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이슈어' 현대로템, 넉넉한 곳간에 공모채 '개점휴업' 만기 도래 회사채 '현금 상환' 방침…방산 호황에 현금창출력 '개선'
권순철 기자공개 2024-05-20 07:05:13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15:4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이 올해에는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방위산업 업체들이 연달아 선제적인 공모채 발행에 착수한 가운데 현대로템은 보유 현금으로 올해를 충당한다는 계획이다.방산 호황에 힘입어 캐시플로우가 개선되면서 굳이 외부 조달에 나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등과 달리 수주 확대를 위한 대규모 지출 계획도 별도로 정해지지 않아 공모채 발행을 서두를 상황은 아니다.
◇올해 공모채 '개점휴업'…6월 만기 도래 회사채 '현금 상환'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하반기에도 공모 회사채를 찍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로템 커버리지를 담당하는 증권사 IB들은 여타 현대자동차 계열사들과는 달리 현대로템의 경우 발행 니즈가 없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현대로템이 매년 공모채 시장을 찾은 정기 이슈어임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인 경우로 보여진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2010년 이후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공모채를 찍은 발행사다. 지난해 9월에도 공모채 시장에서 450억원을 조달한 바 있었다.
특히 지난해 말 크레딧 호재를 입으면서 공모채 조달 여건도 우호적인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는 2023년 11월 현대로템의 신용등급을 'A-, 긍정적'에서 'A0,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결정으로 현대로템은 등급 스플릿 상태에서 벗어나 4년 만에 'A0급, 안정적'이라는 유효 신용등급을 회복했다.
다만 올해는 별다른 움직임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만기 도래 예정이었던 9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물량도 현금으로 상환했다. 오는 6월에도 230억원 규모의 회사채의 만기가 도래한다. 이에 대해 현대로템 관계자는 "해당 물량도 보유 현금으로 상환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현대로템이 공모채 발행을 착수하지 않는 배경에는 개선된 현금창출력에 대한 자신감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말 이후 국내산 무기들에 대한 수요가 대폭 증가하면서 회사로 유입되는 현금이 늘어났다. IB 업계 관계자는 "방위산업 호황에 힘입어 회사에 현금이 많이 들어와 공모채 발행 니즈는 따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현대로템은 매출액 3조5873억, 영업이익 21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3%, 42% 증가한 수치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캐시플로우도 7341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늘어났다. 2021년에는 627억원의 현금 유출이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비약적인 개선을 이뤘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지난해 3961억원으로 2022년(5060억) 대비 약 20% 감소했지만 부채 상환에 사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로템의 장·단기 차입금 및 사채 규모는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23년 연결 기준 현대로템의 단기 차입금은 825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줄었다. 장기차입금 및 사채도 2배 가까이 감소했다.
향후 예고된 대규모 지출 소요도 정해진 바가 없어 공모채를 활용한 운영 자금 조달이 급하지 않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등이 수주 확대에 발맞춰 연달아 공모채 시장을 찾는 것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수주 확대 계획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며 "영업활동으로 획득한 현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에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대로템은 3년물 700억원, 2년물 230억원의 만기를 내년 1월과 3월 앞두고 있다. 발행 당시 표면금리는 각각 3.75%, 4.80%로 한국자산평가에 따르면 14일 기준 현대로템의 개별 민평금리는 2년물 4.171%, 3년물 4.594%다. 내년도 금리 인하가 현실화된다면 차환 이점을 노리고 복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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