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5월 14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대학생 서포터즈 결성. 평소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이슈다. 으레 있는 브랜딩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지나치기 일쑤다. 가끔은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이 기업 브랜딩에 정말 효과가 있는 것인지 시니컬한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그런데 올해 빗썸이 결성한 대학생 서포터즈에는 눈길이 갔다. 창사 10년 만에 처음으로 기획한 활동이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기업이 대학생 서포터즈를 꾸리는 목적은 명확하다. 직장인이 아닌 대학생의 눈높이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홍보 방식을 탐색하고 미래 소비자들에게 일찍이 브랜드 눈도장을 찍어둔다.
빗썸의 대학생 서포터즈는 더 심오한 목적을 가지고 출범했다. 빗썸은 그간 보이지 않는 점유율 천장을 뚫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다. 각종 사은 이벤트를 진행하고 심지어 작년에는 거래수수료 무료라는 파격적인 정책도 시행했다.
이를 통해 한때 국내 가상자산 거래 점유율 1위를 달성하기도 했지만 효과는 잠깐뿐이었다. 수수료 수취를 재개한 이후 다시 업비트에게 선두 자리를 내어줬다. 거래수수료를 캐시백 해주는 멤버십 제도의 효과도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벤트 기간에는 '체리피커'들만 몰렸을 뿐 진짜 고객을 유치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뜻으로 풀이해 볼 수 있다.
답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로 귀결된다. 코인 투자자들에게 빗썸은 '올드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심지어 2021~2022년 과거 상승장에서 느린 앱 속도를 개선하지 못해 불편하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까지 얻었다.
실제로 20대 고객이 부족한 상황에 이르렀다. 가상자산 시장은 알트코인을 거래하는 20대 투자자들이 이끌고 있는데 빗썸 주요 고객 대부분은 30·40세대다. 20대 젊은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점유율 상승은 영구미제가 될 수밖에 없다.
1기 서포터즈로 참여한 20명의 대학생은 3개월간 빗썸을 사용해 보며 홍보와 서비스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솔직함이 무기인 세대인 만큼 가감 없는 쓴소리를 전달했다. UIUX 개선 필요성부터 세부 기능 추가 아이디어까지 빗썸의 단점을 외부인의 시선으로 꼬집어 제안했다.
실무를 경험하지 않은 대학생의 의견이다. 실현이 불가능한 제안이 섞여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확실하다. 빗썸이 그토록 잡고 싶어 하는 20대 투자자들의 생각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빗썸도 이를 알기에 10년 만에 대학생 서포터즈를 만들었다. 내부 경영진들 사이에서도 서포터즈 제안 일부를 빠르게 차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Z세대의 아이디어에 베테랑의 실력을 더해 성과가 나타난다면 유례없이 특별한 서포터즈로 기억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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