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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치마켓 프론티어 유니콘 CVC]"브리즈인베, 올해 400억 펀딩…산업 성장에 베팅"③박제무 대표 "사명감 갖고 투자할 것"…2개 신규 펀드 조성, VC와 공동운용 방식

이영아 기자공개 2024-06-05 06:48:14

[편집자주]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선배 창업가가 후배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한 데서 시작된 문화다. 이 문화가 실리콘밸리에만 있는 건 아니다. 국내에선 기업형벤처캐피탈(CVC) 형태로 자리를 잡고 있다. 유니콘으로 성장한 스타트업이 CVC를 설립해 직접 투자를 집행하며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기꺼이 나서고 있다. 특히 모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투자 섹터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여느 CVC와 차별화 포인트가 드러난다. CVC를 통해 투자한 기업들은 모회사 성장에도 도움을 주며 '윈윈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더벨은 국내 주요 유니콘 기업의 CVC 활용 전략을 집중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1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존 1호 펀드 성과가 좋았던 덕분에 지속해서 '딜 플로우(deal flow)'가 유입되고 있다. 올해 두 개의 신규 펀드 결성 계획이 있다. 각각 200억원 규모 결성을 목표로 한다. 이중 하나는 벤처투자회사와 공동운용(Co-GP)을 논의 중이다."

박제무 브리즈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는 최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브리즈인베스트먼트는 직방이 설립한 기업형벤처캐피탈(CVC)로 지난 2019년 출범했다. 국내 유일 프롭테크 전문 투자사로 주목받았다. '프롭테크 유니콘' 직방의 정체성이 반영되면서다.

브리즈인베스트먼트는 올해 분기점을 맞았다. 그동안 하나의 펀드 운용에 초점을 맞춘 '원펀드' 전략에 집중했다면, 이젠 운용자산 규모를 키워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했다. 목표대로 펀딩이 될 경우 하우스 운용자산(AUM)은 600억원을 돌파하게 된다. '산업의 성장에 투자한다'는 철학을 유지하며 생태계 확장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다.

◇성장성 높은 산업, '가설 입증' 전략 투자

박 대표는 브리즈인베스트먼트의 초대 사령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VC) 블루런벤처스에서 심사역으로 일했다. 이후 안강벤처투자, 원앤파트너스 등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투자 경험을 쌓아왔다.

안성우 직방 창업주(대표)와 블루런벤처스에서 함께 일한 인연으로 지난 2017년 직방에 합류했다. 직방 신규사업팀 팀장(이사)으로 모바일 모델하우스를 비롯한 서비스 론칭을 주도했다. 2019년 브리즈인베스트먼트 설립 후, 안 대표 제안으로 대표직에 오르게 된다.

박 대표는 "10년의 투자경력과 3년의 스타트업(직방) 경력을 통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근무하며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다"면서 "안성우 대표가 '사업과 오퍼레이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라며 제안을 준 덕분에 합류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브리즈인베스트먼트 설립 초기엔 투자전략과 의사결정 구조수립에 집중했다. 박 대표는 "안 대표를 포함해 내외부 전문가를 만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구체적으로 산업과 기술을 다양한 시각으로 분석하고 금융과 사업개발 중심으로 해석하는 데 집중했다"고 했다.

투자 철학을 분명히 한 계기는 '니어스랩' 발굴이다. 박 대표는 "2020년 우연히 미국에서 드론이 건설업에 활용된다는 정보를 듣고 호기심이 생겼다"면서 "드론이면 잘 날아야 하는 것이 핵심일 것이란 가설을 세우고, 딜 소싱에 나섰다"고 전했다.

건설업에 적용될 수 있는 기술에 집중하기 보단 비행기술이 뛰어난 드론 회사를 물색했다. 그러던 중 니어스랩을 발견했고 콜드콜로 연락했다. 당시 니어스랩은 미래에셋캐피탈, 컴퍼니케이를 비롯해 굵직한 VC 투자가 몰리며 '오버부킹'에 성공했다.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브리즈인베스트먼트 투자를 정중히 거절했다고 한다. 하지만 박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고, 머지않아 단독딜을 성사키셨다.

박 대표는 "건설업 전문가와 함께 니어스랩의 건설 시장 가능성에 대해 다시 제안드리는 과정을 거쳐 딜을 성사시켰다"면서 "호기심을 갖고 시장을 관찰하고, 가설을 바탕으로 산업의 성장에 투자한다는 투자 철학이 확고해진 계기였다"라고 언급했다.

◇투자 보폭 확장 시동, 적극 펀딩에 방점

브리즈인베스트먼트는 '원펀드' 프롭테크 워터링 펀드(205억원)를 운용하며 12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프롭테크 분야 투자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정보기술(IT) 분야로 투자 영역을 넓혀왔다. 프롭테크는 부동산과 IT, 금융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된 산업이기 때문이다.

투자 섹터 확장의 대표적 사례는 '모두싸인' 딜이다. 박 대표는 "분양, 임대, 부동산 관리 등의 분야로 전자 계약이 확장된다면 혁신이 빨라질 것이라고 가설을 세웠고, 바로 모두싸인에 콜드콜했다"면서 "(모두싸인이) 20여곳 VC 러브콜을 받던 와중에 룸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브리즈인베스트먼트는 모두싸인 시리즈B 라운드에 참여했다. 박 대표의 가설은 이번에도 맞아떨어졌다. 부동산 전자계약서비스를 비롯해 관련 사업 확장 물꼬가 트였다. 그는 "가설대로 다양한 부동산 사업자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관련 신규 사업 분야에 확장 중"이라고 했다.

프롭테크를 중심으로 투자섹터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변화가 동반됐다. 브리즈인베스트먼트는 원펀드 전략을 벗어나 적극적인 펀드레이징에 나서기로 했다. 박 대표는 "단기적인 목표는 AUM 규모를 빠르게 1000억원까지 확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두 개 신규 펀드 결성을 계획 중이다. 각각 200억원 규모를 목표로 한다. 박 대표는 "산업의 성장에 투자하는 연속성을 갖는 2호 펀드를 준비하고 있다"며 "다른 벤처투자회사와 공동운용(Co-GP) 펀드 결성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프롭테크를 중심으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핀테크, 블록체인 등 투자 섹터를 넓혀갈 것으로 관측된다. 박 대표는 "쿠팡이 로켓배송을 하고 직방이 도어락을 파는 시대"라며 "스타트업 출신인 만큼 전략적으로 유연함을 택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명감을 갖고 산업의 성장에 투자하는 것이 목표"라며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해서 투자하고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벤처캐피탈의 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의 성장에 배팅한다면 브리즈인베스트먼트도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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