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어 프로파일]No.1 로펌의 'M&A 키맨' 이영민 김앤장 변호사17년 간 쌓은 전문성, 정확성·고객 입장 중시 철학
감병근 기자공개 2024-06-24 08:09:11
[편집자주]
인수합병(M&A) 시장은 국내 로펌에게 신성장동력이 됐다.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송사 업무에 쏠렸던 무게중심 또한 자연스레 M&A 섹터로 이동했다. M&A 법률 자문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고 서비스의 질도 향상됐다. 그에 걸맞게 맨파워 또한 풍성해졌다. 더벨은 법률시장의 성장을 이끈 M&A 자문 핵심인력들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4일 09: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장법률사무소(이하 김앤장)는 명실상부한 국내 1위 로펌이다. 국내 로펌으로는 유일하게 10년 연속 세계 100대 로펌에 이름을 올리며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라섰다.인수합병(M&A) 등 기업자문 분야에서도 김앤장의 입지는 공고하다.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으로 M&A 법률자문 분야에서 작년까지 12년 연속 선두를 차지했다.
이영민 변호사(사진)는 이러한 김앤장 M&A 자문 분야에서도 핵심인물로 손꼽힌다. 대기업,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등이 주도한 다양한 딜에 참여하며 M&A 법률자문의 전문성을 확고히 구축했다는 평가다.
이 변호사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M&A 자문 역량을 더욱 키워 나가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를 통해 고객의 진정한 동반자로서 더욱 유기적이고 종합적인 법률자문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성장스토리 : 사회 공헌에 관심, 복합적 성격의 M&A에 매력 느껴
이 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을 거쳐 해군법무관으로 복무했다. 김앤장에 합류한 건 2007년이다. 이후 미국 UC버클리 로스쿨을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도 취득했다. 2013년에는 미국 로펌인 래덤앤왓킨스(Latham & Watkins)에서 근무했다.
이 변호사가 김앤장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국내에서 M&A 법률자문은 다소 생소한 분야였다. 사법연수원 성적 상위권자는 대부분 로펌 대신 법원이나 검찰을 선택하던 시절이었다.
이 변호사도 공익에 대한 사명감으로 판사나 검사 쪽으로 진로를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앤장 선배들의 다양한 조언을 듣고 김앤장 입사를 결정했다. 경제가 원활히 돌아가게끔 지원하는 것도 사회에 공헌하는 중요한 일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당시 김앤장 변호사들은 IMF 외환위기 극복에 상당한 역할을 한 인물들로 구성돼 있었다.
이 변호사는 “선배들께서 파이를 공정하게 배분하는 것 만큼 키우는 것도 사회에 굉장히 중요하며 로펌 변호사는 이러한 자부심으로 일을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진로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에서 사회에 공헌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이 로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김앤장 입사를 결정한 이후에는 자신에게 가장 큰 도전이 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기로 했다. 당시 초창기에 있던 M&A 자문분야는 거래구조, 세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법률자문에서도 가장 복잡한 분야로 여겨졌다. 이 변호사는 이런 M&A 자문의 종합성과 복합성에 매력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이 변호사는 2007년 두산밥캣 인수를 시작으로 이후 17년간 크고 작은 M&A를 다양하게 경험하며 시니어 변호사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이제는 자신의 성장 기반이 된 김앤장 만의 유기적 자문 시스템을 유지, 발전시키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문 철학 및 스타일 : 정확성에 기반한 고객 중심 자문
이 변호사는 모든 자문 업무에서 기본을 강조한다. 그가 특히 법률자문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정확성이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리스크를 진단하고 조언함에 있어 모든 사례와 법리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조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이 변호사의 철학이다.
업무 정확성은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변호사는 법률적인 분석이 정확하지 않고 명확한 가이드를 제시할 수 없다면 고객과 관계가 아무리 좋더라도 변호사로서는 실격이라고 언급했다.
이 변호사는 고객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여기는 자세도 중요하게 여긴다. 법률 문제는 일반적으로 관점에 따라서 다양한 결론이 나올 수 있다. 변호사는 이렇듯 양면성이 있는 이슈를 다루는 만큼 고객의 입장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서는 M&A의 경우 초기 협상 단계부터 깊이 관여해서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 변호사는 강조했다. 여기에 고객과 늘 함께하며 신속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고객 파견근무 등 여러 경험을 통해 배웠다고 돌아봤다.
