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두달 만에 4배 오른 태성, 복합동박 ‘위력’PCB 부문 차기 성장동력 '유리기판' 준비 "테스트 장비 발주 협의 중"
성상우 기자공개 2024-06-20 08:50:27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8일 10:1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태성은 지난달 코스닥에서 가장 뜨거웠던 종목 중 하나입니다. 4월말까지만 해도 별다른 모멘텀을 보이지 못하면서 우하향을 그리던 주가가 5월부터 드라마틱한 반등을 보였죠.
단순히 주가에만 국한된 화제성은 아니었습니다. 2차전지 소재·부품 시장에 ‘복합동박’이라는 핫 이슈가 등장한 영향이 컸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시장에선 복합동박이 기존 동박 공급 체계를 뒤엎는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최근 두 달간의 주가 흐름은 이러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루 평균 수백만주에서 최대 수천만주까지 폭증한 거래량이 동반되면서 주가는 급등세를 이어갔습니다.
시작점은 4월 말입니다. 당시만 해도 주가는 연중 최저점 수준인 3000원대 초반에 머물러있었습니다. 반등은 5월초 들어 본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복합동박 제조 설비가 곧 공개될 것이란 소문이 시장에 서서히 퍼지기 시작한 시기입니다. 약 한 달만에 주가는 3000원대에서 5000원대로 약 70% 올랐습니다.
복합동박 생산장비 실물이 공개된 5월 말부터 본격적인 상승이 시작됐습니다. 공개 직후인 5월 30일에는 전일 대비 25% 올랐습니다. 이달 7일 상한가가 나왔습니다. 그 이후로도 10%대 안팎의 상승이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12일 장중 한 때 터치한 1만3420원은 태성 상장 이래 최고점입니다. 최근까지 여전히 1만2000원선을 지키고 있습니다.
◇Industry & Event
태성의 본업은 반도체용 PCB 공정 설비 제조입니다. 그 중 PCB 회로 형성 중에 가장 핵심적인 습식 표면 처리 설비를 생산하죠. 습식 설비는 PCB 기판을 처리하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다양한 약품을 펌프 등을 이용해 기판 표면에 분사한 뒤 세정하고 히터를 이용해 기판을 건조시키는 과정을 수행하는 설비입니다.
일본의 △Ibiden과 △Meiko를 비롯해 국내의 △삼성전기 △LG이노텍 △이수페타시스 △비에이치를 고객사로 두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글로벌 PCB 업계 1위인 △펑딩 △폭스콘까지 다변화된 고객사를 확보했습니다.
본업에선 올해 1분기부터 본격 반등을 시작했습니다. 연결 기준 177억원의 분기 매출에 2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죠. 시장에선 어닝 서프라이즈로 받아들였습니다.
다만 주가 반등의 모멘텀은 정작 다른 곳에서 나왔습니다. 최근까지 신사업으로 준비해 온 복합동박 생산 설비가 반등의 트리거가 됐죠. 복합동박은 구리로만 이뤄진 기존 동박과 달리 필름막의 양쪽 표면에 구리를 도금 처리해 배터리 내에서 음극재로서 동일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구현한 소재입니다.
기존의 동박을 대체할 수 있는 더 가볍고 저렴한 소재로 복합동박이 거론된 지 조금 됐지만 제조 설비 완제품이 국내에서 시현된 건 처음입니다. 중국에선 국내보다 조금 앞서 현지 업체들의 장비개발이 이뤄졌지만 불량 문제로 아직 양산 체제로 넘어가지 못했죠.
장비 공개 후 최근엔 국내외 대형 배터리·동박 업체들과 릴레이 미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내 구체적인 공급 계약 소식이 들려온다면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는 게 시장 관측입니다.
◇Market View
태성의 장비 시연 이후 국내 증시에서 복합동박이 집중적으로 조명받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차증권은 태성의 가장 큰 투자 포인트가 “중국 CATL과 일본을 중심으로 채택 예정인 복합동박용 RTR 도금 장비에 대한 매출 가시화 여부”라고 콕 집어 설명했습니다.
복합동박 탑재 배터리의 경우 수명과 주행거리 면에서 유리하고 배터리 원가로 30% 가량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올해 매출 620억원을 제시하고 영업이익률 10%를 제시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태성 재무부문의 키맨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이남영 부사장을 꼽을 수 있습니다. 삼성코닝과 보광, 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 등을 거쳐 2017년부터 태성에 몸 담고 있는 인물이죠. 단 세 자리만 있는 사내이사직을 김종학 대표, 김종복 부대표와 함께 맡고 있습니다.
이 부사장은 최근 주가 흐름에 대해 "언급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기존 PCB 사업만 보고 조금 저평가됐던 것들이 작년부터 온디바이스AI 등과 맞물려 수혜주로 조금 반영이 되는 것 같더니 최근 복합동박으로 기대감을 많이 받은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복합동박 설비가) 실제 수주로까지 이어지면 한번 더 모멘텀을 가질 수 있지 않겠나 본다"면서 "올해 중으로는 계약 소식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사장은 또 다른 히든카드인 '유리 기판'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고객사들이 지금 테스트를 빨리 할 수 있도록 데모 설비를 만들어달라고 의뢰한 상태로 테스트 장비 발주를 협의 중인 곳이 있다"며 "고객사들 중엔 이름만 대면 다들 알만한 대기업들도 포함돼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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