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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필요한 신세계그룹, 자금조달 방안 마련하나 '스타벅스 매각' 미국 본사 승인 필요, 신세계 "계열사 매각 전혀 검토 안해"

김지효 기자공개 2024-05-14 07:19:14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3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SG닷컴을 둘러싼 신세계그룹과 재무적투자자(FI)들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1조원에 이르는 SSG닷컴 투자금을 돌려줘야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신세계그룹의 자금 마련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스타벅스 지분 매각은 미국 본사의 승인이 필요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이마트의 자회사인 신세계L&B와 신세계푸드가 유력한 매각 후보로 거론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계열사 지분 매각 등 전반적인 구조조정 방안과 관련해 회계법인, IB 등으로부터 제안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세계건설의 부동산 PF 부실 우려에 이어 SSG닷컴 풋옵션과 관련한 논쟁이 이어지면서 자금 마련 필요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가장 유력하게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 후보는 스타벅스였다. 하지만 한국 스타벅스 지분 매각을 위해서는 스타벅스 미국 본사의 승인을 받아야해 사실상 매각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스타벅스 미국 본사가 현재 한국 스타벅스의 지분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품질관리, 경영 안정화 등을 이유로 지분 매각 때는 본사의 승인을 받아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쟁사를 제외하면 사실상 스타벅스 지분을 인수할 곳이 PE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스타벅스 미국 본사가 경영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는 지분 매각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세계그룹 측에서도 이마트의 유일한 캐시카우인 스타벅스를 매각 대상으로 염두에 두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마트가 지난해 스타벅스로부터 받은 배당금만 716억원에 이른다.

이마트는 현재 한국 스타벅스의 최대주주다. 2021년 말 스타벅스 본사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기존에 50%였던 지분율을 67.5%로 높였다. 2대 주주는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 나머지 지분 32.5%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에 스타벅스 지분 매각을 제안하면 3년 동안 출입금지를 각오해야한다는 말도 나온다”며 “신세계그룹에서도 스타벅스만큼은 팔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에 현재 가장 유력한 매각 후보로는 신세계L&B와 신세계푸드가 거론된다. 신세계L&B는 이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주류 유통 전문 자회사로 와인 수입유통 1위 업체다. 2008년 정용진 신세계 회장의 지시로 설립됐다. 주류 판매 전문점 와인앤모어를 중심으로 성장해 현재 매출의 70%를 와인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와인 소비 감소와 고물가 여파 등으로 와인 수요가 감소하면서 실적도 꼬꾸라졌다. 지난해 신세계L&B 매출은 1806억원으로 1년 전 2063억원 대비 1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7억2000만원으로 2022년 116억원에서 93.8% 급감했다. 이에 위스키 사업을 접는 등 사업 재편에 나섰지만 성장세가 꺾인 와인 사업을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신세계푸드는 이마트가 지분 46.87%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다. 자체 브랜드 HMR 상품을 제조 및 판매하고 있으며 외식 가맹 사업, 베이커리 사업, 단체급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식사재 유통 등에 강점을 확보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PE 타깃 매물로 거론되는 계열사 중 하나다.

이마트가 삼성생명 주식을 약 117만주(지분율 5.88%)를 들고 있는 만큼 이를 매각해서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시가 기준으로 이마트가 들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의 가치는 약 1조원 가량이다.

다만 현재 SSG닷컴 풋옵션과 관련해 FI들이 법적 분쟁에 돌입하더라도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신세계그룹이 당장 자회사 지분 매각 등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 내부에서도 지분 매각 등 구조조정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지만 오너가 이를 원하지 않아 설득에 애를 먹고 있다”며 “SSG닷컴 관련한 FI와 분쟁도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자금 마련이 급하다는 태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신세계그룹 측은 매각 시나리오와 관련해 "계열사 매각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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