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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기관 톺아보기]정부 보조금 덕에 재무 개선한 예술의전당⑥[재무상태]세금추징금 120억, 2022년에 미리 비용처리…지난해 부채 19% 급감

고진영 기자공개 2024-05-30 10:51:48

[편집자주]

공공극장은 공간을 넘어서는 가치를 지닌다. 창조의 장이자 공연 문화의 산실이다. 국내 첫 국립국장은 1950년 부민관에서 개관했다. 이후 뚜렷한 거처 없이 피난지였던 대구 문화극장, 명동 시공관 등을 전전하다 1973년 남산 기슭에서 새로 문을 연다. 문화예술진흥법이 막 제정되면서 문화정책 기틀이 자리잡았던 때다. 그리고 1978년 세종문화회관이 설립. 1988년엔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신(新) 국립극장'이라 할 수 있는 예술의 전당이 만들어졌다. 이제 70년의 역사를 지난 공공극장의 현재는 어떨까.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8일 16: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술의전당은 지난해 부채가 감소하고 당기순손익이 플러스 전환하면서 재무 건전성이 크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납부해야 할 재산세와 종부세 추징금을 전년 미리 충당부채로 털어낸 데다, 이 비용을 지난해 정부보조금으로 지원받은 덕분이다.

예술의전당은 팬데믹의 충격이 극심했던 2020년을 기점으로 부채가 급증했다. 2019년 329억원 수준이었는데 1년 만에 400억원으로 22% 점프했다. 애초 단기차입금이 한 푼도 없었지만 그 해 대규모 당기순손실(137억원)이 나면서 현금흐름이 빠듯해지자 차입을 확대한 탓이다. 우리은행에서 16억원을 단기로 빌렸고 장기차입금도 57억원 늘렸다.


이후 2022년 560억원까지 증가했던 부채는 작년 455억원으로 다시 급감(19%)했다. 3년 만에 개선세로 돌아선 셈이다. 부채가 감소한 이유는 세금 문제로 발생했던 기타충당부채 등이 다시 사라진 영향이 컸다.


앞서 예술의전당은 과세당국으로부터 재산세와 종부세 등 120억원이 추징된다는 통보를 받고 2022년 기타충당부채 전입액으로 80억원, 미지급비용 등으로 40억원을 계상했다. 2022년 부채가 전년 대비 29% 가까이 뛰고 순손실이 확대됐던 원인이다.

하지만 지난해 세금 납부를 마치면서 기타충당부채와 미지급비용 등으로 잡아놨던 금액이 사라졌고, 부채가 그만큼 감소할 수 있었다. 세금은 현금흐름표상 2023년 빠져나갔지만 손익계산서에선 2022년에 이미 반영됐다는 뜻이다. 지난해 정부가 예술의전당에 대한 국고지원금을 기존 200억원대에서 324억원으로 늘린 것 역시 세금 지출을 충당해주기 위해서다.

차입 규모도 축소됐다. 현재 예술의전당 부채 구성을 보면 차입금이 104억원, 선수금 85억원, 퇴직급여 충당부채 110억원 등으로 이뤄져 있다. 선수금은 대관료 선납금 등이고 퇴직급여 충당부채 1년이상 근속한 전임직원이 일시에 퇴직할 때 지급해야 할 퇴직금의 총 추계액이다.

차입금의 경우 지난해(126억원)와 비교해 22억원(17%)가량 감소했다. 단기차입금 17억원과 장기차입금 77억원, 만기가 임박해 유동성으로 전환한 장기차입 약 9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성 차입금 규모는 27억원 수준이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이 54억원 정도이니 보유현금만으로도 충분히 유동성 차입금을 상환할 여력이 된다. 다만 단기금융상품 중 35억원은 기부자와의 합의 약정에 따라 명시된 목적으로만 쓸 수 있다는 제한이 걸려 있기 때문에 차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부채가 줄어든 반면 순자산은 반대로 증가세 전환했다. 2018년 이후 매년 숫자가 깎이다가 지난해는 2030억원으로 3.3%가량 늘었다. 소폭이긴 하지만 수년만의 반등이라는 점에서 눈 여겨볼 만하다.


그간 순자산이 줄었던 이유는 매년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면서 자기자본을 갉아먹었기 때문이다. 예술의전당은 2018년 공익법인회계기준을 적용한 이래 매년 순손익이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8년부터 5년간 누적된 순손실 규모는 257억원을 넘는다.

같은 기간 사업이익 역시 매년 적자를 냈는데 지난해는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83억원의 이익을 냈다. 순손익도 마찬가지로 플러스 전환(65억원)했다.

예술의전당은 사업수행비용을 제외하고도 경상운영와 공간유지, 관리운영 등 일반관리비용으로 연 200억원대의 돈을 쓰고 있다. 지난해 사업수행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345억원, 일반관리비용은 213억원 수준이다. 전년과 비교해 각각 4.2%, 3.1% 증가했지만 정부보조금 수입이 120억원가량 늘면서 이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사실상 지난해 세금 납부를 위해 미리 충당부채로 비용처리했던 금액이 올해 정부보조금으로 보전된 덕분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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