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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세컨더리 명가' 신한벤처투자, 청산 예정 펀드 타깃"현종윤 상무 "회수 활성화, 선순환 출자고리 조성"…단독·패키지딜 고려, 신주·구주 투자 병행

이영아 기자공개 2024-05-24 09:12:5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1일 10: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벤처캐피탈(VC) 최초 세컨더리펀드를 비롯해 출자자(LP) 지분 유동화, 하이브리드 펀드 등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신규 결성 펀드는 그동안 축적해 온 노하우와 전문성을 모두 녹일 예정이다. 청산 예정 펀드를 집중 타깃해 '선순환 출자고리'를 만들고 싶다."

현종윤 신한벤처투자 상무(사진)는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신한벤처투자 본사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 상무는 신한벤처투자가 지난달 새롭게 결성한 세컨더리펀드 '마켓프론티어투자조합3호'(1000억원)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았다.

신한벤처투자는 전통의 세컨더리 강자로 불린다. 한발 앞선 선구안으로 세컨더리 시장을 주도했다. 지난 2002년 국내 VC 중 최초로 세컨더리펀드를 결성했다. 이후 구주 인수만 아니라 LP 지분 유동화, 신주와 구주 동시 투자(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방식의 세컨더리펀드를 선도적으로 운용했다. 한발 앞선 도전은 업계 귀감이 됐다.

VC 업계 '세컨더리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선구자' 신한벤처투자의 신규 펀드 결성 소식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하우스는 △청산 예정 펀드 타깃 단독·패키지딜 △구주와 신주 투자 병행(하이브리드) △우량 기업(프리IPO) 딜소싱 등 여러 전략을 구상 중이다.

◇세컨더리 시장 선구자, 5번째 도전장

현 상무는 회계사 출신 '베테랑' 심사역이다.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를 졸업한 뒤 삼일회계법인에서 일하며 벤처투자 시장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고 한다. 2009년 공개채용을 거쳐 신한벤처투자(옛 네오플럭스)에 합류했다. 벤처캐피탈리스트 전업 이후, 회계사 경력을 살려 세컨더리펀드 운용에 두루 참여하게 된다.

세컨더리펀드는 VC나 사모펀드(PEF) 운용사, 자산운용사가 기존에 투자한 포트폴리오를 다시 인수하는 펀드를 뜻한다. 회사의 구주뿐만 아니라 펀드에 출자한 LP의 지분을 사오기도 한다. 일종의 '중간 회수' 개념이다.

신한벤처투자는 세컨더리펀드 명가로 불린다. △프리코스닥유동화펀드(500억원) △네오플럭스마켓프론티어세컨더리펀드(760억원) △마켓프론티어투자조합2호(1000억원) △신한벤처투모로우투자조합 2호(303억원) 등을 차례로 결성했다. 마켓프론티어투자조합3호(1000억원)는 다섯번째 세컨더리펀드다.

지난달 결성을 완료한 마켓프론티어투자조합3호는 모태펀드가 200억원을, 산업은행이 300억원을 출자했다. 500억원은 그룹사를 비롯한 민간 LP 자본금과 운용사 출자금(GP커밋)으로 충당했다. 신한은행, JB우리캐피탈, 대웅제약, 신한신탁 등이 참여했다.

현 상무는 "2002년 VC 최초 세컨더리펀드 결성 이후 꾸준히 세컨더리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면서 "과거 세컨더리펀드 관련 출자사업이 없을 정도로 활성화가 안됐기에 시장의 흐름을 선도적으로 분석하고 수요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신한벤처투자의 세컨더리펀드는 늘상 '최초의 도전'이었다. 국내 VC 1호 세컨더리펀드 결성에 이어 LP 지분 유동화, 신주와 구주 동시투자(하이브리드), 프리IPO 타깃 펀드를 선도적으로 조성하며 업계 기준이 됐다. 때문에 신규 세컨더리펀드를 구상할 때도 고민이 적잖았다. 시장 상황을 분석하던 중 모험자본 회수 시장이 침체된 점에 주목했다.

