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공시가격 하이엔드 디벨로퍼]'에테르노 청담' 넥스플랜, 성공 포트폴리오 '차곡차곡'누적 분양수익 4000억, 효성빌라B·송도 더스카이 주목…차준영 회장 실질적 영향력
신상윤 기자공개 2024-05-10 07:58:34
[편집자주]
정부는 매년 1월 1일 기준 집값의 공시가격을 조사해 산정한다. 과세 목적이지만 대중의 관심은 어느 집값이 비싸냐에 쏠린다. 상위권에 이름 올린 공동주택 가운데 유명 건설사 브랜드가 많지 않다는 점도 특이점이다. 그렇다면 상위권 공동주택을 공급한 디벨로퍼는 누구일까. 더벨은 최근 발표된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하이엔드 공동주택을 공급한 디벨로퍼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9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정부가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자마자 두 번째 높은 몸값을 기록한 곳은 '에테르노 청담'이다. 유명 연예인들이 분양한 것으로 알려진 에테르노 청담은 개발 사업 초기엔 스페인 태생의 세계적 건축가 라파엘 모네오가 설계에 참여해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라파엘 모네오를 이역만리 한국까지 찾게 만든 디벨로퍼는 '넥스플랜'이다. 넥스플랜은 에테르로 청담 이전엔 시장의 관심을 크게 받진 못했지만 주택과 상가, 상업용 건물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통해 탄탄히 경쟁력을 쌓았던 디벨로퍼다. 당분간 하이엔드 공동주택의 성공을 기반으로 사업성을 검토하면서 체력을 기른다는 계획이다.
◇첫 산정에 공시가격 순위 2위 등극, 스페인 건축가 '라파엘 모네오' 설계로 주목
국토교통부가 올해 산정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에는 '에테르노 청담'이 처음 이름을 올렸다. 전용면적 464.11㎡ 기준 공시가격 128억6000만원을 기록해 단번에 공시가격 순위 2위에 오르면서 전년도 2위 '나인원한남'을 제쳤다. 공시가격 1위를 차지한 PH129와는 41억400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106-7번지 외 6개 필지에 지어진 에테르노 청담은 대지면적 3020.1㎡, 지하 4층~지상 20층의 1개 동으로 지어졌다. 슈퍼 펜트하우스 1세대를 포함해 총 29세대가 공급됐다. 모든 세대가 한강을 바라보는 전망으로 1층엔 호텔식 로비와 2~18층은 단층 주택의 22세대 및 복층 주택 6세대가 들어섰다. 가장 높은 층인 19층의 슈퍼 펜트하우스는 복층 구조다.
에테르노 청담은 세계적 건축가 라파엘 모네오가 외관 등을 설계해 주목받았다. 라파엘 모네오는 스페인 태생으로 1996년 건축 분야의 최고 권위를 가진 프리츠커상을 받은 건축가다. 그는 2020년 초 방한해 에테르노 청담이 들어설 부지를 둘러보며 "도심 속 빌딩은 어떤 모습으로 지어야 할까"라는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는 건축물을 설계하겠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에테르노 청담 외관은 한강을 바라보며 펼쳐진 북쪽이 수직 기둥과 가로선을 사용해 기하학적 형태의 프레임이다. 외관은 적층 구조로 통일감을 주고 내부는 세대별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형태로 하이엔드 주택에 거주하는 입주민들에게 혜택을 제공했다.
특히 건물명에도 포함된 스페인어 '에테르노(Eterno)'의 영원이란 의미처럼 시대를 초월하는 영속성을 추구하는 이상이 설계에 투영됐다. 에테르노 청담 시공은 현대건설이 맡았다. PH129와 같은 하이엔드 공동주택 시공 경험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건설은 에테르노 청담 개발 사업비의 일부를 출자하면서 단순 시공을 넘어 하이엔드 주택 사업의 의지도 드러냈다.
에테르노 청담을 공급한 디벨로퍼는 넥스플랜이다. 당초 해당 부지는 옛 씨티아파트가 있던 곳이다. 기존에 다른 디벨로퍼가 고급 주택으로 개발을 추진했으나 인허가 및 사업성 평가 등의 문제로 시공사 선정이 지연되다 대주단의 공매 요청으로 새로운 주인을 찾게 됐다. 2019년 초 공매시장에서 해당 사업장을 인수한 넥스플랜은 인허가권 확보 등의 절차를 거쳐 에테르노 청담의 첫발을 떼었다.
넥스플랜은 2019년 11월 건축허가를 받아 에테르노 청담 개발을 본궤도에 올렸다. 지난해 12월 4년여 만에 준공한 에테르노 청담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기 전 분양을 서둘러 마치며 개발 사업을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넥스플랜이 지난해까지 4년간 에테르노 청담 개발로 거둔 누적 분양수익은 4000억원에 달한다. 부지를 사들였던 2019년 재고자산의 가치가 980억원에 달했던 것을 고려하면 4배 가까운 수익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넥스플랜 매출액 추이를 봐도 2020년까진 10억원 내외에 그쳤으나 2021년 408억원과 2022년 1166억원, 지난해 2336억원 등으로 껑충 뛰었다.
◇20년 경력 디벨로퍼 차준영 회장, 넥스트 스텝 '에테르노 압구정'
디벨로퍼 넥스플랜은 2001년 2월 설립돼 올해로 업력 20년을 웃돌지만 에테르노 청담을 개발해 공급하기 전까진 큰 주목받던 곳은 아니었다. 하지만 서울 서초구 방배동 대림 아크로리버 주상복합을 시작으로 부산 연제구 거제동 벽산e-메타폴리스, 천안 안서동 대림e-편한세상 등 주거시설과 경기도 용인시 흥덕지구 판매시설 및 서울 송파구 문정동 지식산업센터와 같이 다수의 성과를 거두며 입지를 키웠다.
넥스플랜의 경영 전면엔 박봉호 대표이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박 대표이사는 넥스플랜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50%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인 차준영 회장이 실질적 경영권을 가지고 있다. 1960년 10월생인 차 회장은 넥스플랜의 전신인 씨아이티산업개발을 설립해 부동산 개발에 뛰어들었다. 씨아이티산업개발은 씨아이티랜드 등의 사명을 거쳐 2010년부터 넥스플랜이란 이름을 쓰고 있다.
설립 초기엔 차 회장이 직접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을 총괄했다. 하지만 이후엔 전문경영인 등을 전면에 내세워 경영을 맡기고 등기 임원에서도 물러난 것으로 확인된다. 차 회장은 부동산 마케팅 전문기업 '씨앤디플래닝' 등에 출자해 영역을 넓히고 있다.
넥스플랜은 에테르노 청담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현재 시즌2 성격의 '에테르노 압구정(가칭)' 공급도 준비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82-7번지 효성빌라 B단지 부지를 확보했다. 현대건설의 연대보증으로 3030억원의 자금을 조달 약정을 체결한 넥스플랜은 하이엔드 공동주택의 성공 사례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인천 연수구 송도동 30-2번지에서 개발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도 공급한다. 넥스플랜과 차 회장이 각각 45%, 35% 지분을 출자해 설립한 '스마트송도피에프브이(스마트송도PFV)'가 시행 주체다. 스마트송도PFV는 지난해 매출액 4034억원, 영업이익 628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만 477억원이다. 최근 2년간 477억~500억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한 상황이다.
넥스플랜 관계자는 "에테르노 청담이나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 등은 분양을 조기에 성공한 케이스"라며 "지금은 새로운 사업을 확대하기보단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만큼 숨을 고르면서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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