가격 98억9200만원이다. 공시가격은 88억3700만원 대비 10억원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3위에 이름을 올렸던 한남더힐은 올해 '에테르노 청담'이 2위에 오르면서 나인원한남(3위) 등에 밀려 4위로 집계됐다.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810번지 일대에 지어진 한남더힐은 대지면적 11만1582.5㎡, 지하 2층~지상 12층의 32개 동으로 지어졌다. 전체 600세대가 공급됐다. 옛 단국대 부지를 활용한 도시개발사업으로 개발됐다. 부지가 경사지에 있었던 만큼 개발의 어려움이 있었으나 지형 훼손을 최소화한 상태로 보존하면서 동과 동 사이 간격을 넓혀 시각적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북측에는 근린공원을 배치해 매봉산과 조화를 이뤘고 남측에는 주민들을 위한 복지시설을 배치했다. 단지 중앙에는 커뮤니티 공간과 부대 복리시설, 주민 복리시설 등을 구축해 주민간 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시공사로는 대우건설과 금호건설이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했다.
한남더힐은 2008년 9월 착공해 2011년 1월 입주 이후까지 수많은 난관을 거쳐야 했다. 초기 단계엔 부지 일대가 고도제한구역으로 묶이면서 개발 계획을 수정해야 했고, 분양을 앞두곤 분양가상한제에 발목이 잡히면서 임대로 전환해야 했다. 그럼에도 한남더힐은 최적의 입지와 주변 환경 및 시설 등으로 연예인이나 정재계 인사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울 강북의 새로운 부촌을 형성했다.
한남더힐에 접근할 수 있는 한남대로의 건너편에는 또 다른 하이엔드 공동주택 나인원한남이 자리한다. 나인원한남은 2019년 12월 입주를 시작했다. 나인원한남의 244㎡ 기준 공시가격이 106억7000만원임을 고려하면 약 10년 전 입주를 시작한 한남더힐의 공시가격(98억9200만원)과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디벨로퍼 엔앤피아이, 14년 만에 시행 이익 누려…'폐기물' 사업 다각화
한남더힐을 공급한 디벨로퍼는 '엔앤피아이'라는 곳이다. 1999년 1월 설립 당시엔 공간토건이란 이름을 사용했는데 2007년 상호를 변경했다. 엔앤피아이는 2005년 12월 한남더힐 개발 사업을 위해 시행 주체인 '한스자람'이란 프로젝트금융회사(PFV)를 설립했다.
한스자람 자본금은 50억원으로 엔앤피아이가 51% 지분을 출자했다. 그 외 김상운 엔앤피아이 회장과 금호산업 등이 나머지 49%를 채웠다. 한스자람의 설립 초기 재무제표를 보면 건설용지를 3420억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2006년 말 기준 5000억원의 가까운 차입금을 보유한 것을 고려하면 토지 취득 등에 사용할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한스자람이 한남더힐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 시기는 2014년을 기점으로 달라진다. 한남더힐이 분양이 아닌 임대사업으로 출발했던 탓에 초기에는 임대수익과 외부 차입금 등으로 유지해야 했던 것이다. 실제로 2013년까지는 연간 5억원 내외의 수익을 창출하는 데 그쳤다. 2006년부터 그해까지 8년간 누적 적자만 27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2014년 분양으로 전환하면서 외형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4년에만 134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한 한스자람은 2016~2019년엔 연간 4000억원을 웃도는 수익을 창출했다. 2015년부턴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한스자람의 2006~2022년 누적 매출액은 2조2062억원을 기록했고, 누적 영업이익은 643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누적 순이익만 1470억원이다. 한스자람은 누적 순이익이 흑자를 기록한 2019년 이듬해부터 주주들에게 배당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모회사인 엔앤피아이는 △2020년 426억원 △2021년 586억원 △2022년 254억원 등 총 1266억원을 웃도는 배당 수익을 챙겼다. 한스자람 지분율이 30%대를 전후했던 김상운 엔앤피아이 회장도 수백억원의 배당금을 챙겼을 것으로 풀이된다.
엔앤피아이는 한남더힐로 거둔 차익을 사업 다각화에 활용했다. 한남더힐 개발 사업 과정에서 한스자람 출자 후 수익을 창출하는 데까지 14년의 세월이 걸렸기 때문이다. 엔앤피아이는 2021년 폐기물 처리를 주업으로 하는 '이앤컴퍼니(현 그린밸리)' 지분 투자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누적 2조원이 넘는 매출을 거뒀지만 부동산 개발 과정에서 감내해야 할 것들이 적지 않았던 탓에 이종 사업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이앤컴퍼니 기존 투자자들과 법적 소송 등 분쟁이 없진 않았지만 모두 승소하면서 현재 한스자람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상황이다. 이앤컴퍼니의 매출액 규모가 지난해 기준 130억원 수준에 그치지만 꾸준한 현금흐름이 유입되는 등 성과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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