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대신증권, SK리츠 공모채 '첫 참여'…외부 영입 덕봤다한국증권 출신 이현규 부부문장 주도…'대표주관' 이어질지 주목
이정완 기자공개 2024-05-28 07:37:29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4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기업금융) 비즈니스 확대를 노리는 대신증권이 외부 전문가 영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해 초 한국투자증권 출신 이현규 전 IB2본부장을 IB부문 부부문장으로 영입해 커버리지 역량 강화를 꾀했는데 이 덕에 그동안 접점이 없던 SK리츠의 공모채 발행에 처음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SK리츠는 한국투자증권 시절 이현규 부부문장(전무)과 쌓았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대신증권에 인수 기회를 제공했다. 대신증권은 앞으로도 상장리츠 유상증자와 공모채 조달 파트너 자리를 노릴 계획이다.
◇한국증권 시절 유상증자·공모채 지속 주관 ‘인연’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리츠는 지난 22일 24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마무리했다. 당초 1200억원 모집을 계획했는데 수요예측에서 7배 넘는 주문이 몰려 2배 증액을 결정했다. 올해 2월에도 990억원 어치 공모채를 발행한 적이 있는 SK리츠는 3개월 만에 DCM(부채자본시장)에 돌아와 흥행 성과를 거뒀다.
SK리츠의 ECM·DCM 조달 파트너를 살펴보면 익숙한 이름을 중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21년 9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때 대표주관사로서 IPO(기업공개)를 이끌었던 한국투자증권은 상장 후 유상증자와 공모채 발행 때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주관사로 함께 했다. 삼성증권도 마찬가지다. 2022년 공모채 발행과 지난해 유상증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딜에 참여했다.
하지만 이번 회사채 발행에선 새로운 이름이 나타났다. 대신증권이 처음으로 인수회사로 참여했다. 총 50억원을 인수해 소규모이긴 하지만 첫 수임이란 점이 의미가 있다.
대신증권이 공모채 인수를 따낼 수 있던 배경에는 이현규 대신증권 부부문장과 SK리츠 간 인연이 거론된다. 한국투자증권에서 IB2본부장을 맡던 시절 ECM과 DCM을 가리지 않고 조달 솔루션을 제시해왔다. SK리츠의 유상증자와 공모채 발행도 그가 담당했다.
30여년 동안 한국투자증권에 몸담았던 이 부부문장은 지난달 1일 대신증권에 첫 출근했다. 박성준 IB부문장(전무)과 기업금융1·2담당 사이에서 커버리지 업무를 총괄하는 게 그의 역할이다. 특히 대기업 커버리지 확대가 주요 임무였다.
IB업계 관계자는 "이현규 부부문장이 지금까지 SK리츠 조달에 기여한 바가 커 대신증권으로 이직한 후에도 일부 인수물량을 맡겼다"고 설명했다.
◇상장리츠 조달 수요 꾸준…커버리지 영역 확대 타깃
인수회사로 참여한 만큼 다음 과제는 대표주관이다. 부동산 자산 편입과 리파이낸싱을 위해 조달 수요가 꾸준한 상장리츠는 커버리지 분야에서 늘 주목하는 발행사다. 지금은 부동산 경기에 대한 우려로 대부분의 상장리츠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어 유상증자는 어렵지만 SK리츠는 연이어 공모채를 선택해 차환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대신증권 외에도 인수회사로 참여하거나 난도 높은 딜을 주관해 SK리츠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려는 증권사가 많다. KB증권은 지난해 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인수회사로 처음으로 동참했는데 이번 공모채 발행 때도 인수회사로 함께 했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유상증자에서 처음으로 대표주관사를 맡아 올해 초 공모채 발행에서 대표주관사 지위를 이어갈 수 있었다.
대신증권은 SK리츠 인수를 계기로 상장리츠 커버리지 확대에 나설 전략이다. 이 부부문장은 2019년 롯데리츠 상장 주관을 시작으로 ESR켄달스퀘어리츠, NH올원리츠, 신한서부티엔디리츠 등의 주관을 이끈 경험이 있다. 이후 이들 리츠의 유상증자도 책임졌다.
이번 공모채 발행 참여에서 드러나듯 대신증권은 일반 회사채(SB) 분야에서 달라진 인수실적을 보이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1조1500억원의 회사채를 인수해 전체 증권사 중 인수실적 11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도 크게 늘어난 수치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1년 동안 9986억원의 회사채를 인수해 14위에 자리했다. 이미 5개월 만에 지난해 인수액을 뛰어넘은 셈이다. 상장리츠를 비롯 대기업 커버리지 강화로 올해는 인수 순위 10위권에 진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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