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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기관 톺아보기]예술의전당, 올해 지향점은 '기초예술, 영상플랫폼'③[예산안 및 사업 방향]오페라 대관 축소, 공연기획 강화…영상 플랫폼 '디지털 스테이지' 연 10만뷰 목표

고진영 기자공개 2024-05-20 08:32:14

[편집자주]

공공극장은 공간을 넘어서는 가치를 지닌다. 창조의 장이자 공연 문화의 산실이다. 국내 첫 국립국장은 1950년 부민관에서 개관했다. 이후 뚜렷한 거처 없이 피난지였던 대구 문화극장, 명동 시공관 등을 전전하다 1973년 남산 기슭에서 새로 문을 연다. 문화예술진흥법이 막 제정되면서 문화정책 기틀이 자리잡았던 때다. 그리고 1978년 세종문화회관이 설립. 1988년엔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신(新) 국립극장'이라 할 수 있는 예술의 전당이 만들어졌다. 이제 70년의 역사를 지난 공공극장의 현재는 어떨까.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술의전당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문체부와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아 예산을 편성한다. 예산을 집행할 때도 승인된 금액을, 승인된 예산과목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예산안과 안건을 보면 그 해 사업방향을 대략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올해의 경우 예산안을 설정하면서 사업방향을 지난해와 사실상 동일하게 잡았다. 기초 예술의 장르별 전문성 강화와 교육 기회 확대, 공연영상 활성화 등을 주요 뼈대로 했다.

팬데믹 타격이 컸던 2021년 차입금 상환 재원 마련, 재정 건전성을 되찾기 위한 수익 개선을 우선적 목표로 제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설립 취지 회복에 노력 중인 셈이다.

◇오페라하우스, 예산 27% 확대 편성

예술의전당은 최근 들어 극장 본연의 기능을 살려 규모가 큰 공연기획을 늘리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장형준 사장은 2022년 취임 당시 오페라극장에서 장기대관보다는 순수예술 작품을 먼저 공연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오페라와 발레 전용 극장으로 지어진 오페라극장의 제자리를 찾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오페라하우스는 그간 대관 프로그램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순수예술인 오페라공연에서 적자를 피하기 어렵고 대관 수익성이 훨씬 좋기 때문이다. 2021년엔 대관사업 비중이 74%까지 치솟기도 했는데 2022년 48%로 떨어졌다. 그만큼 공연기획은 늘었다는 뜻이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올해 역시 오페라하우스 기획에 쓸 예산을 작년보다 27% 많은 40억원으로 확대 편성했다. 이중 8억원을 국고로 충당하기로 했고 19억원 정도의 적자가 예상된다.

8월 열리는 오페라 <오텔로>, 10월로 예정된 정명훈&라 페니체 극장 오케스트라의 콘서트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등이 대표적인 오페라 기획이다. <오텔로>의 경우 테너 이용훈이 무대에 선다. 이용훈은 2010년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무대로 국제 무대에 데뷔한 뒤 영국 로열 오페라 하우스,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 등 세계적 극장에서 공연해왔다. 라 페니체는 오페라 종주국인 이탈리아에서도 유서 깊은 오페라극장이다.

◇다양성 넓힌다…현대음악·고음악 시리즈 개발

또 음악당에선 8월 세르게이 바바얀의 피아노 리사이틀, 9월엔 서울시향과 외르크 비트만의 공연이 계획돼 있다. 세르게이 바바얀은 강렬한 감성이 특징인 아르메이아 출신 피아니스트인데 리블랜드 콩쿠르, 하마마쓰 콩쿠르, 스코티시 콩쿠르 등 국제 콩쿠르 무대에서 연속 1위를 차지한 실력파다. 외르크 비트만은 클래식 음악계의 팔색조로 불린다. 작곡가, 지휘자이자 클라리네티스트이기도 한 그는 세 분야에서 모두 정상에 올라 있다.

음악당은 프로그램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현대음악과 고음악 시리즈도 개발 중이다. 현대음악 시리즈로는 <최수열의 밤 9시 즈음에>가 있다. 지난해 7월 처음 선보인 이후 11월 다시 열렸고 올해도 7월과 11월 두 차례 개최된다. 예술의전당 측은 "현대음악 시리즈는 현대음악 저변을 확대하고 동시대 클래식 음악을 들어볼 수 있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관객층을 계속해서 늘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2023년 10월 지휘자 최수열(왼쪽)과 배우 양준모가 <최수열의 밤 9시 즈음에>를 앞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출처 : 예술의전당 유튜브채널)

최수열은 동시대 음악가 중 현대음악을 많이 연주하는 지휘자로 꼽히고 있다. 이번 공연에선 최수열과 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체인 TIMF앙상블,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단원들로 구성된 KCO모더니즘이 무대에 오른다. 독일 작곡가 헬무트 라헨만, 클래식 음악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을 아시아인 최초로 받은 작곡가 진은숙, 이탈리아 현대음악 작곡가 루치아노 베리오 등의 곡을 연주하기로 했다.

중세와 르네상스, 바로크시기 음악을 뜻하는 고음악의 경우 10월 '앙상블 오브 도쿄'의 초청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크시대부터 근대까지 레퍼토리를 소화하는 일본 앙상블이다.

◇임윤찬 공연 OTT로…'디지털 스테이지'

이밖에 전시사업 중 비인기 장르인 서예기획 예산을 28% 늘린 것 역시 눈에 띈다. 수입은 100만원이 예상되지만 1억2800만원을 들여 서예 전시를 확대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문인화가 남정 최정균의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올 4월부터 5월 초까지 열었다.


공연영상 사업에도 부쩍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는 부대사업 중 영상화 스튜디오을 포함한 공익사업에 33억원 지출을 할당한 상태다. 국고에서 16억원가량을 지원한다.

앞서 예술의전당은 공연 영상화사업인 '싹 온 스크린(SAC on Screen)'을 2013년부터 추진해왔다. 2022년 제작 노하우와 설비 공유를 나누는 차원에서 공연영상 스튜디오를 오픈했고 지난해 말엔 공연영상 플랫폼인 '디지털 스테이지'를 론칭했다.

디지털 스테이지는 공연 영상을 큐레이션해서 제공하고 라이브 스트리밍과 4K 화질을 지원한다. 현재 2022년 열렸던 임윤찬 피아노 리사이틀, 전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공연된 토월정통연극 <오셀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마스터즈 시리즈1 <베토벤 교향곡 3번> 등이 무료로 스트리밍되고 있다.

예술의전당 측은 "연간 10만회 이상 조회가 목표"라며 "기획, 국립단체 공연뿐 아니라 대관공연도 협의를 통해 영상으로 스트리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술의전당 공연영상플랫폼 '디지털 스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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