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6월 05일 07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사모펀드 중에서 잘 팔리는 상품으로는 목표달성형 펀드를 빼놓을 수 없다. KB증권이 선두주자다. 이번달에만 더제이자산운용, 더블유자산운용, 브이아이피자산운용 등 내로라하는 운용사들과 손잡고 잇달아 상품을 내놓았다. 미래에셋증권도 머스트자산운용과 함께 목표달성형 펀드를 출시하는 등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목표달성형 펀드는 특정한 목표 수익률을 두고 이를 달성하면 청산하는 구조의 상품이다. 단기간에 빠른 수익실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만기가 1년~1년 반 정도로 설계돼 일반적인 사모펀드보다 빠른 엑시트가 가능하다.
특히 판매사의 선호도가 높았다. 고객에게 팔기가 쉬워서다. 일종의 ELS 대용품으로 활용됐다고 한다. 수익을 내는 구조나 위험도는 전혀 다르지만 셀링 포인트는 비슷하기 때문이다. ELS가 인기가 높았던 건 고객들에게 목표 수익률을 제시할 수 있으면서도 조기상환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목표달성형 펀드도 같은 두가지 강점을 앞세워 인기몰이 중이다.
하지만 정말 고객에게 좋은 구조의 상품인지는 물음표가 찍힌다. 최근 설정되고 있는 목표달성형 펀드들은 대부분 목표수익률이 5~8%로 낮은 편이다. 목표가 높지 않기에 빠르면 몇 개월 안에 청산된다. 청산된 자금은 다시 새로운 목표달성형 펀드로 재가입하는 구조다. 1년에 가입과 청산, 재가입을 많으면 3번까지도 반복할 수 있다.
판매하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쏠쏠한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목표달성형 펀드의 판매수수료는 약 1%다. 일반적인 주식형 사모펀드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만기가 보통 3~5년 정도인 사모펀드에 비해 1년에도 두세번 판매할 수 있기에 판매사의 수수료 수익이 몇 배다. 고객 입장에서는 한 번 가입했던 펀드를 두 세번 가입하면서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운용업계의 장기적 성장에도 도움이 되기 어려워 보인다. 목표달성형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에게 가장 중요한 건 빠른 목표수익률 달성이다. 판매사나 고객이나 조금 더 빠르게 목표를 달성해주는 운용사를 높게 평가한다. 결국 매니저도 좋은 주식을 고르기보다는 단기 트레이딩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장기투자를 강조하는 한 사모운용사는 앞으로 목표달성형 펀드를 더이상 설정하지 않겠다는 내부 지침을 정했다고 한다. 수차례 판매수수료를 내야 하는 고객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장기투자라는 운용 철학에도 배치된다는 이유다. 목표달성형이라는 껍데기로 경쟁하기보단 각 운용사의 본연의 전략으로 승부하는 시장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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