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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반도체 유리기판 생태계]애드벌룬 띄운 제이앤티씨, 사업 경쟁력은①6월 시제품, 8월 데모라인, 12월 대형 투자 공언…현실성 두고 '이견'

조영갑 기자공개 2024-06-10 08:55:12

[편집자주]

'꿈의 기판'이라고 불리는 반도체 유리기판(글라스기판) 시장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인텔이 선행 투자를 한 가운데 SKC, 삼성전기 등 국내 메이커들도 참전하고 있다. 코스닥 섹터의 벤더사 움직임 역시 빨라지면서 가치를 재평가 받는 분위기다. 더벨은 싹트는 유리기판 생태계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4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D 커버글라스 전문 제조사 '제이앤티씨'가 반도체 유리기판 시장 진출을 공언한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 사업의 적절성, 유효성을 두고 이견이 나오고 있다. 이미 인텔, SKC 앱솔릭스, 삼성전기가 대형 캐파 투자를 진행했거나 계획하는 가운데 제이앤티씨가 완성품 기판을 제조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다. 제이앤티씨가 유리기판을 띄운 이후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 시총 1조원을 돌파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제이앤티씨는 이달 중 유리기판 첫 시제품을 생산하는 스케줄을 목표로 현재 파일럿 라인을 돌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제이앤티씨는 중국의 화웨이향 모바일 커버글라스, 스마트워치용 커버글라스, 전장용 3D 커버글라스 등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회사다. 유리가공에 대한 두터운 업력으로 반도체 유리기판 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포부다.

제이앤티씨가 유리기판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은 3월 말 정기주총 때로 파악된다. 당시 장상욱 회장은 주주들과의 질의 응답 과정에서 "유리기판 사업을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해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취지의 공식 발언을 했다.

당시 장 회장의 발언과 일부 보도를 종합하면 제이앤티씨는 8월까지 유리기판 생산을 위한 데모라인을 구축하고, 샘플을 제작한 후 고객사와 협의, 연말께 베트남에 유리기판 전용 공장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유리기판에 대한 어떠한 언급과 준비 투자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 한 해 양산 프로세스를 마무리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통상 3~5년의 준비 기간을 거친 타사 대비 매우 빠른 속도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변성호 제이앤티씨 상무(재무관리부문) 주도로 이어진 제이앤티씨의 IR, NDR 등에서 유리기판에 대한 언급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기존 사업인 3D 커버글라스의 수주 급증과 고마진 전장용 글라스 수주잔고를 지속적으로 어필하면서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갑작스레 '유리기판' 키워드가 부상하자 이에 적극적으로 편승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4월부터 주가도 급등하기 시작했다. 1분기 1만원~1만2000원 대를 오가던 주가는 제이앤티씨의 유리기판을 업은 직후 치솟기 시작해 4월 중순 52주 최고가인 2만335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총도 단기간에 1조원을 돌파, 조정을 거쳐 4일 현재 1조1000억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변 상무는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실적 추이와 신사업(유리기판)만 놓고 봐도 (향후 주가는) 현 주가 이상으로 간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이앤티씨가 홈페이지에서 밝힌 유리기판 기술. TGV와 Cu 전극도금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제이앤티씨의 유리기판 플랜은 원대하다. 상반기 시제품을 시장에 내놓겠다는 계획은 물론 토탈 프로세스에 가까운 제조 과정을 내재화하겠다는 복안도 내비쳤다.

변 상무는 "독일 쇼트(SCHOTT)사 등에서 유리기판(원장)을 사와서 그 기판 위에 TGV 공정을 거쳐 미세한 홀(via홀)을 뚫고, 에칭 식각 공정으로 홀 사이즈를 명확하게 만들어 구리(Cu) 도금까지 마무리하는 과정을 우리 사업 영역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검사, 후공정 패키징을 제외한 전공정 프로세스를 제이앤티씨가 내재화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통용되는 유리기판 공정은 다음과 같다. 쇼트, 코닝(Corning), NEG 같은 거대 글라스 공급사에서 기판 소재를 유리기판 메이커에 공급하고, 여기서 TGV 공정, 구리도금, 에칭(ethcing), 슬리밍(slimming) 등 후가공을 한다. 이후 엔드유저 단에서 후공정(테스트, 패키징)을 진행한다. 제이앤티씨의 계획대로라면 TGV, 에칭, 도금 등 설비를 자체 도입해 완성품 유리기판을 제조, 공급하겠다는 뜻이다.

업계의 이견이 나오는 대목은 이 지점이다. 시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제이앤티씨가 밝힌대로 공정의 핵심인 TGV(글라스관통전극) 공정과 에칭, 슬리밍 등의 공정이 갖춰져야 하지만 완비가 되지 않은 걸로 파악된다. 현재 TGV 장비의 경우 국내 필옵틱스, 독일 LPKF 등이 과점시장을 구축하고 있지만, 도입 논의는 없는 상태다.

다만 5월 경 국내 모 업체에 샘플기판 가공을 의뢰한 것이 전부다. 해당 업체의 관계자는 "특정한 요구 스펙이나 구체적 오더 없이 단순 제작 요청에 그쳤다"고 전했다. 이는 6월 내놓겠다는 시제품을 뜻하는 걸로 보인다. 외주 가공, 제작을 통한 시제품이라 제이앤티씨의 자체의 신사업 플랜을 대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통상 장비 셋업에서 시운전까지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데모라인을 구축하겠다는 일정(8월) 역시 빠듯해 보인다. 제이앤티씨는 데모라인을 구축해 샘플을 제작한 뒤 고객사 협의를 거쳐 연말 양산설비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연결기준 현금성자산 400억원, 이익잉여금 2354억원 등으로 실탄은 충분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유리기판 업계 관계자는 "(제이앤티씨가) 강화유리 제조 부문에서 업력이 두텁긴 하지만, 반도체 기판 사업은 다양한 공정이 개입되는 복잡한 프로세스"라면서 "단기간에 이를 이뤄내겠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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