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는 지금]최경천 상임이사, '신시장 모색' 위기 정면돌파②이익률 여전히 2%대, 유업계 3사 중 가장 먼저 A2 시장 진입
변세영 기자공개 2024-06-03 07:43:15
[편집자주]
서울우유가 '유업계 최초 연 매출 2조원' 이라는 타이틀을 목에 걸었다. 협동조합으로 출발해 고품질 우유라는 본업에 집중한 결과다. 저출생과 우유 소비 둔화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이뤄낸 외형 확장이 눈에 띈다. 서울우유가 매출 성장에 더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꺼낸 카드는 'A2 우유'다. 소비자의 신뢰와 프리미엄 우유를 바탕으로 유업계를 지속적으로 공략할 서울우유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9일 0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우유는 주식회사가 아닌 ‘협동조합’으로 구성된 단체로 조합원을 대표하는 조합장, 전문경영인(CEO) 역할을 수행하는 상임이사가 각각 존재한다. 특히 상임이사의 경우 전략 구상을 총괄하다 보니 조합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 키맨으로 꼽힌다.올 초 조합원 투표로 상임이사에 선출된 최경천 이사는 서울우유의 신시장 활로를 개척하는 중책을 수행하고 있다. 최 상임이사 체제에서 서울우유는 대기업 유업계 중에서 가장 먼저 A2 시장에 뛰어들며 출생률 감소라는 위기를 타개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매(사료)부문 원가율 99% 달해, 전체 영업이익률 2%대 맴돌아
서울우유는 국내 1위 유업계 사업자다. 2023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유업계 3사(서울우유·매일유업·남양유업) 중에서 2조 벽을 넘는 곳은 서울우유가 유일하다.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7.3% 증가한 2조1117억원을 기록했다.
물론 미래가 마냥 핑크빛만은 아니다. 출생률이 감소하면서 우유 핵심 소비자도 덩달아 줄어드는 까닭이다. 출생아 수는 2013년 43만6000명에서 2022년 24만9000명으로 10년 새 약 20만명 가까이 감소했다. 이러한 가운데 멸균유 수입량과 PB우유 점유율이 확대되며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이다.
수익성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우유 영업이익은 2018년 634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한동안 500억원대에 머물러 왔다. 이후 2022년에는 473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영업이익률이 3%대에서 2%대로 하락한 것도 이 시점과 맞물린다. 2023년을 기점으로 영업이익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익률은 아직 3%대를 회복하지 못했다.
서울우유 영업수익에서 가장 비중이 큰 사업부문은 제품매출(원유)과 구매품(배합사료 등)이다. 2023년 제품매출액이 1조5626억원, 제품매출원가가 1조2343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원가 비중이 79%에 달한다. 특히 구매사업 부문은 2020년 원가율이 95%에서 2022년 97%, 지난해에는 99%까지 치솟는 등 부담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설상가상 인건비 등 영향으로 판매관리비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3년 서울우유의 판매비와관리비는 전년대비 6.4% 증가한 2948억원을 기록했다.
◇유업계 3사 중 A2 가장 먼저 생산, 시장선점해 가격 경쟁력 확보
최 상임이사 체제의 서울우유는 프리미엄 제품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신규 활로를 개척하고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게 'A2우유'다. A2우유는 모유와 흡사한 단백질 구조로 유당불내증을 일으키는 물질인 베타카소모르핀(BCM-7)이 적어 일반 우유보다 소화 불편감이 덜 하다고 평가받는다.
2023년 말 기준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젖소사육두수는 전년대비 0.5% 증가한 12만2034두다. 조합원 호당 평균 사육두수는 85두, 일평균 집유량은 1858톤이다. 서울우유는 2030년까지 모든 목장에서 A2 원유가 생산될 수 있도록 전체 라인을 전환한다는 목표다.
출생률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우유를 잘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타깃을 확장해 위기를 돌파하려는 취지로 분석된다. 이는 수익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프리미엄 우유는 일반 제품군 대비 가격대가 높아 대량생산에 성공하기만 하면 마진도 좋다.
특히 서울우유는 유업계 3사 중 가장 먼저 A2우유 생산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리고 있다. 현재 서울우유와 함께 유한생활건강(뉴오리진)과 연세유업 등이 A2우유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유한생활건강은 호주산 A2우유를 수입해 판매한다. 연세유업은 세브란스 전용목장 A2단백우유가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개를 넘어서는 등 앞서가고 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현재 일평균 집유량 중 30톤가량만 A2우유로 추출되다 보니 아직까지 물량이 많지는 않은 상황”이라면서 “지금 당장은 소량생산이라 단가(판매가)가 다소 높지만 100% A2우유로 전환되면 제품 퀄리티는 올라가고 합리적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가격경쟁력도 생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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