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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 책준사업 리포트]신한자산신탁, '사업장 126곳 중 13곳' 리스크 현실화①약정 미이행 사업지 PF 잔액 4029억, 고정이하 여신 75% 육박

이재빈 기자공개 2024-05-27 07:43:55

[편집자주]

부동산신탁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제공한 책임준공 약정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공사비 인상 여파로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못하는 시공사가 늘면서 대신 의무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끝내 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해 대주단과 손해배상을 두고 법적다툼을 벌이는 사례도 나온다. 더벨은 국내 시행법인들의 감사보고서 속에서 부동산신탁사가 책임준공 약정을 명시한 사업장을 조사해봤다. 2023년말 책임준공 약정 사업장들의 전체 대출잔액 1조원 이상인 부동산신탁사가 대상이다. 이를 통해 각사별 책준형 사업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2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자산신탁이 책임준공을 약정한 규모는 국내 부동산 신탁사 중 최대 수준이다. 126개 사업장에 책임준공을 약정했고 이들 사업장에 실행된 PF 대출잔액은 5조원을 상회한다. 절반 이상의 사업장은 시공사가 책임준공 약정을 이행하지 못 했다. 신한자산신탁의 약정 기한이 도과한 사업지도 13곳에 달한다.

신탁계정대 투입 규모는 3000억원을 돌파했다. 1000억원 이상이 1분기에 투입됐다. 전체 여신 중 부실채권 비중은 75%에 육박하고 있다. 신한자산신탁은 신탁계정대 회수와 공정률 관리에 역량을 집중해 책임준공 약정 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책준 현장 126곳에 대출금 5조4631억, 업계 최대 규모

신한자산신탁이 책임준공을 약정한 사업지는 1분기 말 기준 총 126건이다. 시공을 맡은 건설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신한자산신탁이 대신 공사를 마무리지어야 하는 구조다. 신한자산신탁이 약정을 이행하지 않으면 금융기관 등 대주단에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신한자산신탁은 책임준공의무를 이행을 위해 현재 계정대 투입하고 있다. 자금 투입을 통해 공정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신한자산신탁은 2022년 이후 책임준공 약정건수를 줄여나가는 중이다. 2021년 122건이었던 약정 사업장 수는 2022년 154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어 지난해 말 21건 감소한 133건으로 축소됐고 1분기에는 7건이 추가로 줄었다.

다만 책준 사업장에 제공된 PF 대출잔액은 여전히 정점 수준이다. 2021년 4조3449억원에서 2022년 5조1949억원, 2023년 5조5676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대출잔액은 5조4631억원이다.

사업장에 제공된 PF 대출잔액은 책임준공약정 미이행 시 신한자산신탁이 지급해야 하는 손해배상금 산정의 기준이 된다. 통상 책임준공 확약을 제공할 때 손해배상 범위로 대출원리금 및 연체이자 대한 손실을 기준으로 한다는 조항이 삽입되기 때문이다.

신한자산신탁은 다만 "대형 법무법인에서는 신탁사가 부담해야 할 실제 손해배상액은 책임 준공 지연에 따른 연체이자 정도로 보고 있다"며 "실제 손해배상액의 범위는 소송을 통해 다퉈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시공사가 책임준공 약정을 이행하지 못 한 사업장은 69곳으로 확인됐다. 56건이었던 지난해 말 대비 13곳 늘었다. 절반 이상의 사업장에서 시공사 책임준공 의무가 이행되지 않은 셈이다. 이들 사업장에 제공된 PF 대출잔액은 1조9242억원으로 나타났다.

약정이 이행되지 않음에 따라 시공을 맡은 건설사들은 PF 채무를 인수하거나 신한자산신탁의 추가 자금을 받아 공사를 완료해야 한다. 다만 채무인수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신탁사 책임준공확약은 상대적으로 재무지표 등이 열악해 추가 신용보강을 필요로 하는 시공사가 참여하는 사업장에 제공되는 약정이기 때문이다.

시공사의 책임준공 약정 미이행 및 채무인수 불발에 따른 신탁사의 손해배상 책임 발생도 현실화되고 있다. 신한자산신탁 책임준공 약정 사업지 중 신탁사의 약정 기한이 도과한 사업지는 13곳에 달한다. 약정에 따라 신한자산신탁은 이들 사업장에 제공된 PF 대출잔액은 4029억원 및 연체이자에 대한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탁사 책임준공 기한이 도과된 사업장 중 인천 원창동 물류창고 사업장은 법적 분쟁이 진행되고 있다. 대주단이 신한자산신탁에 대출원리금 및 연체이자를 배상할 것을 요구했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소송이 제기된 상태다. 소송가액은 PF대출 원금에 해당하는 575억원이다. 신탁사 책임준공 기한이 도과된 다른 사업장에서 추가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소송 증가가 현실화될 경우 신한자산신탁이 기보유하고 있는 현금 유동성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 1분기 말 신한자산신탁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59억원이다. 1895억원이었던 전 분기 대비로는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책준기한 도과 사업장에 제공된 PF 대출잔액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1분기에만 신탁계정대 1000억 늘어…회수 전담조직 출범

시공사가 책임준공 약정을 이행하지 못 하는 사업장이 증가하면서 신한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도 증가하는 추세다. 신탁계정대는 공사 진행을 위해 신탁사 고유자금을 투입할 때 발생하는 항목이다.

2021년 180억원에 불과했던 신탁계정대는 2022년 575억원, 2023년 2095억원으로 급증하고 있다. 1분기 말 신탁계정대는 3111억원으로 나타났다. 3개월 새 1000억원 이상의 신탁사 자금이 사업장 및 시공사에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입된 셈이다.

문제는 신탁계정대의 회수 가능성이다. 추가 공사비를 필요로 한다는 것 자체가 분양대금 등을 통한 자금 유입이 원활하지 않거나 공사비 급증으로 인해 기존 대비 수익성이 악화된 사업장이라는 의미다. 결국 신탁계정대 투입은 사업성이 떨어지는 부동산 개발사업에 최후순위로 대출을 제공하는 구조다.

신한자산신탁 여신은 이미 대부분이 연체되고 있다. 2021년 85.37%에서 2022년 23.07%로 개선됐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2023년 64.66%, 2024년 1분기 74.91%로 상승세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 지난 부실자산이 여신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사실상 전체 대출채권에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부실채권(NPL)의 비중을 의미한다. 반면 1분기 말 기준으로 신한자산신탁이 고정이하 자산에 설정한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24%에 그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한자산신탁은 현재 신탁계정대 회수 전담부서인 자산관리본부와 중점관리사업을 집중 관리하는 사업추진팀 등을 신설해 책임준공 약정 사업지를 집중 관리하고 있다. 또 신탁계정대 투입에 앞서 사업장 정상화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공사가 어려워진 경우 시공사 교체 등을 통해 정상화를 지원하는 중이다.

사업장들에 대한 사전 예방적인 리스크 관리도 수행되고 있다. 사업장 등급관리를 비롯해 사업비 한도 및 자금 관리 강화, 시공사 점검 및 관리 프로세스 강화, 사업진행 모니터링 등을 추진하는 중이다. 시공사에 대해서는 공정률 및 기성 관리, 공기지연 사업장 현장점검 등을 통해 공정률을 관리하고 있다.

지주 지원을 통한 유동성 확보 작업도 진행하는 중이다. 신한자산신탁은 지난 3월 신한금융지주로부터 1000억원을 차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또 5월 중으로 1000억원을 추가 조달해 유동성 확보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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