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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화학사는 지금]적자폭 커진 SH에너지화학, 재무건전성 양호한 이유①영업손실에도 FCF '흑자전환'…부채비율 35% '재무 청신호'

박완준 기자공개 2024-05-29 08:04:54

[편집자주]

근래 '위기'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따라붙는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 석유화학이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제 성장 부진, 중국발 공급 과잉, 원가 부담 상승 등으로 대기업마저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단순 사이클에 따른 불황이 아닌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환경에 놓인 중견화학사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중견화학사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7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1분기 SH에너지화학의 적자 폭이 더 커졌다. 지난해 건설업의 불확실성 탓에 주력인 합성수지부문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이유다. 특히 지난해 적자전환 이후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부가 사업으로 낙점한 셰일가스 개발과 금융투자부문도 수년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실정이다.

◇1분기 영업손실 확대…건설업 부진에 수익성↓

올 1분기 SH에너지화학은 매출 285억원, 영업손실 3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0.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2% 줄어들었다. 당기순손실은 1분기 22억원을 기록해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SH에너지화학은 건축단열재·포장완충재로 사용되는 EPS(Expanded Polystyrene) 레진과 화장품 원료 등으로 쓰이는 Nylon-12 Fine Powder 등 합성수지 생산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올 1분기 총매출 가운데 합성수지 등 제조부문에서 99.9%가 창출됐다

SH에너지화학은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며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악화됐다. 공사비 상승에 따른 원가 비용 증가와 미분양 발생 등의 이유로 주요 건설사들의 현금흐름 적자 폭이 늘어나는 등 건설업 전반을 덮친 불황이 EPS 레진 등 원자재 시장까지 번진 탓이다.

수익 다각화를 위해 진출한 셰일가스 개발 사업도 부진을 거듭했다. 앞서 SH에너지화학은 2009년 미국 내 자회사 SH에너지를 신설해 미국 셰일가스 기업인 SEECO와 함께 셰일가스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SH에너지는 SEECO가 보유한 광산권의 일부와 개발 비용 등을 제공하고 가스정 개발로 얻는 수익을 영구적으로 받는다는 운영계약서를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SH에너지는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SH에너지는 사업 진출 9년 만인 2017년 처음으로 순이익 450만원을 거둔 뒤 2019~2022년까지 총 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순이익 6억8000만원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지난해 총매출 1340억원의 0.5% 수준으로 수익성 향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금융투자부문 실적도 부진했다. SH에너지화학은 2017년 금융투자로 영업이익 984억원을 기록하는 등 견조한 실적을 거뒀지만, 2018년 적자로 전환해 2020년까지 총 21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속된 부진에 2020년 사업목적을 투자 및 경영컨설팅 등으로 변경했지만, 2021년 매출 9억원, 2022년 7억원, 지난해 4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낮은 부채비율 장점…줄어든 재고에 잉여현금↑

특이한 점은 부진한 실적에도 재무건전성은 양호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적자전환에도 불구하고 재고자산이 많이 감소해 잉여현금흐름(FCF)은 흑자로 돌아섰다. 늘어난 현금에 차입금의존도 부채비율은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


올 1분기 연결 기준 SH에너지화학의 총차입금은 14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52억원)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세부적으로 단기차입금은 35억원으로 유지했으며, 장기차입금 및 부채 4억원을 상환했다. 재무활동현금흐름도 지난해 -21억원으로 순유출 전환된 이후 1분기도 -8200만원을 기록해 신규 차입보다는 차입금 상환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줄어든 차입금에도 1분기 자산총계가 전년 동기(1225억원)보다 낮은 1161억원을 기록해 차입금의존도는 0.2% 상승한 12.8%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차입금의존도가 30% 미만일 때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뜻이다.

부채비율도 꽤나 안정적이다. 올 1분기 SH에너지화학의 부채총계는 305억원으로, 전년 동기(317억원)보다 낮아졌다. 부채비율은 줄어든 자산총계 탓에 35%에서 35.6%로 소폭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총자본 대비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보통 부채비율이 100% 이하면 기업의 재무 상태가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실적 부진에도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양호한 흐름을 유지한 배경에는 흑자로 돌아선 FCF가 꼽힌다. SH에너지화학은 지난해 FCF 26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에도 FCF는 59억원으로 집계됐다.

SH에너지화학의 FCF가 상승한 것은 재고자산을 줄였기 때문이다. 재고자산은 기업이 판매를 위해 쌓아두는 제품 또는 상품 등으로, 판매 후 대금을 받기 전까지는 현금이 묶인다. SH에너지화학의 재고자산은 2022년 94억원 증가했지만, 지난해는 10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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