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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K파운드리]TSMC에 엔비디아·퀄컴 내준 삼성, 인텔마저 위협적②3나노 고객 확보 난항, 엑시노스 레퍼런스 관건

김도현 기자공개 2024-05-31 13:02:22

[편집자주]

우리나라는 '반도체 강국'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메모리 의존도가 과도하다는 취약점을 안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정부와 기업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선 배경이다. 파운드리가 집중 육성 분야다. 아울러 코로나 팬데믹이 이어진 사이 파운드리 업계는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렸다. 문제는 이 시기 급성장한 토종 파운드리 회사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반도체 호황기가 한풀 꺾인 탓이다. 팹리스 육성까지 차질을 빚는 '이중고'다. 이를 지탱해야 할 정부는 경쟁국 대비 턱없는 지원만 하고 있는 상태다. 파운드리 업계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개선이 필요한 방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0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이 기로에 섰다. 수년째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대만 TSMC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5년 전 선언한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비전의 실현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는 분위기다.

가장 큰 문제 대형 수주 부재다. 전방산업 부진과 별개로 경쟁사는 빅테크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으나 삼성전자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 세계 최초 3나노미터(nm) 반도체 양산에 돌입하고도 의미 있는 고객은 아직이다. 자체 칩으로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진퇴양난 삼성' 멀어지는 TSMC, 따라오는 인텔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13%다. 선두주자 TSMC는 62%에 달했다. 한때 양사는 각각 10%대 중후반, 50%대 초반 점유율로 각극이 좁혀진 적도 있으나 이제는 차이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같은 차이는 고객에서 나온다.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라이벌인 애플은 차치하더라도 엔비디아와 퀄컴까지 완전히 TSMC로 넘어간 건 뼈아픈 결과였다.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시대 최강으로 군림하게 됐고 퀄컴은 갤럭시S 시리즈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두 고객의 차세대 고성능 칩도 TSMC가 독점할 것이 유력하다.

*출처 : 삼성전자

반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23 시리즈에 AP를 투입하지 못하면서 파운드리사업부, 시스템LSI사업부 모두 피해가 컸다.

올 1분기 최악의 부진을 겪은 메모리사업부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파운드리사업부는 적자가 이어졌다. 2분기까지는 영업손실이 유력한 상태다. 이 기간 TSMC가 실적 반등을 이뤄낸 것과 대비된다.

오히려 후발주자인 인텔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인텔은 미국 대형 반도체 설계(팹리스)업체는 물론 네이버 등 국내 고객에도 접촉하면서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첨단공정 부문에서 유일한 TSMC 대안으로 반사 효과를 누렸는데 이마저도 인텔이 가져갈 수 있다는 의미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팹 고객으로 그로크, 텐스토렌트 등을 확보했지만 해당 공장 가동 시점이 다소 밀리면서 변수가 생겼다. 초도 물량을 국내 평택팹에서 처리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당초 계획이 틀어진다면 이를 바라보는 잠재 고객들은 다른 곳으로 떠날 수 있다.

최근 탈엔비디아 바람이 불고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이들이 반도체 내재화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에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TSMC가 건재하고 인텔까지 뛰어들면서 삼성전자도 넋 놓고 기다릴 수 없는 양상이다.

다음달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 2024'와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 포럼'을 개최한다. 연례행사지만 엄중한 시기인 만큼 어느 때보다 강한 어필이 필요한 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도입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완성도, 3나노 이하 최신 공정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1나노 반도체 조기 양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출처 : AMD

◇희망으로 떠오른 AMD, 협력 시 '천군만마'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퀄컴 등을 다시 데려오기 위해선 신뢰가 최우선이다. 앞서 퀄컴은 삼성전자 4나노 공정 불만족으로 AP 양산을 TSMC에 맡긴 바 있다. 갤럭시 전용 AP까지 따내진 못한 건 삼성전자 파운드리 기술에 대한 믿음이 상당히 낮아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불행 중 다행으로 삼성전자는 갤럭시S24 일부 모델에 4나노 기반 '엑시노스2400'을 탑재하면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파운드리사업부로서도 선단 공정으로 대량 생산 경험을 쌓았다는데 의의가 있다.

엑시노스2400가 비교적 괜찮은 성능을 내면서 다음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엑시노스2500(가칭)'으로 이어졌다.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S25 시리즈에 들어갈 전망인데 눈에 띄는 부분은 3나노 공정을 활용하는 점이다.

이에 따라 파운드리사업부는 사실상 첫 3나노 빅딜을 성사시킬 수 있게 됐다. 엑시노스2500 성공 여부는 추후 3나노 이하 수주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4~5나노에서의 완패를 2~3나노에서 재현하지 않기 위한 필수 요건인 셈이다.

또한 AMD가 삼성전자 3나노 활용 의지를 내비친 것도 긍정적이다. 최근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벨기에에서 열린 행사를 통해 "전력 효율성과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3나노 GAA 공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TSMC는 2나노부터 GAA를 도입하기 때문에 삼성전자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아직 초기 논의 단계로 정식 계약으로 이어지려면 갈 길이 멀다. 다만 TSMC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AMD가 삼성전자에 손을 내민 건 중장기적으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엑시노스 이상으로 훌륭한 레퍼런스가 될 수 있어서다. 특히 AMD는 중앙처리장치(CPU) 1위 인텔과 그래픽처리장치(GPU) 1위 엔비디아의 유일한 대항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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