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자사주 점검]GST, 5년간 임직원 스톡옵션 지급용 '일관'배당·액침냉각기술 덕에 주가 우상향
서하나 기자공개 2024-05-23 10:40:12
[편집자주]
'자사주'는 양날의 검같은 존재다. 기업 입장에서 소각 전까지 든든한 재원이자 경영권 방어의 수단이 될 수 있다. 반면 투자자 입장에선 언제든 시장에 풀릴 수 있어 경계의 대상이다. 지배주주의 사적 이득을 위한 수단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추진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자사주를 쥐고 있는 기업 입장에선 판단을 내려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더벨이 코스닥 기업의 자사주 활용 백태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2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이하 GST)는 자사주를 임직원 대상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지급용으로 수년간 썼다. 애초부터 임직원 성과 보상 수단으로 자사주를 취득해왔다는 입장이다. 주가 부양을 위해선 배당 정책을 활용해 주주들에 보답하고 있다고 밝혔다.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T는 최근 11만5000주의 자사주를 임직원들 상여금 목적으로 지급했다. 처분 목적은 임직원들의 주식매수권 행사에 따른 지급이며 1주당 처분가는 2만1724원이었다. 금액으론 25억원 상당이다.
GST는 최근 5년간 자사주를 매집하고 스톡옵션을 지급해왔다. 2019년 장내 직접 취득 방식으로 약 25만주를, 신탁계약에 따른 방식으로 약 17만주를 사들여 총 42만3500주의 자사주를 모았다. 이듬해 10만주를 임직원 성과 보상 수단(주식매수선택권)으로 지출했지만 추가로 16만주를 사들이면서 2020년 말 자사주 보유량은 48만주로 오히려 늘었다.
2021년 말엔 역대 가장 많은 물량인 50만주의 자사주를 보유했다. 그 해 8만주의 자사주를 스톡옵션으로 지급했다. 10만주의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한 결과였다. 2022년엔 추가로 자사주를 매입한 내역이 없었지만 약 11만6000주가 임직원의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라 빠져나갔다. 2023년 말엔 약 30만주의 자사주를 보유했는데 가장 최근엔 스톡옵션 행사 등으로 보유 중인 자사주 물량이 7만주까지 내려간 것으로 파악된다.
GST는 2001년 10월 설립돼 2006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주력 사업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 등에서 사용된 뒤 배출되는 유해가스를 정화하는 '가스 정화 장비(스크러버, Scrubber)'와 안정적인 온도 유지를 제공해 공정 효율을 개선하는 '온도 조절 장비(칠러, Chiller)' 제조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스크러버 매출 비중이 약 58.5%를 차지했고 나머지 16.6%를 칠러 장비에서 거뒀다. 나머지 용역, 기타 사업 등에서 23% 정도의 매출을 냈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최근 실적은 다소 주춤했다. 2022년 3128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792억원으로 약 10% 이상 줄었고 영업이익은 569억원에서 425억원으로 약 25%, 순이익은 476억원에서 369억원으로 약 22% 감소했다.
그럼에도 주가는 최근 1년간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2022년 말 개발에 착수한 액침냉각 시스템 개발을 최근 마무리하면서 투심을 달궜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31일 2만100원이었던 주가는 올해 3월 18일 52주 최고가인 6만1500원을 찍은 뒤 최근엔 4만원 초반대를 달리고 있다. 시총 규모는 전일 주가인 4만1350원 기준 약 3913억원 정도다.
GST는 최근 서버를 전기가 흐르지 않는 액체에 담가 열을 식히는 액침냉각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1상형 시제품보다 고도화된 기술이 요구되는 2상형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발하며 주목을 받았다. 최근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이 성장하면서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액침냉각 시스템 수요가 커지고있다.
주가 상승 배경엔 GST의 적극적인 배당 정책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GST는 자사주 소각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감소에도 직전연도 300원보다 오히려 늘어난 1주당 50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성향도 5.77%에서 12.63%까지 증가했다.
GST 관계자는 "스톡옵션을 임직원 성과 보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고 지급 방식을 자기주식 교부형으로 하다보니 자사주를 계속 쓰고 있다"며 "현재 남은 자사주는 7만주 정도인데 이 역시 임직원들에 스톡옵션으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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