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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화학사는 지금]삼양 화섬의 숙원 'TPA', GS로 이어진 삼남석유 협력①신성장동력 밸류체인, 3사 합작…삼양·GS 오너가 이사회 참여, 사업 지원

김동현 기자공개 2024-06-24 13:2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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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위기'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따라붙는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 석유화학이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제 성장 부진, 중국발 공급 과잉, 원가 부담 상승 등으로 대기업마저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단순 사이클에 따른 불황이 아닌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환경에 놓인 중견화학사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중견화학사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9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식품 사업에 뛰어들며 기반을 다진 삼양그룹은 1960년대 신사업으로 화학사업 진출을 검토한다. 경성방직, 남만방적 등 섬유 사업을 영위한 경험을 바탕으로 화학섬유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1969년 전주 폴리에스터 공장을 준공했다. 삼양그룹 화학사업의 시작이다.

폴리에스터 사업이 안착하면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원료를 내재화할 필요성을 느꼈고, 화섬사업 진출 약 20년 만에 테레프탈산(TPA) 사업에도 직접 진출하기로 결정한다. 이미 화학사업에서 기술협력 관계를 구축했던 미쓰비시화학과 TPA 원료인 파라자일렌(PX)을 공급할 호남정유(현 GS칼텍스) 등이 삼양그룹 신사업에 참여해 3사 합작의 결과물로 삼남석유화학이 출범했다.

출범 당시 3개사 지분율은 삼양사 40%, 미쓰비시화학 40%, 호남정유 20%였다. 이 사이 삼양그룹 지주사 출범(삼양홀딩스), GS그룹 계열분리 등 이슈가 있었지만, 삼남석유화학의 지분구조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유지되고 있으며 경영 의사결정을 하는 이사회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삼양 '김씨'·GS '허씨' 경영진 포진

삼남석유화학은 설립 2년 만인 1990년, 여수화학단지 내에 연산 20만톤 규모의 TPA 생산체제를 갖췄다. 당시 삼양사뿐 아니라 태광산업, 삼성석유화학(현 한화임팩트), 고려합섬(2004년 롯데그룹 편입),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 등 화섬 업체들이 TPA 생산능력 확보에 열을 올리던 시기였다.


TPA가 폴리에스터 섬유뿐 아니라 필름, 페트병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만큼 업체들의 내재화 시도가 계속되며 경쟁이 점차 치열해졌다. 삼남석유화학을 통해 TPA 시장에 진출한 삼양그룹은 가동 1년 만에 생산능력을 30만톤으로 증설하고 뒤이어 60만톤(1995년), 100만톤(1997년) 등 선제 증설 투자를 이어갔다.

현재 국내 TPA 3강으로 평가받는 삼남석유화학이 있기까지 이러한 빠른 의사결정이 뒷받침됐다. 그 배경으로는 양사 오너일가의 지원이 꼽힌다. 설립 초기부터 삼양그룹과 GS그룹의 오너일가가 삼남석유화학 이사회에 참여하며 대표이사(삼양그룹 전문경영인) 및 경영진의 결정에 힘을 보탰다.

김연수 삼양그룹 창업주의 막내아들 김상응 삼양사 고문(당시 부회장, 1996년 회장 선임)과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당시 사장)이 나란히 이사회 일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삼양사 2인(대표이사·사내이사), 미쓰비시화학 2인(사내이사·기타비상무이사), GS칼텍스 1인(기타비상무이사) 등 총 5명의 인사로 구성된 이사회다.

김상응 고문은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1996년, 현 삼양그룹 회장인 조카 김윤 당시 삼양사 대표(사장)에게 삼남석유화학 이사 자리를 물려줬다. 허동수 명예회장의 경우 호남정유가 LG칼텍스정유, GS칼텍스로 이름과 소속이 바뀌는 사이에도 삼남석유화학 이사직을 수행하다 2009년 사촌동생인 허진수 GS칼텍스 상임고문(당시 석유화학본부 사장)를 후임자로 택했다.


◇끊겼던 오너 경영 되살린 GS

삼양·GS그룹 오너가의 삼남석유화학 경영 참여는 2017년까지 이어졌다. 삼양그룹에선 김윤 회장의 사촌동생인 김정 삼양패키징 부회장(2014~2017년)이, GS그룹에선 허진수 상임고문의 조카 허세홍 GS칼텍스 사장(2013~2017년)이 마지막이었다.

오너 일가의 빈자리를 채운 인물들은 삼양사 화학그룹장과 GS칼텍스 석유화학사업본부장 등 전문경영인이었다. 오너 경영인의 경우 이후 삼양홀딩스(김윤 회장), 삼양패키징(김정 부회장), GS글로벌·GS칼텍스(허세홍 사장) 등으로 그룹 내 각자 자신의 회사를 꾸려갔다.

삼양홀딩스·미쓰비시화학·GS칼텍스 등 3개 주주사의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돌아가던 삼남석유화학 이사회에 오너 일가가 다시 진입한 것은 올해 1월이다. GS그룹 오너 4세 중 막내급인 허주홍 전무가 삼남석유화학 기타비상무이사로 새롭게 들어갔다.

허 전무는 지난해 말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며 베이직케미칼 부문장에 선임됐다. 해당 인사 후속 조치로 작년 말 용퇴한 김형국 사장(케미칼앤루브 본부장)을 대신해 삼남석유화학 이사회에도 진입했다. GS칼텍스가 삼남석유화학의 원료 공급선인 만큼 허 전무는 양사를 오가며 안정적인 원료 생산·거래를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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