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CEO 책임경영 진단]임종룡 회장, '금융 사고' 발생시 성과급 영향받는다③우리금융, CEO 비재무 성과지표 '내부통제' 추가…'횡령 사태' 재발 방지 차원
최필우 기자공개 2024-05-21 13:17:19
[편집자주]
금융 당국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대표적 저평가 종목군인 금융주에도 관심이 모인다. 금융지주는 금리 상승 수혜를 입어 수년째 역대급 순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여전히 낮다. 대규모 이자이익, 지지부진한 주가와 함께 CEO의 고연봉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한다. 금융지주 CEO는 보수에 대한 책임과 주가 부양을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을까. '책임경영'을 키워드로 금융지주 CEO 보수 산정 기준이 되는 재무적·비재무적 성적표와 주가 현황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4일 09:2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성과 평가에는 재무 지표 뿐만 아니라 비재무 성과지표도 포함된다. 임 회장이 책임지고 수행해야 할 주요 비재무 과제로 내부통제 강화가 꼽힌다. 내부통제 관련 항목이 성과지표에 새롭게 추가되면서 금융사고 발생시 성과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가 됐다.핵심역량 강화도 임 회장 재임 기간 숙제로 남아 있다. 우리금융 핵심역량 강화 대표 수단은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이다. 최근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확정하며 증권업에 재진출했고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도 뛰어든 상태다.
◇새로운 CEO 성과지표 '내부통제 체계 견고화'
우리금융 2023년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CEO와 경영진을 평가하는 비재무 성과지표는 △Biz 핵심역량 Value-up △차별적 미래성장 추진 △고객중심 디지털 플랫폼 확장 △불확실성 대응 리스크관리 강화 △내부통제 체계 견고화 △ESG부문 Top-Tier 도약 △그룹체계 Level-up 등 7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내부통제 체계 견고화는 임 회장이 취임한 이후 새롭게 추가된 항목이다. 나머지 6개 성과지표는 표현에 일부 변화가 있을 뿐 키워드를 그대로 유지했다.
내부통제 항목이 더해진 건 임 회장 취임 직전해인 2022년 발생한 횡령 사태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 직원이 약 700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내부통제 체계 미흡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은행장 선임 프로세스 정비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내부통제 보완이 임 회장의 취임 초반 과제가 됐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새로운 내부통제 체계를 도입했다. 2023년 하반기 정기 인사를 통해 본사 그룹을 담당하는 그룹준법감시담당자를 21명 배치했다. 영업본부에는 내부통제지점장 직책을 신설하고 33명을 신규 추가해 총 54명의 전담 인력을 뒀다.
인사 제도도 내부통제를 고려해 재편했다. 지점장으로 승진하기 전 준법감시, 감사, 리스크관리 등 관련 부서를 거치도록 했다. 구성원 전체의 내부통제 관련 인식을 개선하는 효과를 노렸다.
새로 도입한 내부통제 체계가 작동하지 않고 금융사고가 재발할 경우 임 회장에 대한 성과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성과지표로 추가된 내부통제 체계 견고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부통제 분야에서는 단 한번의 사고로 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만큼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금융은 오는 7월 금융권에 도입되는 책무구조도 제도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책무구조도는 내부통제 관련 임원들의 담당 업무와 책임을 명시하고 관련 금융 사고가 발생했을 때 명확한 징계를 내리는 제도다.
◇비은행 M&A에 달린 핵심역량 강화
비즈니스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비은행 계열사 M&A에서 성과를 내야한다. 임 회장은 취임 후 줄곧 증권과 보험 분야에서 M&A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달 포스증권을 인수해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하는 안을 의결하면서 증권업 재건은 물꼬를 텄다. 경쟁 금융그룹 산하 증권사와 격차를 더 빠르게 좁히려면 중형사 인수가 필요했지만 매물이 마땅치 않았다. 주어진 여견 속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도출했다는 평이다.
증권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추가적인 M&A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을 주축으로 조직과 인력을 갖추되 M&A를 통해 체급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금융도 증권사 매물이 나올 경우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사 인수도 성사시키면 임 회장은 첫 임기에 우리금융의 숙원을 잇따라 해결하게 된다. 현재 롯데손해보험 매각 주관사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실사 기회를 얻으려 하고 있다. 실사 후 가격 협상에서 이견을 좁힐 수 있으면 보험 계열사 추가가 가능할 전망이다. 실사로 확인할 수 있는 롯데손해보험 보유 자산에 대한 우리금융 측의 평가는 변수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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