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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제룡전기, 변압기 수요 폭증에 주가 '파죽지세'미국 수출물량 대부분, 연매출 2000억 전망

성상우 기자공개 2024-05-31 09:05:48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9일 09: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가히 폭발적이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최근 전력 인프라 관련 종목들의 주가 흐름이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지만 그 중에서도 제룡전기의 상승률이 가장 높지 않나 싶을 정도입니다.

지난 3개월간 파죽지세로 올랐던 제룡전기 주가는 최근 며칠 주춤하더니 다시 8만원대를 노려보는 모양새입니다. 지난 13일 장 중 한때 8만원을 터치하기도 했지만 그 뒤 얼마간 조정을 받아야 했죠.

급등세가 본격 시작된 건 올해 3월 초입니다. 당시 2만1000원대였던 주가는 3개월이 채 안돼 4배 가까운 7만원 후반대까지 올라왔습니다.

사실 제룡전기 주가 상승세의 시작점을 파악하려면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6개월 정도 박스권을 경험하긴 했지만 그 직전까진 꾸준히 우상향 흐름을 보였죠.

시작점은 미국향 수출 물량으로 외형 확대가 시작된 2022년도로 봐야 합니다. 2022년 1분기 제룡전기 주가는 4000원대에 머물러 있었죠. 그 직후부터 수출물량 증가로 매출 확대가 본격화되면서 주가는 1년 6개월간의 거침없는 상승세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6개월 정도 숨을 고른 뒤 다시 상승 흐름을 탄 양상이죠. 2022년도 시작점의 주가와 비교하면 최근 주가는 15배 넘게 오른 셈입니다.
제룡전기 최근 1년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Industry & Event

제룡전기는 1986년 설립된 배전변압기 전문 제조업체입니다. 올해까지 40년 가까이 변압기 사업만 고수하고 있죠. 매출 구성비를 보면 차단기, 개폐기 등 다른 품목도 있지만 유의미한 매출로만 따져보면 결국 변압기 ‘100%’입니다. ‘전문화’를 최우선가치로 삼고 있는 경영 방침 때문이죠.

수출 비중이 대부분이라는 점이 가장 눈에 띄는 특징입니다. 수출 비중은 2021년 25%에서 지난해 80% 이상으로 커졌습니다. 그 중 대부분이 미국향 매출이죠. 이 덕분에 2021년 400억원대였던 연간 매출 볼륨은 지난해 180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2000억원을 넘길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2021년도 이후 쏟아진 미국향 수출 물량은 제룡전기에겐 퀀텀점프를 이룰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미국 내 인프라 법안(IIJA) 및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현지 산업 내 전력기기 교체 수요를 견인하면서 2021년만 해도 100억원대였던 수출 매출은 지난해 1000억원대를 넘어섰죠.

자연스럽게 내수 비중은 줄었습니다. 마진을 비롯한 사업성 측면에서 미국 사업이 훨씬 유리했기 때문이죠. 이에 외형 증가 뿐만 아니라 수익성 향상도 빠르게 이뤄졌습니다. 2020년도 전후 10% 안팎 수준이었던 영업이익률은 2022년 18%로 뛰더니 지난해엔 38%대로 치솟았습니다.

올해 이후로도 미국 내 배전 및 변압기 공급 부족 및 초과수요 현상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실제 올해 1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에 가까운 실적을 냈습니다. 680억원대의 분기 매출에 영업이익률은 40%에 육박하죠. 1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3050억원입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올해 매출 컨센서스를 감안하면 1년치 매출을 초과하는 물량입니다.

최근 주가를 크게 끌어올릴만한 이벤트나 호재성 공시는 딱히 없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의 견조한 수요 증가가 그 어떤 단기적 호재보다 강하게 주가를 끌고 가는 모양새입니다. 실제 수주 물량도 이를 방증하고 있죠. 주가가 실물 경제 대비 선행적 지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까지의 성장세보다 올해 이후의 실적 성장세가 더 클 것이란 시장 기대가 여전히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Market View

NH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 상상인증권 등이 제룡전기에 관한 리포트를 꾸준히 내고 있습니다.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입니다. 최근 실적 성장세와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하면 부정적인 의견을 내기 힘든 분위기이기도 합니다.

NH투자증권은 리포트에서 제룡전기를 ‘작은 거인’이라고 칭했습니다. 수주잔고와 가동시간, 북미 업황 등을 감안하면 2분기 이후에도 1분기와 유사한 매출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습니다.

유안타증권은 미국 수출이 이끄는 구조적 성장 덕분에 ‘전력 질주의 초입 단계’에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확장과 인프라 정책 효과로 변압기 사업이 확장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입니다. 글로벌 전력기기 공급부족 사태의 장기화와 판매단가 상승세가 겹치면서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붙였습니다.

NH투자증권은 제룡전기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1046억원으로 제시했습니다. 지난달 제시한 810억원에서 한 달 만에 200억원 넘게 올려 잡았습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자체 전망치보다 높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Keyman & Comments

제룡전기 재무부문에서의 키맨은 박석준 경영지원실장(상무)를 들 수 있습니다. 아주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동양그룹 전략기획본부 이사직을 거쳤습니다. 제룡전기에는 2014년에 합류해 올해로 재직 만 10년이 됐죠.

박 상무는 미등기임원이지만 경영지원 총괄 직책을 맡은 인물입니다. 공시책임자이면서 IR과 재무 파트를 총괄하는 임원이기도 합니다. 제룡전기에 최고재무책임자(CFO) 직책이 없지만 사실상 CFO에 해당하는 역할로 보입니다.

다만 박 상무는 공식적인 취재 요청에는 보수적인 자세로 임했습니다. 그와 전화 통화는 할 수 있었지만 기사에 담을 수 있는 공식 코멘트는 얻지 못했습니다. 과거 더벨과의 통화에서도 박 상무는 “저희는 외부 대상 IR을 자제한다는 기조”라며 취재 요청에 양해를 구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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