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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자산신탁, 지주 차입으로 유동성 확보 나선다 지원규모 2000억 수준, 현금성자산 '업계 1위' 지위 확고

이재빈 기자공개 2024-02-28 07:46:35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7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자산신탁이 지주로부터 유동성을 지원받는다. 부동산 관련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단기 대응에 초점을 맞춘 만큼 지원 형태는 차입으로 가닥이 잡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신탁은 지주로부터 유동성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지주와 협의는 이미 마친 상황으로 이사회 결의와 공시 등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지원 규모는 약 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지주의 우리자산신탁 지원액인 2100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다만 우리금융지주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본금을 수혈했다는 것과 달리 신한금융지주는 대출 형태로 유동성을 공급한다. 신한자산신탁의 자금수요 전망을 고려했을 때 단기자금만 있으면 충분히 대응할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유동성 지원을 위한 밑작업을 마쳤다. 앞서 지난 26일 총 21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트렌치는 1년물 500억원, 3년물 800억원, 5년물 80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500억원을 자회사 자금지원에 투입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지만 신한금융지주는 재무 안정성을 바탕으로 그룹사를 지원하고 있다"며 "신한자산신탁에 대한 지원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가 없지만 시장 상황 및 신한자산신탁의 현황 등을 고려해 필요시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유동성 확보는 금융당국의 주문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일 14개 부동산신탁사 CEO들을 소집해 보수적인 자산 재평가와 충당금 설정, 유동성 확보 등을 주문했다. 경기가 침체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부실이 신탁사에 전이될 수 있으니 사전에 대비할 것을 당부한 셈이다.

부실 전이 우려의 배경에는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과 차입형 토지신탁이 자리한다. 책준형은 공사비 부족과 시공사 부도 등으로 인해 공사 진행이 어려워질 경우 신탁사가 자체자금을 투입해 준공해야 하는 신탁이다. 차입형은 신탁사가 자금조달을 책임지는 구조다.

건설부동산 호황기에는 신탁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작용했지만 침체기를 맞은 상황에서는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전락했다. 신탁사가 준공을 위해 투입한 자금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탁계정대 급증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14개 신탁사의 신탁계정대 규모는 2022년말 2조5831억원에서 지난해말 4조8551억원으로 87.96% 급증했다.

신한자산신탁은 업계 평균 대비 신탁계정대 증가폭이 높은 수준이다. 2022년 575억원에서 지난해말 2095억원으로 3.64배 늘어났다. 구성은 차입형과 책준형이 각각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관리형 토지신탁 수탁고는 14조6094억원에서 14조3370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신규수주가 아닌 기수주 사업장의 자금수요 증가가 신탁계정대 증가를 야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차입형 토지신탁 관련 신탁계정대는 수탁고가 4133억원에서 6349억원으로 증가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증가한 결과다.

다행히 신한자산신탁이 유동성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수준이다. 이미 부동산신탁사 중 가장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주의 추가 지원도 준비돼 있어서다.

지난해말 기준 신한자산신탁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1895억원으로 14개 부동산신탁사 중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우리자산신탁(1719억원)보다 더 많은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유동성 지원이 차입 형태로 제공되는 만큼 재무건전성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말 기준 신한자산신탁의 부채비율은 22.6%로 한국자산신탁(21.5%)에 이어 두번째로 낮았다. 자기자본비율은 81.5%, 영업용순자본비율은 927%로 각각 5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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