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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치마켓 프론티어 유니콘 CVC]"무신사파트너스, 패션 넘어 뷰티·F&B 투자 확대"③ 김채현 대표 "포트폴리오 비중 '5대 5' 맞출 것"…VC 입문 9년차, 1989년생 '젊은 피'

이영아 기자공개 2024-05-30 07:55:58

[편집자주]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선배 창업가가 후배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한 데서 시작된 문화다. 이 문화가 실리콘밸리에만 있는 건 아니다. 국내에선 기업형벤처캐피탈(CVC) 형태로 자리를 잡고 있다. 유니콘으로 성장한 스타트업이 CVC를 설립해 직접 투자를 집행하며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기꺼이 나서고 있다. 특히 모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투자 섹터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여느 CVC와 차별화 포인트가 드러난다. CVC를 통해 투자한 기업들은 모회사 성장에도 도움을 주며 '윈윈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더벨은 국내 주요 유니콘 기업의 CVC 활용 전략을 집중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7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중요한 목표는 투자 카테고리 및 밸류체인(가치사슬) 확장이다. 뷰티, 식음료(F&B), 라이프스타일 등을 관심 섹터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패션과 비패션 포트폴리오 비중이 85대 15 정도였다면, 점진적으로 50대 50으로 맞추는 것이 목표다."

김채현 무신사파트너스 대표(사진)는 이달 초 서울 성동구 성수동 무신사스튜디오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2018년 설립된 무신사파트너스는 패션 산업 모험자본을 자처하며 빠르게 덩치를 불렸다. 아모레퍼시픽, F&F, 코오롱, 한세, 팬코 등 민간 출자자(LP) 중심 펀드레이징을 통해 운용자산(AUM)을 1400억원까지 불렸다.

그동안 무신사파트너스의 주요 투자 섹터는 패션이었다. 커버낫, 디스이스네버댓, 마르디메르크디를 비롯한 굵직한 '스타 브랜드'를 발굴했다. 앞으로는 뷰티, F&B, 라이프스타일로 투자 보폭을 키울 예정이다. 무신사가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영향력이 커지자 투자 섹터 확장의 필요성도 증대했다.

◇베테랑 벤처캐피탈리스트, 신임 대표로 선임

1989년생 김 대표는 지난달 무신사파트너스의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무신사는 국내외 투자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다수의 패션 브랜드 및 유망 스타트업 투자와 육성에 힘써온 김 대표를 승진 발탁했다. 기존에는 한창수 무신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무신사파트너스 대표를 겸직하고 있었다.

김 대표는 2016년 스톤브릿지캐피탈(스톤브릿지벤처스) 심사역으로 벤처캐피탈(VC) 업계에 입문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에서 7년간 몸담으며 힐링페이퍼(강남언니)를 비롯한 다수의 플랫폼·테크·소비재 기업에 투자했다. 2021년 무신사파트너스 이사로 합류, 그 능력을 인정받아 3년 만에 대표직에 취임했다.

김 대표는 스톤브릿지에서 약 7년간 심사역으로 활약했고, 성과를 인정 받아 무신사로 스카우트된 사례다. 무신사파트너스 내부에서도 발빠른 딜소싱과 꼼꼼한 사후관리 역량을 인정받아 벤처캐피탈 경력 9년, 35세 젊은 나이에 대표로 승진했다.

투자사와 피투자사 관계를 기반으로 소통해 오던 중 무신사 경영진의 제안으로 무신사파트너스에 합류하게 된다. 김 대표는 "국내 모험자본이 주목하지 않을 때부터 소비재 시장에 꾸준히 관심을 두고 있었다"면서 "무신사와 스타일쉐어가 스톤브릿지 주요 포트폴리오였기 때문에 패션과 소비재 산업의 성장을 꾸준히 지켜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21년 무신사파트너스는 첫 벤처펀드(스마트 무신사-한국투자펀드 1호) 결성을 비롯해 활발한 활동에 나서고 있었다. 앞서 2020년 VC 라이선스를 획득하면서다. 기존에는 일반 법인으로 벤처 투자를 해왔지만 벤처투자회사(옛 창업투자회사) 라이선스가 없었던 만큼 펀드 결성에 한계가 있었다.

김 대표는 무신사파트너스 합류 이후 △투자 프로세스 정립 △투자 전략 수립 △LP 소통 체계 구축을 비롯해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기업형벤처캐피탈(CVC)로서 전략적투자(SI)와 재무적투자(FI)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무신사와 사업적 시너지를 내면서 동시에 재무적 성과를 배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발굴해야 하므로 설립 초기보다 '투자 허들(기준)'은 다소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민간 LP 비중이 높기 때문에 유연한 소통을 중요한 전략으로 가져가고자 했다"며 "무신사와 무신사파트너스가 지향하는 방향, 딜소싱 전략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 F&F, 현대카드, 코오롱인더스트리, 한세, 팬코, 한국투자증권, 두나무앤파트너스 등이 주요 LP이다.


◇비패션 포트폴리오 확대, AUM 3000억 지향

무신사파트너스의 남은 과제는 투자 카테고리 확장이다. 김 대표는 "의식주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브랜드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무신사파트너스가 지금껏 투자한 포트폴리오 중 85%가 패션 기업인데, 뷰티와 F&B,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비중을 50%까지 높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카테고리 확장 시도는 꾸준했지만,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 수준에 불과하다. △노티드, 다운타우너, 호족반 등 다양한 브랜드를 운영 중인 '지에프에프지(GFFG)' △3차원(3D) 의상 디자인 소프트웨어 개발사 '클로버추얼패션' △골프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출판사 '더 그린컵' 등에 투자를 집행했다.

팔로우온(후속투자) 확대 또한 주요 관심사이다. 김 대표는 "올해는 신규 펀딩 보다 투자에 집중할 계획인데 티켓 사이즈(건당 투자금액)를 키우는 것이 목표"라며 "투자 재원의 '3분의 1'에서 '5분의 2'는 팔로우온에 활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무신사파트너스의 드라이파우더(잔여재원)는 500억원 수준이다.


무신사 플랫폼에 입점해 있지 않더라도 '콜드콜'과 '콜드메일'에 적극적이다. 김 대표는 "늘 '퍼스트 무버'를 지향해왔다"면서 "포트폴리오 80%는 첫 기관 투자자이고, 대부분 '단독딜'로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본의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것이 아닌 성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보고 '베팅'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첫 해외 기업 투자도 이뤄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조만간 해외 패션 기업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한국인이 해외에서 창업한 기업이 아닌, 모태부터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패션 산업에서 한국의 위상이 많이 높아져 글로벌 기업도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은 상황"이라며 "한국에서 사업을 확장하고자 하는 글로벌 기업 관련 딜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해외 진출 또한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가 모인다. 패션브랜드 '락피쉬웨더웨어'의 국내 판권을 소유한 에이유브랜즈는 올해 영국 본사를 인수하며 화제를 모았다. '커버낫'은 중국을 중심으로 사세를 불리고 있는데 대만, 일본까지 진출 국가를 확대할 예정이다. '디스이즈네버댓'은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비롯해 일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김 대표는 "포트폴리오와 '동반성장'하며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AUM 확대는 최우선 목표가 아니다"라면서 "무신사파트너스의 자본은 국내 브랜드 사업 밸류체인 확대에 쓰이는 것이 최우선이고, 장기적으로 2000억~3000억원 수준까지 성장시키는 게 적정한 규모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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