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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FX 강자 덱스터]최대주주 김용화 감독, 지배력과 맞바꾼 실익②설립 이후 지분율 27→19%로 하락, CJ ENM의 지분투자 영향…경영참여도 최소화

고진영 기자공개 2024-06-04 09:59:49

[편집자주]

덱스터는 VFX 업계에서 독보적 선두 주자로 꼽힌다. 영화 <미스터 고> 제작을 위해 세워진 회사인데 흥행 실적은 볼품없었지만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남겼다. 이제는 후반작업뿐 아니라 콘텐츠 기획과 제작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덱스터의 시작과 지금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0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덱스터 최대주주는 김용화 감독이다. 지분 19.24%를 보유하고 있다. 창업 당시엔 덱스터필름이 덱스터의 최대주주, 김용화 감독이 다시 덱스터필름의 최대주주인 구조로 시작했다. 하지만 2012년 덱스터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김 감독이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지금의 형태로 바뀌었다.

덱스터가 공동제작하고 포스트 프로덕션을 담당한 영화 <더 문> 스틸샷.

설립 이후 김 감독의 지분율은 차츰 낮아졌는데, 2015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첫 해 지분율은 27.51%,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하면 34.38% 달했다. 그러나 이듬해 무상증자에 따라 27.25%로 소폭 하락했고 2020년 다시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CJ ENM의 지분투자 영향이다.

◇CJ ENM에 보유주식 매각…'연합전선' 구축

CJ ENM은 2020년 2월 덱스터가 진행한 50억원(69만607주)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전체 발행 주식의 2% 수준을 확보했다. 덱스터가 2015년 코스닥에 입성한 이후 유증을 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또 김용화 감독이 보유주식 중 102만1573주(4.14%)를 CJ ENM에 추가로 매도하면서 김 감독의 지분율은 19%대로 떨어졌다.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되는 김 욱 대표(1.59%)와 강종익 대표(0.19%) 지분을 포함해도 21.03% 수준이다.

당시 지분 매입에 따라 CJ ENM은 바로 2대 주주(6.74%)로 등극했다. 덱스터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지분을 제외하면 나머지를 전부 소액주주가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영권 인수설이 돌기도 했지만 CJ ENM은 공시를 통해 부인했다. 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CJ ENM과 덱스터는 이전부터 협업 관계가 이어져왔다. 애초 <신과함께> 투자배급을 CJ ENM이 담당할 계획이었다가 덱스터가 1, 2편을 한 번에 제작하기로 하면서 제작비가 치솟자 롯데엔터테인먼트 투자배급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뒤 스튜디오드래곤의 아스달연대기 VFX(시각 특수효과)를 덱스터가 담당하는 등 오히려 연대를 강화했다.

또 2019년 영화 <백두산>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덱스터 자회사인 덱스터픽쳐스가 제작했는데, 덱스터와 CJ ENM이 함께 배급과 제공(투자)을 담당했다. 관객 825만명을 동원해 손익분기점(730만명)을 돌파한 작품이다.

영화 <백두산> 스틸컷

지분투자 이후로는 CJ ENM이 배급하는 영화에 덱스터가 후반작업뿐 아니라 투자에 참여하는 사례가 더 많아지고 있다. 2022년, 2023년에 각각 개봉한 <외계+인> 1부와 <더 문>이 대표적이다. 모두 CJ ENM이 투자배급한 영화로, 덱스터가 VFX와 DI(디지털 색보정), 사운드 등 포스트 프로덕션 전반을 맡고 공동투자자로도 참여했다.

신드롬을 일으켰던 CJ ENM의 영화 <기생충>의 경우 덱스터가 배급이나 투자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포스트 프로덕션을 전부 도맡았다. 덱스터 자회사 라이브톤이 <기생충>으로 미국 골든 릴 어워드에서 비영어권 사운드편집 기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덱스터는 VFX와 DI는 본사가, 사운드는 라이브톤을 통해 작업한다.

덱스터 관계자는 "(CJ ENM 작품들의 경우) 덱스터가 VFX만 담당할 때도 있지만 흥행적으로 성과가 기대될 때는 영화에 직접 투자를 하기도 한다"며 "기술력, 경쟁력 측면에서 서로 도움이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월트디즈니처럼 'IP발굴 및 확보-자체 제작-후반작업(VFX/CG)-배급 및 유통'으로 이어지는 프로세스 모델을 노리고 있다는 평이다.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최대주주 영향력 축소

김용화 감독은 지분율 축소 외에 경영자로서도 영향력을 최소화한 상태다. 설립 이후 대표이사에 올라 경영을 총괄했지만 2019년 3월 대표직을 사임하고 사내이사직만 유지, 같은 해 말에는 사내이사 자리에서도 내려왔다. 회사가 커지면서 탄력적 운영을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택하고 김 감독은 본업인 제작과 연출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덱스터는 김욱 대표와 강종익 대표의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업무를 정확히 나누고 있진 않지만 주로 영화와 VFX 부분을 강종익 대표, 버추얼 프로덕션이나 미디어아트 부분은 김욱 대표가 담당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국내 VFX 1세대로, 덱스터가 세워질 때부터 함께 했던 창립 멤버들이다. 김욱 대표는 CG 전문기업인 DTI픽쳐스와 디지털아이디어 이사를 역임, 덱스터 총괄본부장을 지냈다. 강종익 대표의 경우 CG전문기업인 인사이트비주얼 대표, 디지털아이디어 이사 등을 거쳐 덱스터 VFX를 총괄하는 슈퍼바이저로 합류했다.

회사 관계자는 "<더 문>처럼 김용화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의 포스트 프로덕션 작업은 덱스터가 참여하기 때문에 업무상 회사를 찾기도 한다"며 "하지만 그 외에 김 감독이 경영에 관여하진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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