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그룹은 지금]약점이 없다…시총 6위 이끈 계열사 전력투구①'50조' 넘보는 몸값, 연초대비 40% 성장…루키와 전통 강호의 협력
허인혜 기자공개 2024-06-13 08:13:11
[편집자주]
HD현대그룹의 올해를 정의하는 네 글자는 '쾌속질주'다. 자산총액 기준 재계 8위·시가총액 기준 6위에 안착했다. 10대 기업 중 유일하게 순위를 높인 기업이다. 부상(浮上)의 의미가 남다른 이유는 괄목할 만한 속도와 계열사들의 고른 기여도 때문이다. HD현대그룹을 받치던 조선 3사는 호황기를 맞이했고 일렉트릭·마린솔루션이 루키이자 효자로 등극했다. HD현대그룹의 몸값은 왜 치솟았고, 경영자들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 본격적인 '밸류업 시대'에 들어선 HD현대그룹의 지금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1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그룹은 10대그룹 중 올해 유일하게 재계 순위를 높인 곳이다. 자산뿐 아니라 기업가치도 상승하며 시가총액 순위는 6위에 안착했다. HD현대그룹만큼 빠르고 크게 성장한 경쟁자가 없다. 시가총액은 연초대비 40% 증가했다.계열사들이 각각 제 몫을 확실하게 했기 때문이다. HD현대일렉트릭과 HD현대마린솔루션이 시가총액 로켓을 쐈다면 오랜 기둥이었던 조선3사는 시가총액 '형님'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현대중공업이 4개 회사로 분할됐던 2017년 이후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은 어떤 궤적을 그려왔을까.
◇시총 기준 6위 안착, 연초대비 40% 성장
HD현대그룹의 11일 기준 시가총액은 48조2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장중 한때 50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규모도 규모지만 성장 속도가 눈에 띈다. 2022년 말 28조원대에 그쳤던 시가총액이 1년 반만에 20조원 뛰어올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주요 그룹 중 HD현대그룹만큼 시가총액을 키운 곳은 없다. 지난해 말 HD현대그룹의 시가총액은 34조3150억원으로 6개월 만에 40.5%가 올랐다. SK와 한화, 현대차 등도 이 기간 몸집을 불렸지만 각각 10~20% 수준의 성장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기준의 재계 순위로 6위에 안착했다. 지난해 말 대비 2계단을 올랐고 경쟁자들과의 차이도 벌렸다.
HD현대그룹은 셀트리온과 에코프로그룹, 카카오, 한화그룹 등과 시가총액 6~9위를 다툰 바 있다. 한국거래소 기업집단 통계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에코프로그룹 상장 3사(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에코프로머티)의 6월 11일 기준 시가총액은 에코프로비엠이 20조9000억원, 에코프로가 13조8000억원, 에코프로머티가 9조1000억원으로 44조원에 미치지 못한다.
◇시총 줄어든 곳은 수천억원, 늘어난 곳은 수조원
2017년 5월을 기점으로 최근까지 계열사들의 주가 추이를 비교해 봤다. 2017년 5월은 현대중공업이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4개 회사를 분할한 때다. 2002년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후 15년 만이었다.
HD현대그룹의 상장 계열사는 모두 9곳이다. 조선 3사와 해양 부문의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에너지솔루션·HD현대미포, 전력 부문의 HD현대일렉트릭, 선박 사후관리 기업 HD현대마린솔루션, 건설기계 부문의 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 등이다.
계열사들의 시가총액 움직임을 보면 9곳 중 2017년 5월 대비(이후 상장한 곳은 상장일 기준) 몸값이 하락한 곳은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마린솔루션 등이다. 이중 상장 직후 효과를 봤던 HD현대마린솔루션을 제외하고 HD한국조선해양이 약 7300억원, HD현대인프라코어가 약 4000억원 시가총액이 줄었다. 시가총액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HD한국조선해양은 시가총액 약 10조원 규모의 회사다.
또 현재 그룹 시총 1위를 노리는 HD현대일렉트릭만의 성장세만으로도 다른 계열사들의 하락세를 희석할 수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같은 기간 8조9000억원 시가총액이 올랐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장도 시가총액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8일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의 시가총액은 6조원 안팎을 오가는 중이다. 2022년 말 대비 시가총액 상승분의 상당수를 HD현대마린솔루션이 책임진 셈이다.
◇일렉트릭·마린솔루션 '루키'도, 조선3사도 잘 나간다
가장 크게 기여한 계열사는 단연 HD현대일렉트릭이다. 성장의 이유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증권가 리포트를 참고하면 HD현대일렉트릭이 뛰어든 시장 자체가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이다. 전력기기 및 에너지솔루션 사업체로 전력변압기, 고압차단기 등 전력기기 등을 주요 제품으로 취급한다. 인공지능(AI) 혁명 등 데이터센터 확충의 이유가 분명해 수요가 폭증하는 중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상장 자체만으로도 시가총액을 끌어올렸고 선박 유지·보수(MRO)와 개조(Retrofit)도 새 먹거리로 꼽힌다.
그렇지만 HD현대그룹의 성장세를 '루키'에만 돌릴 수는 없다. 일렉트릭과 마린솔루션이 선전했지만 조선 3사 등 HD현대그룹을 받쳐오던 기둥들도 제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HD현대그룹의 시가총액이 껑충 뛰어오른 건 협업의 결과다. 계열사 중 빠지는 곳이 없이 모두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조선 계열사들은 이미 몇년치 일감을 쌓아뒀다. 저가 수주도 아니다. 신조선가지수는 16년 만에 최고치다. 조선업 호황의 절정기로 꼽는 2008년 수준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매출액만 봐도 2022년 17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21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재료가 좋고 쌓아둔 현금이 많아 저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가총액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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