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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자사주 점검]코나아이, 지배구조 개편에 자기보유주식 활용코나엠 지분 취득, 오너가 15년 만에 12배 차익

서하나 기자공개 2024-05-31 09:05:50

[편집자주]

'자사주'는 양날의 검같은 존재다. 기업 입장에서 소각 전까지 든든한 재원이자 경영권 방어의 수단이 될 수 있다. 반면 투자자 입장에선 언제든 시장에 풀릴 수 있어 경계의 대상이다. 지배주주의 사적 이득을 위한 수단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추진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자사주를 쥐고 있는 기업 입장에선 판단을 내려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더벨이 코스닥 기업의 자사주 활용 백태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9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코나아이(KONAI)가 자사주를 지배구조 개편 용도로 활용해 눈길을 끈다. 수년에 걸쳐 모아온 자사주를 자회사 지분 매입 자금으로 썼다. 그동안 일부 자사주를 소각하고 배당을 시행하는 등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자사주를 지배구조 개편에 쏟는 그림이 그려졌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나아이는 지난달 17일 이사회를 통해 자사주(보통주) 143만1874주의 처분을 결의했다. 1주당 1만7600원에 매도하는 내용으로 총 대금은 252억원이었다. 처분가는 계약 체결일 종가로 결정됐고 주가 변동에 따른 차액은 현금으로 정산했다.

코나아이가 252억원 자사주를 처분한 배경엔 관계사인 코나엠에 대한 지배구조 개편이 있다. 자사주 처분을 결의한 지난 4월 17일 코나아이는 총 383억원을 투자해 코나엠 지분 60만주를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원래 10만주(지분율 14.29%)였던 주식 수는 70만주(지분율 100%)로 늘어나는 내용이다. 목적은 자회사 편입을 통한 수직계열화와 수익 증대다.

코나아이는 코나엠 지분 인수 대금 383억원 가운데 252억원을 자사주로 지급하고 나머지 131억원의 경우 보유 현금을 활용하기로 했다. 4월 18일 자사주와 현금 50% 지급을 완료했고 오는 8월 19일 나머지 현금 50%를 지불하면 거래가 성사된다.


코나엠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던 거래 상대방은 코나아이 오너가였다. 코나엠 지분구조는 당초 최대주주인 조정일 코나아이 대표이사(38만주)와 조 대표의 두 자녀인 조남희 코나아이 경영기획부문장 이사(6만2050주), 조재현 코나아이파트너스 상무(6만2050주) 등 특수관계인 7인이 총 6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구조였다.

이 거래로 조 대표 등 오너일가는 15년 만에 '12배'에 이르는 차익을 챙길 것으로 추산된다. 코나아이는 2009년 12월 코나엠 지분 약 14.29%를 5억2304만원에 취득했다. 당시 지분 가치를 100%로 환산하면 약 36억원이다. 이번에 60만주 취득 대금이 383억원임을 감안하면 지분 100%에 대한 가치는 약 447억원으로 환산된다.

코나엠은 그동안 대부분 매출을 코나아이를 통해 올렸다. 코나엠이 제조한 전자카드를 코나아이가 매입해 은행, 카드사 등 금융권에 납품하는 매출 구조를 짰다. 코나아이는 국제 규격 결제 플랫폼을 기반으로 지역 화폐와 코나카드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핀테크 기업이다.

코나아이가 자사주를 활용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뒤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주가는 지난 4월 9일 2만750원까지 올랐지만 관련 공시가 나간 다음날 4월 18일엔 1만79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후에도 하락세를 그렸고 직전 거래일엔 1만687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물론 코나아이는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소각하거나 지난해 첫 배당에 나서며 주주친화 정책에 힘쓰기도 했다. 앞서 2월 15일 코나아이는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10만주를 소각했다. 4월 자사주를 처분하면서 코나아이가 보유 중인 자사주 곳간은 지난해 말 총 159만2946주에서 올해 1분기 말 6만1072주로 감소했다.

코나아이는 또 지난해 말 이사회를 열고 1주당 500원의 배당안을 결의했다. 배당 규모는 자사주 약 159만2946주를 제외한 총 67억원, 배당 성향은 23.1%을 보였다. 지난해 배당은 코나아이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실시하는 배당이자 지난해 당기순이익 규모가 오히려 줄어든 상황에서 이례적인 결정이었다.

코나아이는 지난해 연결매출 약 2802억원을 기록해 직전연도(2422억원)보다 약 15.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약 337억원으로 직전연도(488억원)의 0.69%에 그쳤다. 또 이 기간 당기순이익도 약 343억원에서 약 289억원으로 약 15.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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