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코오롱그룹]지주 대표 오르는 이규호 부회장, ㈜코오롱 안정 속 변화①상장 계열 4곳 사내이사 등재…대표직은 최상단 ㈜코오롱에서, 의장 선임 '촉각'
김동현 기자공개 2024-03-22 07:30:41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9일 15: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그룹이 5년 만에 오너 경영 체제로 복귀한다. 코오롱 4세인 이규호 부회장이 올해 지주사 ㈜코오롱을 비롯해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코오롱글로벌 등 4곳의 사내이사로 진입한다. ㈜코오롱에서 맡은 역할은 전략부문 각자대표다.그러나 이 부회장에게는 지분 확대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그룹 최상단에 있는 지주사의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아 계열사 사내이사로 자신의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부친인 이웅열 명예회장은 2018년 말 은퇴 발표 이후 이 부회장이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주식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코오롱은 이사회의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기존에 회사를 이끌던 인물을 그대로 둬 전략부문 각자대표로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성과를 내야 하는 이 부회장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도록 했다. 다만 이 명예회장 퇴임 후 처음으로 2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이사회 의장 자리를 사내·외이사 모두에게 개방했다.
◇변동 최소화한 이사회 구성
올해 ㈜코오롱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규호 부회장(사내이사)·정석화 하나원큐 여자농구단장(상근감사) 신규선임과 안병덕 부회장(사내이사)·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은 다룬다. 기존 사내이사인 유병진 윤리경영실장(전무)·옥윤석 경영관리실장(전무)·이수진 경영관리실 상무와 장다사로 사외이사 등은 2026년 3월 임기 만료까지 자리를 지킨다.
상근감사를 제외한 이사회 구성원 중에서 이 부회장이 새로 들어가는 것 외에는 변화가 없는 셈이다. 이 부회장은 2012년 입사(당시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 차장)한 이후 그룹 내 주요 계열사를 돌며 경영 수업을 받았지만 정작 지주사 ㈜코오롱에 근무한 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
2017년 12월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하며 ㈜코오롱 전략기획담당으로 선임됐지만 1년 만에 다시 코오롱인더스트리로 소속을 옮겼다. 2021년부터 지주사 최고전략책임자(CSO)를 겸하며 수소 신사업 안착을 맡긴 했으나 원소속은 코오롱글로벌,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등 계열사였다.
㈜코오롱은 올해 이 부회장이 지주사를 이끌며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지주사 경험이 많은 기존 인원이 이를 지원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 부회장을 제외한 4인의 사내이사진 모두 오랜 기간 코오롱그룹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들이다. 가장 늦게 합류한 유병진 전무만 하더라도 2013년 코오롱인더스트리로 입사해 올해로 12년째 코오롱에 몸담고 있다.
안병덕 부회장은 1982년 코오롱상사로 입사해 코오롱 근무 경력만 40년이 넘었고 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옥윤석 전무도 1993년 입사해 지금까지 코오롱에서 경력을 쌓았다. 옥 전무와 같은 경영관리실 소속의 이수진 상무는 2018년 상무보 승진 당시 그룹 첫 여성 재무 임원으로 주목을 받았다.
◇전문경영인 이사회 의장, 변화 암시
㈜코오롱이 안정에 방점을 두며 이사회 구성원 변동을 최소화했지만 운영에서 만큼은 일부 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동안 대표이사에게 일임했던 이사회 의장 자리를 사내이사뿐 아니라 사외이사에게도 연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주주 승인을 얻으면 ㈜코오롱은 정관상 이사회 소집 및 의장 권한을 대표이사에서 '이사'로 변경한다. 이전까지 이사회 의장 권한을 대표이사 또는 대표이사 사장으로 한정했지만 정관을 변경해 이사회 소집권자를 특정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정관대로 ㈜코오롱 이사회 의장 자리는 그동안 대표이사 몫으로 남아 있었다. 주목할 점은 이웅열 명예회장이 ㈜코오롱 대표이사로 재직할 때도 의장 자리를 전문경영인에게 맡겼다는 점이다. 이 명예회장이 은퇴를 선언할 때 이사회 의장은 유석진 ㈜코오롱 대표이사 사장(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대표)이었다.
당시만 해도 ㈜코오롱의 정관상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 사장의 몫이었다. 2019년 이 명예회장이 은퇴하고 ㈜코오롱은 정관을 변경해 사장이 아니더라도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게 했고 덕분에 2021년 ㈜코오롱 대표이사로 돌아온 안병덕 부회장이 의장직을 이어받을 수 있었다. 오너 공백 속에서 안 부회장은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그룹을 이끌었다.
올해 이규호 부회장이 ㈜코오롱 전략부문 각자대표에 앉으며 안 부회장은 지원부문 대표를 맡기로 했다. 이 명예회장 퇴임 후 다시 대표 2인 체제로 전환한 ㈜코오롱은 대표이사뿐 아니라 이사회 이사 누구에게나 개방하며 의장 교체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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