지난 2022년 이후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시장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회수 방안이 마땅치 않은 펀드의 입장에선 포트폴리오 기업의 지분을 매각해 엑시트할 수 있어 좋고, 세컨더리펀드 입장에선 투자 기업의 지분을 할인가에 매입할 수 있어 위험부담이 적다. 만기 기간도 짧아 단기간에 높은 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지배적 평가다.

현 상무는 "지난해 하반기 만기가 도래한 펀드규모가 5조원 정도였는데, 최근 8조원까지 불어났다"면서 "1년 이상 (청산) 적체가 지속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실적 좋은 벤처펀드가 여럿 탄생했는데 제때 청산되지 못하고 있다"며 "세컨더리펀드를 통해 회수를 돕고 재출자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청산 예정 펀드 타깃, 노하우 발휘

최근 VC 업계에서 세컨더리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1호 펀드 운용사 신한벤처투자의 활약에 업계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까지 역대 1개뿐이던 1000억대 세컨더리펀드가 올해만 3개 탄생했다. 신한벤처투자와 IMM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가 주인공이다.

신한벤처투자는 4개 펀드 운용을 통한 노하우와 전문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신규 결성한 마켓프론티어투자조합3호 운용 전략은 크게 세 가지다. △청산 예정 펀드 타깃 단독·패키지딜 △구주와 신주 투자 병행(하이브리드) △우량 기업(프리IPO) 딜소싱 등이다.


첫 번째 전략은 청산 예정 펀드를 집중 공략하는 것이다. 현 상무는 "단독 및 패키지딜을 통해 청산을 돕는 방식"이라며 "매력적인 가격으로 구주를 사들일 수 있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패키지딜은 개별 포트폴리오 구주를 따로따로 매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펀드에 담긴 포트폴리오들을 묶어서 인수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 전략은 하이브리드(신주, 구주 투자 병행)이다. 현 상무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지닌 기업은 기존 투자자의 엑시트 수요와 신규 투자 수요가 맞물리기 마련"이라며 "신주 물량과 구주 물량을 같이 소화하게 되면 사후관리 및 정보접근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마지막 전략은 프리IPO를 비롯해 회수가 임박한 딜 소싱에 집중하는 것이다. 현 상무는 "회수 기간이 짧으나 현재 시장 트렌드에 맞는 분야를 집중 타깃 할 것"이라며 "딥테크, 플랫폼, 세컨더리를 비롯해 각자 영역에서 전문성이 있는 핵심운용인력이 대거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딜을 소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VC 1부문과 2부문 인력이 총출동해 펀드 운용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자는 취지다. 대펀을 맡은 현 상무(VC 2부문) 외에도 조재호 상무(VC 1부문), 최성일 상무(VC 2부문), 정순열 팀장(VC 1부문)이 핵심운용인역으로 참여한다.

누적된 성공사례 덕분에 자신감도 붙은 상태다. 과거 세컨더리펀드를 활용해 직방과 라온텍에 패키지로 투자했다. 당시 직방 몸값은 3000억원 수준이었고, 라온텍은 두각을 나타내던 포트폴리오가 아니었다. 꾸준한 사후관리 이후 직방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에 등극했고, 라온텍은 기술특례상장으로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신한벤처투자는 라온텍 회수를 통해 멀티플(투자원금대비회수) 7배를 기록했다.

에이스토리는 하이브리드 투자의 대표적 사례다. 에이스토리는 '킹덤', '이상한나라의우영우'를 제작한 유명 콘텐츠 제작사이다. '킹덤'이 제작되기 전, 신한벤처투자는 구주와 신주를 합해 2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에이스토리는 히트 작품을 속속 내놓았고 승승장구하며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신한벤처투자는 5배 멀티플을 기록했다.

시장 수요 또한 충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 상무는 "과거엔 세컨더리펀드 시장 '개척자'라는 마음이 컸는데 최근엔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며 "기결성된 세컨더리펀드 규모 이상으로 수요가 클 것으로 보고, 많은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내부 수익률(IRR) 15%, 멀티플 2배 이상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 수익률은 신한벤처투자 모든 펀드에 적용되는 목표이지만, 이를 훨씬 뛰어넘겠다는 각오다. 현 상무는 "현재 멀티 클로징은 계획이 없다"면서 "마켓프론티어투자조합3호 투자금 소진이 70~80% 이뤄지면 신규 세컨더리펀드 결성에 다시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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