이 변호사는 “변호사들은 완벽하게 검토가 끝나기 전에는 고객과 교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 경우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고객과 한 팀처럼 계속 교류하며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1 : M&A의 모든 것 배운 '두산밥캣' 인수
2007년 진행된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의 두산밥캣 인수는 이 변호사가 처음으로 참여했던 M&A 거래였다. 당시 북미 소형건설장비시장 1위 업체였던 밥캣 인수에 두산그룹은 49억달러를 투입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 M&A로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 변호사는 갓 로펌에 들어온 변호사였지만 박상열, 정재훈 변호사 등 선배들을 따르며 1년 동안 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일반적으로 초년 변호사들이 M&A 딜에서 단편적인 보조 업무만 수행하는 것과는 달랐다.
두산밥캣 인수는 사업 양수도 방식으로 진행됐다. 20여개 국가에 흩어진 각 법인을 영업 양수도 방식으로 인수하는 것은 변호사 입장에서는 매우 손이 많이 가고 고된 업무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주식만 넘겨 받으면 되는 일반적인 주식 양수도 방식의 M&A와 달리 영업 양수도는 각 법인이 속한 국가의 인허가, 지적재산권 등을 하나하나 확인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M&A의 ‘A to Z’를 배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너무나 훌륭했던 선배 변호사들을 24시간 동안 비서처럼 따라다녔던 기억이 난다”며 “덕분에 M&A와 관련된 업무를 정말로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두산밥캣 인수를 계기로 이후 두산그룹이 수행한 다수의 M&A에도 법률자문을 제공해오고 있다. 두산공작기계, 두산엔진, 두산모트롤 매각 및 테스나, 엔지온 인수 등이 이 변호사가 참여한 두산그룹의 M&A 거래다.
◇트랙레코드2 : 법률자문의 이슈 패키지, 마이크로테크놀로지의 VIS 인수
이 변호사는 올해 4월 완료된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의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의 국내 차량용 반도체기업 브이에스아이(VSI) 인수에 법률자문을 제공했다.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는 차량 네트워킹 반도체 분야에서 VSI가 지닌 기술력을 높게 평가하고 인수를 결정했다.
이 변호사는 이번 딜이 일반적인 M&A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이슈들이 패키지로 나왔다는 부분을 인상깊게 여겼다. 사실상 법률 자문분야의 모든 카운터 파트들과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야 했다.
일반적인 법률실사와 주식매매계약의 작성을 위한 매도자와 협상은 기본이었다. 여기에 진술보장보험 가입을 위한 보험사와 협상도 진행됐다.
매각 인허가를 얻기 위한 정부기관과 협의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했다.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를 포함한 소수지분 주주들과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작업도 거쳐야 했다. 이모 든 과정을 종합해 원만한 거래종결이 이루어 졌다.
이 변호사는 마이크로테크놀로지의 VSI 인수에 대해 “M&A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이슈들이 모두 다루어졌던 거래"라며 "최근에 진행했던 거래 중에 가장 고생을 많이 했지만 보람도 컸던 M&A였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 : 아웃바운드 M&A에 포커스, 종합적·유기적 자문 서비스 강화
이 변호사는 최근 다소 침체된 M&A 시장이 올해 하반기부터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에 맞춰 해외를 겨냥한 아웃바운드 M&A에 집중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인도, 중동, 우크라이나 등이다. 특히 인도에서는 중국에서 빠져나온 생산 거점 등이 이전하며 그린필드 투자를 포함한 다수의 M&A 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에는 러시아와 전쟁이 끝나면 국내 기업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로펌 간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변호사는 김앤장 만의 종합적이고 유기적인 M&A 자문 서비스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김앤장은 M&A 딜에 맞게 산업팀이나 밸류에이션을 도울 수 있는 회계사까지 참여한 원팀을 구성한다. 이를 통해 토털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다.
이 변호사는 “로펌이 커질수록 업무가 단편화되고 각자 일만 맡는 경우가 많지만 김앤장은 그렇지 않다”며 “M&A팀이 다른 팀들과 한 몸처럼 협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더 활성화시키기 위해 김앤장에 있는 많은 M&A 변호사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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