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5월 24일 0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가켐바이오, 알테오젠 그리고 오름테라퓨틱. 모두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 빅딜을 따낸 국내 바이오텍이다. 또 다른 공통점은 탄생지가 대전이라는 점이다. 하나의 지역이 성과를 내는 바이오텍 한 곳을 배출하기도 어려운데 내로라하는 바이오텍이 전부 대전에 모여 있다. 대전에 입주한 상장 바이오 기업만 25곳이 넘는다.이런 경쟁력은 어디서 나올까. 대전 지역에는 도드라지는 특징이 있다. 크고 작은 '모임'이 많다. 2000년대 초 바이오텍 창업을 주도한 LG화학 출신 LG사단, 2015년 정식 출범해 대전 바이오텍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바이오헬스케어협회, 거대 지식 교류의 장이 된 혁신신약살롱, 바이오텍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모인 대전 바이오 CFO 모임 등 다양한 커뮤니티가 존재한다.
실제 대전에 가보니 만남이 갖는 무게감이 더욱 와닿았다. '뭉쳐야 산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신약개발은 기적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분야다. 풀릴지 안 풀릴지 아무도 모르는 난제를 풀고 있으니 다 같이 머리를 맞대 해결해 보자는 마인드가 전반에 깔려 있다는 설명이다. 각 사 경영진은 신약개발에 필요한 기술은 서로 연결돼 있는 만큼 상대방이 성공해야 나도 잘될 수 있다고도 입을 모았다.
그래서인지 서로가 서로를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다. 작은 성공에 축하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기술에 대한 스터디, 선후배 간 노하우 공유도 활발하다. 실패 사례나 연봉, 내규 등 매우 민감한 대외비 사항까지도 거리낌 없이 주고받는다. 바이오 투자 혹한기 속 후배 바이오텍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선배 바이오텍이 힘을 합해 투자 펀드를 조성한 것도 인상 깊다.
우리는 종종 살아남기 위해선 상대를 이겨야 한다는 편견에 갇혀 산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자산이 기업가치를 결정짓는 제약바이오 업종에선 기술유출 관련 소송이 매우 잦다. 경쟁자 이미지를 추락시키기 위해 언론을 통한 여론전도 서슴지 않는다.
여기에 대전과 타지역 간 차이점이 있다. 대전 바이오텍들은 신약개발을 나는 성공하고 저 사람은 실패해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공생이 갈등보다 유리한 생존 전략이라는 점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 같은 철학은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고무적인 건 협력 분위기가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판교, 오송, 문정 등 전국 각지에서 바이오 클러스터가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바이오 업계의 네트워킹 기회가 늘고 있다. 좁은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무대로 나아가려는 국내 바이오텍들이 '함께'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시작한 셈이다. 업계의 수많은 만남이 신약개발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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