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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호의 왕관은 무거울까 [thebell note]

박완준 기자공개 2024-06-03 11:01:04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3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가 왕관의 주인공이라니 완전 럭키비키잖아."

최근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원영적 사고'가 유행어로 급부상했다. 여자 아이돌 장원영이 사려고 했던 빵을 앞 손님이 다 사 갔으나 '오히려 새로 나오는 빵을 사게 됐다'며 기뻐하는 모습이 화제를 일으키며 생겨났다. 어떤 불운이 있더라도 초월적인 긍정으로 치환하는 마음가짐을 뜻한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유행 중인 원영적 사고 탓에 기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왕관(책임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부분이 주목된다. 부담이 커 피하고 싶은 자리라는 기존 인식에서 '오히려 성과를 보여주면 경쟁 우위를 점해 승진은 내 몫이다'로 치환됐다.

"왕관의 무게가 무겁다"도 옛말이다. 'MZ 세대(1980년대초~2000년대 초 출생)'가 취업에 성공하며 사회에서 자리를 잡으면서다. 성과를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는 책임자의 자리를 두고 경쟁이 불붙는 등 기업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주체로 떠올랐다.

'경쟁'은 MZ세대의 삶을 지배하는 키워드다. 10대의 치열한 입시 경쟁과 20대의 무한한 취업 경쟁을 이겨내면 이제 평생직장의 개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승진 경쟁을 해야만 한다.

대표적인 MZ세대 오너가로 분류되는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도 경영 능력을 입증받기 위해 왕관을 썼다.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 발굴을 첫 번째 목표로 잡았다. 이웅렬 명예회장의 눈에 띄는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환경에 부담보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

과천 코오롱타워에 위치한 이 부회장의 사무실은 밤낮 없이 불이 켜져 있다. 매일 전략기획부와 회의를 진행한다는 후문이다. 신사업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다만 신사업은 인공지능(AI)과 관련될 가능성이 크다고 관계자는 귀띔했다.

한 번도 깨지지 않은 코오롱그룹의 '장자 승계' 원칙도 이 부회장의 부담을 줄여줬다. 코오롱그룹은 창사 이후 지금까지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여동생 이소윤(37), 이소민(35) 씨는 미술 공부를 하는 등 회사 일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1984년생인 이 부회장은 올해로 40대에 접어들었다. 경영을 승계받은 후 최소 20년은 왕관을 쓰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부담감을 덜은 이 부회장이 재계 39위 코오롱그룹의 왕관까지 쓴 럭키비키가 돼 안정적인 경영 능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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