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5월 17일 07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범죄도시4>는 <파묘>에 이어 올해 두 번째 1000만 영화가 됐다. 아직 팬데믹 충격을 회복하지 못한 극장산업에 반가운 일이다. "어쨌든 볼 만한 영화가 있으면 관객들이 극장에 오는 것 같다"고 얼마 전 만난 상영관 업계 관계자가 감상을 말했다.볼 만한 영화란 뭘까. 대중들은 이제 쉽게 극장을 찾지 않는다. 코로나 여파가 있을테지만 OTT 콘텐츠가 넘쳐난다는 이유도 있다. 티켓값 한 장이면 OTT 한 달 구독료를 낼 수 있으니 기준이 까다로워졌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시리즈물이나 리메이크작에 더 투자가 쏠린다.
물론 프랜차이즈 영화는 영화산업을 망친다는 고질적 비판을 받아왔다. 시리즈물이나 리메이크 대작에만 투자가 집중되는 탓에 영화 제작편수가 줄어들고 다양한 장르가 만들어질 기회를 빼앗긴다는 얘기다.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이런 지적이 얼마나 온당한지를 떠나 현실적인 관객 수요를 외면할 수 있을까. 관객 대부분은 공유되는 세계관을 통해 스토리에 몰입하고 이미 알던 캐릭터에 매력을 느낀다.
지난해 박스오피스 흥행작을 보면 국내에선 <범죄도시3>와 <노량: 죽음의 바다>, 외화로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존 윅 4>, <바비> 등이 모두 시리즈물이거나 기존 콘텐츠를 영화로 각색했다. 올해 개봉한 <웡카>와 <듄: 파트2>, <쿵푸팬더4>,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도 마찬가지다.
<파묘>의 경우 시리즈물은 아니지만 장재현 감독이 연출한 <검은 사제들>, <사바하>와 함께 '장재현 유니버스'로 묶이고 <오컬트 3부작: 장재현 각본집>도 출간된다. 또 <검은 사제들> 제작사인 영화사 집은 세계관이 같은 <검은 수녀들>을 준비 중이다.
게다가 이제는 영화뿐 아니라 게임, 드라마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업계 전반이 속편과 스핀오프, 크로스오버에 크게 기대고 있다. 해리포터는 TV 시리즈로도 제작될 예정이고 국내에서도 웹툰을 각색한 드라마, 게임 기반 애니메이션이 쏟아진다.
추세가 이러니만큼 장르 편향성이나 다양성 부재에 대한 우려를 편협하다고 일별하긴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장에서 프랜차이즈, 리메이크의 득세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다.
얼마 전엔 <범죄도시4>에 대해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혼자 지나치게 많은 상영관을 차지해서 다른 영화는 개봉할 엄두를 못낸다는 불만이지만 이상주의적이라는 반박이 만만치 않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배급사들부터가 범죄도시 프랜차이즈같은 흥행작과 극장에 같이 걸리길 꺼려서 개봉시기를 피해간다"며 "영화관 입장에서도 흥행이 예상되는 작품에 스크린을 더 많이 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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