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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치마켓 프론티어 유니콘 CVC]'프롭테크 리더' 브리즈인베, AUM 1000억 정조준①직방 계열 벤처투자회사, 2019년 설립…'원펀드→공격 펀딩' 선회, 생태계 성장 방점

이영아 기자공개 2024-06-03 08:17:50

[편집자주]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선배 창업가가 후배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한 데서 시작된 문화다. 이 문화가 실리콘밸리에만 있는 건 아니다. 국내에선 기업형벤처캐피탈(CVC) 형태로 자리를 잡고 있다. 유니콘으로 성장한 스타트업이 CVC를 설립해 직접 투자를 집행하며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기꺼이 나서고 있다. 특히 모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투자 섹터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여느 CVC와 차별화 포인트가 드러난다. CVC를 통해 투자한 기업들은 모회사 성장에도 도움을 주며 '윈윈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더벨은 국내 주요 유니콘 기업의 CVC 활용 전략을 집중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0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단기적인 목표는 운용자산(AUM) 1000억원을 빠르게 달성하는 것이다."

박제무 브리즈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최근 더벨에 밝힌 각오다. 브리즈인베스트먼트는 국내 첫 프롭테크 전문 투자회사로 주목받았다. 프롭테크 유니콘 기업 직방이 설립한 기업형벤처캐피탈(CVC) 정체성을 반영한 것이다. 부동산 산업의 디지털 전환 속에서 기술 혁신을 일으킬 만한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브리즈인베스트먼트는 올해 분기점을 맞았다. 그동안 '원펀드' 전략을 통해 프롭테크 기업 발굴에 집중했다면, 이젠 운용자산 규모를 키워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했다. 브리즈인베스트먼트는 직방과 우미건설이 유한책임출자자(LP)로 참여한 205억원 규모 '프롭테크 워터링 펀드'만 운용해왔다.

국내 프롭테크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파수꾼 역할을 자처한다. 프롭테크는 부동산과 정보기술(IT), 금융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된 산업이다. 그만큼 투자할 때 복합적인 요소를 판단해 기업을 발굴해야한다. 하우스가 프롭테크 분야 투자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IT 분야로 투자 영역을 넓히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배경이다.

◇'프롭테크 유니콘' 직방, 원펀드 전략 시동

브리즈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12월 출범했다. 프롭테크 유니콘 기업 직방이 설립한 CVC로 유명세를 떨쳤다. 직방이 자본금 100%(20억원)를 출자했다. 당시 직방은 '프롭테크 에코시스템을 키운다'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브리즈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생태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선배 기업이 되고자 하는 의지였다.

이러한 투자 철학은 사명에도 녹아들었다. 브리즈는 스타트업이나 창업자, 경영진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는 조력자가 되자는 의미를 담았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에버퀘스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게임 속에서 브리즈는 다른 팀원에게 에너지를 넣어주는 기술을 의미한다.


안성우 직방 창업주(대표)가 직접 설립을 주도했다. 안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VC) 블루런벤처스(BRV)에서 투자 심사역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2010년 직방 창업 뒤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킨 뒤에도 꾸준히 벤처투자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직접 투자 자회사를 설립하겠다고 결심한 이유다.

안 대표는 신규 투자회사 사령탑을 물색하던 중, 박제무 당시 직방 이사에게 제안을 한다. 그는 안성우 대표와 함께 블루런벤처스에 함께 근무한 인연으로 직방에 합류해 있었다. 직방 합류 이전에는 안강벤처투자, 원앤파트너스 등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투자 경험을 쌓아왔다. 대표적인 투자 성과로 게임 개발사 펄어비스(IPO), 게임 퍼블리셔 엔터메이트(IPO), 항공부품 제조업체 샘코(IPO), 개발사 비전브로스(M&A) 등이 있다.

브리즈인베스트먼트는 출범 직후 곧바로 중소벤처기업부에 벤처투자회사(옛 창업투자회사) 등록을 마쳤다. 마수걸이 펀드 결성 또한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2020년 2월 프롭테크 워터링 펀드(205억원)를 결성했다. 박제무 대표가 대표 펀드 매너지를 맡아 펀드 운용을 총괄했다.

업력이 전무한 VC가 첫 번째 펀드를 결성하는 것은 난도가 상당하지만 '든든한 배경'을 지닌 브리즈인베스트먼트는 예외였다. 모회사 직방이 100억원을 출자하며 펀딩에 힘을 실었다. 우미건설 또한 100억원을 출자했다. 이후 하우스는 프롭테크 워터링 펀드 운용에 집중하는 '원펀드' 전략에 방점을 찍었다.

◇12개 프롭테크 투자, 'AI·데이터' 섹터 눈길

브리즈인베스트먼트는 원펀드를 운용하며 12개 프롭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핀테크, 블록체인 등 다양한 프롭테크 분야의 기업들에 투자했다. 프롭테크 분야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직방의 노하우를 전하며 피투자기업의 밸류업도 적극 지원했다.

구체적으로 △물류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하우저' △AI 건축 설계기술 '스페이스워크' △공유주방 '고스트키친' △태양광 에너지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3차원(3D) 디지털 트윈 기업 '큐픽스' △3D 인테리어 솔루션 '어반베이스' △자율주행 드론 '니어스랩' △동대문 풀필먼트 스타트업 '브랜디' △호스피탈리티 SaaS 기업 '온다' 등이다.


해외 딜소싱도 적극 이뤄졌다. 베트남 프롭테크 기업 '프롭지'에 투자했다. 2016년 설립된 베트남의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이다. 주거용 부동산을 매매할 수 있는 온라인 부동산 중개 플랫폼을 운영한다. 직영 중개사무소에서 부동산 거래에 필요한 시세 정보부터 법률 자문, 가치 평가, 대출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공통점은 SaaS, AI, 3D를 비롯한 IT 기술력이 도드라지는 기업이다. 박제무 브리즈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하우스 투자 철학은 '산업의 성장'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프롭테크 산업의 성장을 위해선 호기심을 갖고 우리 사회의 부동산 문제들을 관찰해 IT 중심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프롭테크를 중심으로 투자섹터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변화가 동반됐다. 브리즈인베스트먼트는 원펀드 전략을 벗어나 적극적인 펀드레이징에 나서기로 했다. 신규 펀드 결성에 적극 나서며 투자재원을 확충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기존 1호 펀드 성과가 좋았던 덕분에 지속적으로 '딜 플로우(deal flow)'가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브리즈인베스트먼트 통해 자금 조달을 받고자 하는 스타트업과의 연결점이 늘어나고 있어 양질의 딜소싱이 가능한 상황이라는 의미다.

목표 AUM은 1000억원이다. 공동운용(Co-GP)을 비롯한 다양한 펀드레이징 전략을 수립 중이다. 프롭테크 산업에 관심을 둔 대기업과 금융기관을 비롯한 민간 LP 중심 펀딩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기회가 된다면 모태펀드(국토교통부)를 비롯한 정책 기관 출자사업 또한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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