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영업현금창출력 꺾인 효성화학, 불어난 자회사 지원 '부담'자회사 출자 및 시설비용 부담 지속…베트남·중국 등 해외법인 채무보증 2조
김동현 기자공개 2024-06-10 08:24:33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5일 16:0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화학의 별도 기준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이 올해 1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베트남, 중국 등 해외 사업장이 정상가동하는데 시간이 걸리면서 연결 OCF는 2년 전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에 더해 국내 사업장 중심의 별도 기준까지도 OCF가 순유출로 전환된 셈이다.효성화학은 국내 사업장 투자와 해외법인 지원을 병행해야 하는데 지속되는 현금 유출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해외 자회사의 정상화를 위한 지원까지 이뤄지면서 효성화학이 부담하는 채무보증 액수도 올해들어 2조원대까지 확대됐다.
◇별도기준 OCF 마이너스, 자회사 지원에 CAPEX 부담
효성화학은 2018년 효성그룹의 지주사 전환 당시 폴리프로필렌(PP), 탈수소공정(DH) 등의 사업부문으로 출범했다. 초창기만 해도 울산·구미 등 국내 사업장을 중심으로 제품을 생산·공급했지만 글로벌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해 베트남, 중국 등에 자회사를 설립했다.
PP 제품 가격이 톤당 최대 2800달러대까지 오르며 효성화학은 국내 사업장에서만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OCF는 2021년까지 2000억~3000억원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현금 유입분은 해외법인 증설 투자 목적으로 나가며 효성화학의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 규모는 10억원 내외를 오갔다.
그러나 중국 현지의 석유화학 산업 내재화 정책에 따른 업황 악화와 코로나19까지 겹치며 효성화학의 별도 실적도 급감하기 시작했다. 2021년 별도 영업이익이 1909억원까지 올라갔던 효성화학은 이듬해 1043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적자 상태가 계속되며 지난해 연간 OCF도 -33억원로 떨어지며 첫 현금유출이 발생했고 올해 1분기에는 -52억원으로 유출 규모가 더 커졌다. 영업활동으로 현금이 유입되지 않고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4/06/05/20240605152619608_n.jpg)
2020년 4월 공장 가동을 시작한 베트남 자회사가 기대와 달리 흑자 달성에 계속해서 실패하는 가운데 국내 사업장 운영 부담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2018년 지분 최초 취득부터 올해 3월까지 베트남 자회사에 들어간 출자금액은 8000억원이 넘는다. 2022년 설립한 중국법인 증설까지 포함하면 효성화학이 부담한 해외 법인 출자금액은 1조원 가까이 된다.
여기에 효성화학은 국내 사업장에 대한 유지·보수 및 신사업 증설 금액으로 최대 1700억원대(2022년)의 자본적지출(CAPEX)도 집행했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CAPEX 총액(598억원)의 절반이 넘는 315억원을 CAPEX로 집행했다.
◇멈추지 않는 정상화 작업, 일부 지분 매각도 검토
효성화학의 해외 자회사 정상화 작업은 끝나지 않았다. 올해도 베트남 자회사에 332억원의 추자 출자를 진행했다.
자회사의 채무보증 잔액 규모도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효성화학이 베트남, 중국 등 두 자회사의 채무에 대해 지고 있는 보증 총액은 2조원을 넘어섰다.
2019년 6월 처음으로 베트남 자회사에 대해 7159억원의 채무보증을 진 지 5년 만에 규모가 3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현재 부담하고 있는 채무보증 총액의 95%인 1조9621억원이 베트남 자회사에 대한 보증이다. 나머지 5%인 1047억원이 중국 자회사 몫이다.
베트남 자회사는 공장 가동 4년차를 맞았지만 여전히 순손실 상태에 빠져 있어 지원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자회사의 당기순손실은 259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3137억원 순손실 대비 마이너스를 축소하긴 했지만 수천억원대의 손실을 냈다는 점은 아픈 지점이다. 올해 1분기에도 53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효성화학은 베트남 자회사 지분 일부 매각도 열어두고 검토 중이다. 효성화학의 베트남 자회사 보유 지분율은 설립 때부터 줄곧 100%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선 베트남 항구에 자리잡은 지리적 이점과 PP 수직계열화(LPG→DH공정→프로필렌→PP) 생산 체계 완비 등을 효성화학 베트남의 장점으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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